트럼프 "2020 대선, 조작에 도둑질"…수사 지시
바이든 '표적' 삼겠다 본격 선언?
2020 대선 불복에 1.6 의회 폭동
성 착취 '앱스타인 리스트' 논란
트럼프 "좌파 소행" 일방적 치부
"FBI, 2020선거 수사 집중해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2020년 제46대 미국 대선이 '부정선거'였다고 또다시 주장하며 관계 당국에 수사를 지시해 파문을 예고했다.
'바이든 부정선거 의혹' 수사 지시
트럼프 "2020대선, 조작에 도둑질"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자신의 SNS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2020선거는 조작되고 도둑맞았다, 그들은 2024년에도 동일한 짓을 하려고 시도했다. 그것이 법무장관으로서 그(팸 본디)가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고, 훨씬 더 많은 일이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의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트럼프의 수사 지시는 일단 정국 전환용 성격이 짙다. 최근 최측근 중 하나인 팸 본디 법무장관이 '제프리 앱스타인 리스트' 처리를 놓고 FBI의 캐시 파텔 국장, 댄 본지노 부국장과 갈등을 빚고 사임 압박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억만장자 금융가인 앱스타인은 2019년 최대 40년과 5년 형에 각각 처해질 미성년자 성매매와 성매매 공모 혐의로 기소돼 그해 7월 초 뉴욕 맨해튼 법원의 보석 없는 구금 결정을 받은 뒤 같은 달 말 구치소에서 의식을 반쯤 잃은 채 발견됐다가 얼마 후 사망했다.
성 착취 '앱스타인 리스트' 논란
트럼프 "좌파 소행" 일방적 치부
당시 수사 당국은 자살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일각에선 아동 성 착취에 관여한 정·재계 등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담긴 '제프리 앱스타인 리스트'가 존재하고 그 때문에 앱스타인이 살해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앞서 법무부와 FBI는 예전에 공동 성명을 통해, 엡스타인이 유력 인사들을 협박하거나 '고객 리스트'를 갖고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2월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본디 장관은 '리스트'와 관련해 "내 책상 위에 있다"고 답해 논란을 불렀다. 그러다가 지난 8일 당시 언급한 건 '고객 리스트'가 아닌 "사건 관련 문건"이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8일 백악관 내각회의에 참석한 본디 장관에게 한 기자가 엡스타인 관련 질문을 하려 하자 "아직도" 그 얘기를 하느냐면서 "텍사스에서 일어난 일로 비극을 겪는 이 시기에 엡스타인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 신성모독과도 같다"라고 비난했다.
"조작에 도둑맞은 2020선거 수사
범죄자 체포에 FBI에 집중해야"
그리곤 닷새 후인 이날 트럼프는 본디 장관에 대한 확고한 신임을 다시 표시한 뒤, 바이든의 부정선거 의혹 수사를 지시한 것이다. 트루스 소셜 포스팅에서 "좌파는 붕괴 중이다. 캐시 파텔 국장을 비롯한 연방수사국(FBI)은 선거 사기, 정치 부패, 액트블루(진보적 온라인 기금모금 플랫폼 제공), 조작되고 도둑맞은 2020선거를 수사하고 폭력배와 범죄자 체포에 집중해야 한다"며 "옛날 동일한 급진 좌파가 부추긴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건들을 보는데 몇 달이고 계속 허송할 게 아니라. 팸 본디가 자기 할 일을 하게 하자. 그는 대단하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1년 전 우리 나라는 죽었지만, 이젠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나라다. 계속 그렇게 가도록 하자. 아무도 관심 없는 인물인 제프리 엡스타인에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지 말자"고 말해 초점을 엡스타인이 아니라, 바이든 부정선거 의혹으로 전환하려고 애썼다.
2020대선 불복에 1.6 의회 폭동
바이든 '표적' 삼겠다 본격 선언?
2020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그의 극렬 지지자들은 이듬해인 2021년 1월 6일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미 의회 의사당을 습격하고 폭동을 일으켰다. 이에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에 의해 '폭동 선동' 혐의로 기소돼 유죄 선고를 받을 위험에 직면했지만, 작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자유로운 몸이 됐다. 이날 트루스 소셜 포스팅은 여기서 더 나아가 바이든을 '표적'으로 삼겠다는 본격적 선언으로 읽힌다.
트럼프는 국경 강화, 범죄자 추방, 경제 회복, 에너지 지배, 그리고 이란을 핵무기를 갖지 못하는 더 안전한 세계 등을 자신의 성취로 거론한 뒤 "우리가 수많은 성취를 해도 절대 충분하지 않다고 여기는 일부 사람들이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역대 행정부가 100년 넘게 달성한 것보다 더 많은 걸 6개월 남짓 동안 달성하고 있고, 훨씬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나라를 구하고 있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MAGA) 있다. 앞으로도 MAGA가 우리의 최우선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