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은 '나라사랑의 날'
'나라사랑'을 되새기는 하루 되길
오늘은 현충일입니다. 그런데 ‘현충일’이 되어도 ‘현충일’이 왜 ‘현충일’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아이들한테 현충일이 무슨 날인지 물으면 "현충일이 무슨 날인지 모르지만 학교에 안 와도 되고, 집에서 게임을 할 수 있는 날이라는 것은 안다"는 대답이 나올 정도입니다. 그런 아이들한테 '현충일'을 쉽게 풀이해서 알려 주기도 어렵다는 어른들도 많습니다. 아마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 중에도 현충일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들의 넋을 기리는 날이라고 풀이를 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충일'이 왜 '현충일'인지 뜻까지 설명해 주기는 어렵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이 많지 싶습니다.
'현충일(顯忠日)'은 '현충(顯忠)'과 '일(日)'을 더한 말로, 한자 뜻풀이대로 하면 '현충날'입니다. '현충(顯忠)'은 '충렬(忠烈)을 높이 드러냄, 또는 그 충렬'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고, '충렬(忠烈)'은 '충성스러운 열사'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이걸 가지고 '충성스러운 열사를 높이 드러내는 날'이라고 해도 쉽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현충일(顯忠日) 말집 사전에서는 '나라를 위하여 싸우다 숨진 장병과 순국선열들의 충성을 기리기 위하여 정한 날'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나라사랑을 몸소 보여 주신 분들과 그 분들의 넋을 기리는 날'이라고 할 수 있고, 나라를 사랑하신 분들을 기리고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겨 보는 날이기에 '나라사랑의 날'이라고 하면 아이들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거라는 것입니다.
'현충일'하면 좀 뚜렷하지 않은데 '나라사랑의 날'하면 쉽게 와 닿는 느낌이 드실 겁니다. 그래서 토박이말바라기에서 만든 달자취(달력)에는 '나라사랑의 날(현충일)'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현충일'이라는 어려운 말을 쓰지 말고 토박이말만 쓰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쓰는 말의 뜻을 누구나 알고 쓰도록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쪽으로 말을 다듬어 보자는 것입니다. 좋은 뜻을 가진 어려운 말의 뜻을 모르고 쓰는 것보다, 누구나 알기 쉬운 말을 가지고 그 뜻을 풀어 주어 쓰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막힘이 없이 사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충일'이 그저 여러 쉬는 날 가운데 하루가 아니라 말 그대로 '나라사랑'을 되새기는 하루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