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종인에 말 좀…" 홍준표-명태균 통화 증인 있다

최용휘 "홍준표 복당 위해 김종인 만났다" 검찰 진술과 일치

홍, 제주 휴가중인 김종인 만나러 간다는 명과 전화

목격자 "나만 들은 게 아냐"…지역 유력 인사도 통화 목격해

"홍준표, 명태균 믿지 못해 '양아들' 최용휘 제주도로 보내"

"명태균, 김종인에게 최용휘를 홍준표의 양아들이라 소개"

홍준표 "찌라시엔 해명 안 한다"면서 워치독 기자들 고소

2025-04-17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국방·외교·통일 분야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5.4.17. 연합뉴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복당을 추진하면서 명태균 씨에게 전화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말 좀 잘 전해달라"고 말하는 것을 "스피커폰 통화로 명태균 옆에서 들었다"고 하는 목격자의 증언이 나왔다. 홍 전 시장의 여론조사비용 대납 의혹을 받는 최용휘 전 대구시 서울협력본부 대외협력팀장이 검찰에서 "홍준표 복당을 위해 명태균을 만났고 김종인 위원장도 만나 논의했다"고 한 진술과 맥이 일치하는 증언이다. (관련기사 [단독] "홍준표, 명태균 통해 김종인 만나 복당 논의") 홍 전 시장은 명태균과의 관계를 여전히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 수사 내용과 목격자들의 증언은 홍 전 시장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홍준표 복당 논의 위해 명태균·최용휘·김종인 제주행"

17일 명태균 씨의 최측근 지인 ㄱ 씨는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과 한 인터뷰에서 "2021년 4월 말 명태균과 함께 창원 사무실에 있었는데 홍준표에게 전화가 왔다. 명태균이 스피커 폰으로 통화했고 홍준표가 '그래 명 사장 (제주도) 가거든 (복당) 좀 잘 이야기 해줘'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ㄱ 씨는 "아마 제주도 가기 하루 전인가 이틀 전인가 그렇다"며 통화시점을 기억했다. 

ㄱ 씨는 당시 홍 전 시장의 통화 목소리를 함께 들은 사람이 자신 외에도 '한 명 더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목격자는 경상남도 정가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인물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21년 4월 25일 명태균 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종인 비대위원장님과 제주 휴가 중"이라고 쓰면서 김 전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과 별장 사진을 올린 바 있다. ㄱ 씨는 명 씨와 함께 제주로 가 김 전 위원장 등을 만났다고 한다. 

ㄱ 씨는 "당시 오세훈(서울특별시장)이 당선되고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주도로 휴양을 간다고 해서, 우리도 가겠다고 했다"며 제주도를 가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ㄱ 씨는 "당시 김종인 위원장이 제주도 간다니까 우리도 그 날짜에 맞춰서 김한정 회장(오세훈 후원자)에게도 이야기 해서 같이 갔다. 김 전 위원장은 부인과 함께 골프 리조트로 먼저 갔는데, 명태균이 김 전 위원장을 차로 태워 김한정 회장 별장으로 모셨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변호사가 자신의 SNS에 올린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명태균 씨 사진. 2024.11.13. 김소연 변호사 SNS

"홍준표가 명태균을 믿지 못해 최용휘를 보내"

ㄱ 씨는 "홍 전 시장이 명태균 씨를 온전히 믿지 못해 최용휘 전 대구시 서울협력본부 대외협력팀장을 제주도로 보냈다"는 설명도 보탰다. 최용휘 씨는 홍 전 시장 아들의 오랜 친구이자, '홍준표 양아들'로 불릴 정도로 홍 전 시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최 씨는 명태균 여론조사업체와 함께 홍준표 여론조사를 한 뒤 조사비용을 대납한 의혹까지 받고 있는데, 그는 검찰에서 "명태균 통해 김종인 전 위원장과 만나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도 만났다"고 진술한 바 있다.

ㄱ 씨는 "홍준표가 명태균이 실제로 김종인에게 가서 실제로 말하나 안하나 싶어서 최용휘를 제주도로 보낸 것으로 안다"며 "명태균이 김종인 위원장에게 최용휘를 소개할 때 '홍준표 아들, 정석(홍정석)이하고는 완전 절친(가장 가까운 친구)이고, 홍준표한테도 아버지라고 할 만큼 홍준표의 양아들로 다 소문이 나 있다'고 말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홍 전 시장은 김 전 위원장과 명태균 씨가 만난지 보름여 만인 2021년 5월 10일 국민의힘 복당 선언을 했다. 이어 다음 날인 5월 1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TV 홍카콜라>에 '국민여론에 힘입어 돌아가고자 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띄우면서 자신의 복당 여론에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내세웠다. 해당 여론조사는 명 씨와 관련된 미래한국연구소 의뢰 여론조사이며 비용은 최용휘 씨 쪽이 지불했다. 홍 전 시장의 복당신청은 이준석 의원이 2021년 6월11일 국민의힘 당대표에 당선되고 13일이 지난 6월 24일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졌다.

 

2021년 5월 11일자 홍카콜라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미래한국연구소 의뢰 여론조사를 띄우며 복당을 강조하고 있다. 2025.3.4. 유튜브 갈무리

홍준표 "찌라시에는 해명 안해" 답장 뒤 기자들 고소

홍 전 시장의 해명과 배치되는 검찰 수사 내용, 명태균 씨의 주장을 뒷받침 하는 복수의 증언과 카카오톡 대화내용까지 나오고 있지만 홍 전 시장은 여전히 "명태균·최용휘는 모두 내 측근도 아니고 아무 관련도 없다"는 입장이다. 생일 때 주고 받은 문자에 대해서도 홍 전 시장은 "의례적 답장일 뿐"이라는 해명 외에 더이상 반박을 못하고 있다.

홍 전 시장의 추가 해명을 듣기 위한 <워치독>의 질문에 지난 3일 "모두 찌라시 기자들이라서 상대 안 합니다. 서울경찰청에 고소했고 곧 민사청구도 합니다. 찌라시 전화라서 차단합니다"라고 밝혔다. 최용휘 씨의 오랜 친구인 홍 전 시장의 아들 홍정석 씨는 <워치독>이 지난달 전화를 걸자 하루 만에 전화번호를 바꾼 뒤 모든 취재 접근을 차단했다.

김시몬·김성진·허재현·조하준 워치독 기자 watchdog@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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