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경쟁자 아닌 협력자로 인식해야 새 가능성 열린다

교육 패러다임 변화와 지식 민주화 필요

지식은 '소유'에서 '접근'하는 방식 전환

학습 민주화로 개인 맞춤형 교육 도래해

학습과 활용 통해 기술과의 공존 이뤄야

2025-04-09     김동현 시민기자
8일 오전 제주 한림여중 1학년 3반 교실에서 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AIDT)를 활용한 수학 수업 중 게임 방식의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5.4.8. 연합뉴스

짧아진 지식의 유효기간

"내가 조금만 더 일찍 태어났더라면." 인공지능(AI)이 빠르게 발전하는 세상에서 살아가기가 고통스럽다. 지금 습득한 정보와 지식의 유효기간은 얼마나 될까 상상한다. 장담할 수 없지만, 그렇게 길지는 않을 것 같다. 과거에는 한 번 배운 지식이 평생 유용했으나, 오늘날의 지식은 몇 년, 때론 몇 달 만에 쓸모를 잃는다.

이러한 현실은 '지식을 소유하는' 것에서 '지식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한다. 더 이상 방대한 정보를 머릿속에 저장할 필요가 없다. 적절한 질문을 던질 줄 알면, 필요한 순간에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교육의 근본적 목적에 대한 재고를 촉구한다.

교육과 훈련 사이의 간격

교육과 훈련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교육(Education)은 미래에 필요할 수 있는 지식을 선제적으로 습득하는 과정이다. 반면 훈련(Training)은 당장 필요한 실용적 기술을 익히는 일이다. 우리의 전통적 학교 시스템은 주로 교육에 초점을 맞춰왔다.

'선생(先生)'이란 먼저 태어나 경험을 쌓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들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지식을 후 세대에 전수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었다. 그러나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진 오늘날, 이전 세대의 경험이 새로운 세대에게 유효한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된다.

교육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학습의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강요된 교육은 학생에게 고통일 뿐이다. 학생은 선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세계에서 교육은 '왜 이것을 배워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설득력 있는 답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자의 역할은 지식 전달을 넘어, 학습의 맥락과 의미를 설명하는 것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AI시대의 새로운 학습 패러다임

AI와 로봇이 노동 시장을 재편하는 현실에서 우리는 무엇을 학습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단순하다. 관심 있는 모든 것을 배우자.

AI가 지식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동시에 AI는 전례없는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개인의 수준과 관심사에 맞춘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졌다. 기존의 학습 모델에서는 교수자 한 명이 다수의 학습자를 대상으로 하면서 발생하는 레벨 불일치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AI는 각 학습자의 수준에 최적화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돈이 없어서, 대학에 가지 못해서, 학업 수준이 부족해서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시대다. 비극이다. 그동안 자신을 합리화해 온 말들이 더 이상 그 역할을 수행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때로는 긍정적이기도 하다.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 얼마든지 질문하고 답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여건, 학력, 사회적 지위와 무관하게 지식 민주화가 이루어진다는 의미다. 이는 기존의 지식 기반 권력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한다. 지식과 정보가 소수에 의해 독점되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아니 이미 끝났다.

 

AI에게 경영학부 교수 관점을 학습시키고, HR 전문가가 되기 위해 읽어야 할 책을 추천해 달라고 질문하는 모습. 사진=김동현 시민기자

좋은 교사란 변화하는 미래를 내다보고, 그 미래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 태도를 가르치는 사람이다. AI는 이러한 역할을 보완하거나 때로는 대체할 수 있다. 학습자의 수준에 맞춰 설명하고, 무한한 인내심으로 반복 학습을 지원하는 특성은 AI의 강점이다.

이러한 변화는 중간 수준의 지식 노동이 사라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초보자는 AI의 도움으로 중급 수준에 도달할 수 있고, 전문가는 더욱 고도화된 전문성을 개발할 수 있다. 그러나 중간 지대는 점차 축소되다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이제 우리는 자신의 본질적 관심사를 찾아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 AI와 로봇을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로 인식할 때, 우리는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다. 기존에 할 수 없었던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이를 적극적으로 학습하고 활용하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현명한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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