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이 '윤석열 파면'을 더 크게 외쳐야 하는 이유
12.3 계엄 당시 군인들이 기자폭행 영상 공개
즉각 계엄 해제 없었다면 기자들 무사했을까
윤석열 복귀하면 전두환식 언론탄압 자행할 것
언론통제·언론장악에 언론인 체포·고문·살해도
언론자유 말살되고 국민들 진실 못보는 시대로
인터넷신문 뉴스토마토가 1일 ‘단독’ 공개한 동영상에는 충격적인 장면이 담겨있다.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직후 윤석열의 지시를 받고 국회를 침탈한 군인들이 뉴스토마토 기자에게 물리적 폭력을 가하는 장면이 찍혀 있다. 707특수임무단 소속 무장 군인 6~7명은 기자를 에워싸고 군화발로 걷어차고 무릎을 꿇렸다. 군인들은 상대가 기자임을 알고 있었지만 케이블타이로 손을 포박하려 시도하고 핸드폰을 강제로 빼앗았다.
비상계엄이 2시간여 만에 해제되지 않았다면 이 기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나중에 기자는 방송에 나와 당시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말했다. 계엄 해제 이후 윤석열은 주요 정치인은 물론 언론인들을 납치해 살해할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체포·납치하려는 대상을 ‘수거 대상’으로 불렀다. 언론인을 분리 수거할 ‘쓰레기’로 생각한 것이다.
계엄군이 발표한 포고령1호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을 기도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하고,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선동을 금한다”(2항),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3항)고 되어있었다. 윤석열 일당이 계엄 선포 직후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통신을 차단·통제하고 MBC·JTBC 등 방송국에 단전·단수 조치를 내리려 한 의혹도 제기됐다. 계엄 상황이 지속되었다면 이보다 더 무자비하고 광범위한 언론탄압과 언론장악이 자행되었을 것이다.
비상계엄이 해제되었으니 상황은 끝난 것인가? 그런 끔찍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는 않게 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윤석열이 헌재 탄핵심판에서 살아나 복귀하면 윤 정권 내내 벌어졌고 또한 비상계엄 직후 계획되었던 훨씬 더 끔찍한 언론탄압이 현실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은 12.3 비상계엄 때 다하지 못했던 언론통제 조치를 다시 내리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포고령 1호에 적힌 대로 ‘처단’에 나서려 할 것이다.
윤석열이 복귀할 때 벌어질 언론통제와 언론인에 대한 탄압이 얼마나 가혹할지는 상상하기 어렵다. 전두환 일당이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45년 전 벌어진 언론통제·언론탄압을 그대로 재현할지, 아니면 그보다 더 무자비한 탄압을 자행할지 알 수 없다. 전두환은 언론통폐합과 함께 1천여명의 언론인들을 강제해직했다. 그중에는 보안사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받은 언론인들도 많다. 친위 쿠데타 실패 이후 국회 탄핵과 구속을 겪은 윤석열이 더 잔인한 보복성 탄압을 가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헌재가 윤석열 탄핵 기각 또는 각하를 결정할 경우 시민들의 저항은 거대한 파도가 되어 전국을 뒤덮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윤석열은 전국에서 일어날 대규모 집회와 시위를 빌미로 또다시 계엄을 선포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방통위·방심위·검경과 같은 국가기관을 동원한 언론통제·언론장악은 말할 것도 없고 직접 언론사에 군과 정보기관을 투입할 수도 있다.
군과 정보기관은 보도지침을 내려 보도를 통제하고 이를 따르지 않은 기자들과 평소 정부 비판적이었던 언론인들을 해고해 밥줄을 끊을 것이다. 윤 정권 내내 이뤄진 기자에 대한 압수수색·구속기소 등은 차라리 견디기 쉬운 탄압이었을 수도 있다.
정권 비판보도를 하면 1차 계엄 포고령에서 ‘처단한다’고 적시한 것처럼 언론인을 납치·감금하고 고문·살해해 영현백이나 종이관에 시신을 담아둘 수도 있다. 기자들은 납치나 구속을 피해 숨을 곳을 찾아다니느라 바빠질 것이다. 이것이 과연 지나친 상상일까? 윤석열 일당이 12.3 비상계엄 당시 세운 ‘수거대상’의 납치·살해 계획, 영현백과 종이관 준비 과정을 보면 단지 상상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언론통제와 언론인 탄압은 곧 언론자유 말살과 언론의 죽음을 뜻한다. 전두환 식의 언론 통폐합이나 보도통제는 쉽게 자행될 것이다. 김건희 씨가 목숨을 걸었다는 조선일보 폐간이 실행될 지도 모른다. 이 정도면 다른 언론사에 대한 협박과 통제는 그리 힘들이지 않고 이뤄질 것이다. 보도통제로 국민들은 더욱 노골적인 ‘땡윤뉴스’를 TV를 통해 보게 되고, 신문의 1면도 윤석열 부부 찬양 기사로 도배될 것이다.
윤 정권을 비판해오던 몇몇 인터넷매체들을 포털에서 완전히 퇴출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정권을 비판하는 유튜버들도 가짜뉴스 유포죄를 뒤집어 씌워 채널을 폐쇄하거나 아예 방송 제작을 못하도록 물리적 탄압을 가할 수도 있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 기자들이 목숨을 걸고 수호하려했던 언론자유는 추락하고, 아프리카 개도국이나 북한·중국 같은 사회주의 국가들처럼 언론이 정권의 선전·선동 도구로 전락할 것이다.
윤석열은 비상계엄 선포문에서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겠다”고 했다. 김건희는 “왜 총을 쏘지 않느냐”고 경호원들을 다그쳤다고 한다. 망상에 빠져 무모한 친위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시민의 힘으로 탄핵에 몰렸던 내란 수괴 윤석열은 만에 하나 대통령직으로 복귀할 경우 언론과 기자를 향해 이런 일을 실제로 벌일 것이다.
기자들은 굴욕과 수치, 그리고 생존의 두려움 속에서 숨을 죽이는 시대를, 국민은 진실을 볼 수 없는 암흑의 시대를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런 꼴을 당하고 싶지 않다면 언론은 단호하게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말해야한다. 4월 4일 헌재 선고를 앞두고 기자들이 가장 앞장서서 윤석열 파면을 주장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