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실패는 곧 미국의 체제 승리?
'제로 코로나' 폐지 뒤 중국 하루 9천명 사망 추산
110만 넘은 미국 사망자, 지금도 매일 300여명
승자도 패자도 없다…중요한 건 비방 아닌 협력
누가 더 잘했나?
민주주의 국가들과 전제(독재)국가들 중 어느쪽이 COVID-19 대응을 더 잘했나? 지난해 말 일련의 항의시위가 벌어진 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갑작스레 폐지한 이후, 감염자와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금까지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미국 등 서방 국가들에서 중국이 이제까지 내세워 온 COVID-19 대응 성과들에 대해 한층 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서로 자신들의 체제 우월성을 주장하는 가운데 점점 더 꼬여 가는 미중 패권경쟁에 빗댄다면, 질문을 미국과 중국 어느쪽이 더 잘 대처했나? 로 바꿔 놓을 수도 있겠다.
이에 대해 수십년간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미중 경제관계를 취재, 보도해 온 밥 데이비스 기자는 어느 쪽이 더 낫다고 얘기할 수 없고, 양쪽 다 문제가 많았다고 본다. 민주주의 국가와 전제국가라는 분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일한 경쟁자”라고 한 중국을 포위, 견제하기 위해 동원한 편가르기식 대결구도에서 파생된 개념이지만, 관행적으로 쓰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자주 애용하는 개념이다. 편의상 이를 그대로 쓰면서 <포린 폴리시>(2023년 1월 8일)에 게재된 밥 데이비스 기자의 주장을 살펴 본다. 그는 두 체제 또는 두 진영 모두의 장단점들을 지적하면서, 한국의 경우를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민주주의 국가들 중 잘 대처한 나라의 대표적 사례로 들고 있다.
중국 제로 코로나 폐지 뒤 감염 폭풍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기간에 중국은 COVID-19에 대한 자국의 대처를 전제(독재)정치의 뛰어난 점을 선전하는 재료로 삼았다. 중국은 자국이 생명을 구하고, 백신을 가난한 나라들에 실어 보내고, 세계에 방역장비들을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은 자국의 훌륭한 정치체제 덕이라고 선전했다. “세계의 각기 다른 리더십과 (정치)체제가 어떻게 이 팬데믹에 대처했는지를 놓고 판단한다면, 누가 더 잘 했는지 (우리는) 분명히 볼 수 있다”고 시진핑 중국 주석은 2021년 초에 베이징의 중국공산당 중앙당교에서 말했다.
하지만 COVID-19는 지금 모래 폭풍처럼 중국 전역을 휩쓸고 있다. 화장장들은 시신들로 가득 차고 약국과 병원에는 약이 없다. 베이징이 이제 더는 승자로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6개월간 100만에서 200만 명의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추산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금 세대의 결정적인 한 판 싸움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던 민주주의와 전제(독재)정치 간의 싸움에서, (서방의) 논객들은 좌든 우든 민주주의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전제(독재) 정부들은 “잘못을 인정할 수 없고, 그들이 좋아하지 않는 증거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폴 크루거먼은 떠들었다. 그는 시진핑의 COVID-19 정책(‘제로 코로나’) 때문에 “중국 경제는 2035년까지도 미국 경제 규모(GDP)를 추월하지 못할 것”이라며 일본의 연구소 논문을 인용하고 그 실패를 중국의 정치체제와 연결시켰다.
미국의 KO승?
하지만 중국의 승리 선언이 오만한 것이었다고 해도, 팬데믹 결과들을 두고 그것을 민주주의의 KO승이라고 하긴 어렵다. 미국에선 아직도 매일 COVID-19로 하루에 약 300명이 목숨을 잃고 있으며, 미국인들이 누리는 비교적 양호한 방역 수준은 광범위하게 퍼진 감염(에 따른 집단면역)-그 때문에 110만 명이 넘는 미국인들이 사망했다-과 하이테크 백신 덕이다. 팬데믹을 통제하기 위한 (미국의) 공중보건 캠페인은 우익 정치인들과 중국에서는 금지돼 있는 소셜 미디어에서 얘기를 주고 받는 수백만 명의 COVID-19 회의론자들의 반대에 직면했다.
중국에서 COVID-19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고, 관리들은 사망자 수를 숨기고 있다. 공중보건 분석가들은 중국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응하면서 미국이 받아낸 가련한 기록에 필적할 정도로 나쁜 성적을 낼 것으로 보진 않는다. 인구 대비로 보면 중국의 COVID-19 사망자는 미국의 그것과 같아지려면 약 450만 명이 돼야 한다.
양쪽 모두 서툴렀다
민주주의 국가들이나 전제주의 국가들이나 모두 COVID-19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았고, 대부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실패했다. 미국과 중국은 가장 눈에 띄는 사례들이지만, 페루의 민주주의에서부터 러시아 전제주의에 이르기까지 두 체제의 팬데믹 대응은 모두 서툴렀다.
어떤 경우에는 정치체제간의 경쟁이 유익할 수 있다. 예컨대 미국과 소련이 달에 사람을 착륙시키기 위해 벌였던 경쟁은 과학비 지출을 크게 증대시켰고, 달 착륙 미션에 필요한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초소형 전자) 기술의 경계를 확장했다.
팬데믹은 각국에 정보 공유, 봉쇄 조정, 백신 개발 협력 등을 요구했으나,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은 정보를 숨기고 질병의 원인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를 막았으며, 외교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미국에서 발생했다고 엉뚱한 주장을 펼쳤다. 미국은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정권 시절 COVID-19에 “차이나 바이러스”라는 딱지를 붙이고 정치적 문제로 중국을 비난했다. 바이든 정권에서도 냉담한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COVID-19에 사스(SARS) 처방
여러 가지 면에서 중국의 코로나 초기 대응은 20여년 전에 발생한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증후군) 대응의 재판(再版)이었다. 중국은 2002년 말 남부 해안지방 광둥성에서 치명적인 공기 전염 바이러스-나중에 중증급성호흡증후군으로 명명-가 출현하자 이를 감추려고 하다가 감염되거나 가까이 접촉한 사람들을 격리했다. 당국자들은 공황상태에 빠진 중국인들이 주요 도시들을 빠져나가 그 질병을 내륙으로 퍼뜨리지 못하도록 극장, 디스코텍, 대학 캠퍼스, 작업장, 그리고 다른 공공장소들을 폐쇄하려 했다. 몇 개월 만에 바이러스는 수습됐다. 전 세계에서 774명의 사망자를 비롯해 모두 8098명이 사스에 감염됐다. 그 수는 COVID-19의 그것보다 훨씬 적었다.
사스와 싸우는 데에는 새로운 백신이나 새로운 기술이 필요 없었다. “사스 통제에 21세기 과학이 한 역할은 비교적 적었다”고 세계보건기구(WHO)는 2006년에 평가했다. “19세기 기술이 그 가치를 계속 증명했다.”
2020년에 그와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가 출현했지만, 중국은 사스 대본(playbook)으로 되돌아갔다. 하지만 규모가 더 커졌다. 방대한 인구를 유럽 국가들보다 더 철저하게 봉쇄했다. 당시 유럽도 이탈리아처럼 비슷한 전략을 썼으나 중국은 그것을 끝까지 지속했다. 그 전략은 백신 접종을 위한 시간을 벌게 해 주었으나 완전하지 못했으며, 바이러스 퇴치에 실패했다.
사스의 감염력은 COVID-19보다 약했고, 고열과 같은 증세가 나타난 뒤에야 전파됐다. 격리를 통해 바이러스 전파를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COVID-19는 증세가 없는 감염자들이 퍼뜨렸고, 중국 당국이 우한에서 발생한 초기의 코로나 바이러스 정보를 덮고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전 세계로 퍼졌다.
중국, 제로 코로나로 시간과 자원 낭비
무자비하고 변화무쌍한 적을 만난 중국은 광범위한 검사와 감시, 봉쇄로 제로 코로나 정책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그 전략은 명확한 끝이 없었다. 뉴질랜드나 호주처럼 강력한 통제정책을 편 다른 나라들은 그 시기에, 피할 수 없는 전면적인 확산에 대비해 백신을 접종하고 의료체제를 정비했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펴는데 에너지를 온통 투입함으로써 시간과 자원들을 낭비했고 의료 분야 투자는 2020년과 2021년에 모두 줄었다.
중국과 다른 나라의 봉쇄정책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었다. 공급망이 무너져 발생한 공급부족은 인플레를 촉발했다. 그리하여 학생들은 학교 대면수업이 아니라 집에서 컴퓨터 스크린을 봐야 했으며, COVID-19 감염자가 아닌 다른 질병 환자들이 의사를 만나보기 어럽게 만들었다. 그런 문제들에 민주주의 국가와 전제주의 국가들 중에서 어느쪽이 더 잘 대처했는지 평가하기는 어렵다. 특히 중국처럼 자유로운 현장조사가 엄격히 제한돼 있는 곳에서는.
중국이 mRNA 백신을 수입할 수 없는 이유
중국에서 독재적인 대응의 단점은 팬데믹 기간이 길어지면서 점점 더 분명해졌다. 특히 정책변화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그것을 꺼릴 경우 더 그렇다. 2022년 내내 시진핑 주석은 다가오던 제20차 공산당대회에 집중했다. 10월에 열린 공산당대회에서 그는 COVID-19 통제를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우면서, 그것을 전례없는 자신의 3기 연임과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자신의 동지들로 채우는 것을 정당화하는 재료로 활용했다. “갑작스런 COVID-19 사태를 맞아 우리는 인민과 그들의 생명을 무엇보다 중하게 여기면서, 바이러스 유입과 국내에서의 복제를 막고 역동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을 끈질기게 추구했다”고, 그해 7월 회의에서 했던 똑 같은 말을 그는 공산당대회에서도 했다.
시진핑의 경직된 정책에는 미국과 유럽에서 새로운 메신저 RNA(mRNA) 기술을 활용해서 개발한 더 효능이 좋은 백신 수입 거부도 포함돼 있었다. 서방의 백신을 수입하는 것은 중국의 기술이 떨어진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으로 보일 것이고, 그렇게 되면 중국 인민들이 서방 백신들만 찾게 될 것이었다. 중국은 수백만 회 분의 자국 제조 시노백 백신을 가난한 나라들에 보내고 있었다.
“서방 백신 수입을 허용하면, 그래서 사실상 그들의 기술적 우위를 인정하면, 어떻게 다른 나라들에게 중국 백신을 수입하라고 설득할 수 있겠는가?” 클레어몬트 매켄나 칼리지의 중국 정치 전문가 민신페이는 그렇게 말했다.
경직된 정치체제로 방향 수정 불가
중국 지도부는 경제를 망가뜨리고 대중에게 불만의 씨앗을 퍼뜨리는 제로 코로나 봉쇄정책 완화 노력도 거부했다. 2022년 4월에 유럽연합의 중국 주재 상공회의소는 후춘화 부총리에게 비공식적으로 편지를 보내 백신 접종과 서방 백신 수입을 위해 봉쇄를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유럽연합 상공회의소는 편지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이 “물자운송과 생산 등 중국 내의 공급망 전반에 걸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것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 정부 내의 일부 인사들은 거기에 공감하면서 관료들의 생각을 바꿔 정책을 완화하는데 외국의 압력을 활용하고자 했다고 유럽연합 상공회의소 죄르그 부트케 소장은 말했다. 하지만 그 계획은 공개되자마자 거부당했다. 2022년 5월의 공산당 정치국 회의에서 시진핑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더 단호하게 밀어붙이면서 팬테믹 통제가 “중요한 단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한때 떠오르는 인물이었던 후춘화는 제20차 공산당대회 때 정치국에서 밀려났다.
2022년 7월에 베이징 시 당국은 백신 접종을 한 뒤 극장이나 박물관 등 공공장소에 들어가게 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하루도 지나지 않아 취소됐다. 봉쇄가 COVID-19 대응책으로 너무 뿌리깊게 박혀 있었기 때문에 백신접종은 의심스러운 조치가 됐다. 특히 약이 뒤섞이고 기타 안전과 관련한 스캔들로 얼룩진 역사를 지닌 중국에서는 특히 더 그러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최고 지도부가 강력하게 밀었기 때문에 거기서 벗어나는 것은 정치적 위험 부담이 컸다. 특히 관료들이 그토록 쉽게 밀려나거나 새로 기용되는 당대회에서는 더 그랬다. 중국의 초기 대응이 성공한 것은 “공중보건 전문가들을 믿고 지방 정부들에게 혁신을 허용했기 때문”이라고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사회학자(보건정치) 옌룽은 말했다. 그런데 그런 자세가 “중앙집권화되고 정치화된 접근”으로 대체됐다고 그는 말했다.
선방한 베트남
그러나 억압적인 전제(독재)국가라도 더 유연한 대응을 한 나라들도 있다. 예컨대 베트남은 초기에는 중국의 강력한 봉쇄와 국경폐쇄를 그대로 따라갔다. 그러나 바이러스 변종이 나오자 베트남 공산정부는 중국과는 달리 거기에 맞춰 정책을 바꿨다. 베트남은 중국이든 서방이든 입수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 제품이든 백신들을 수입앴고, 백신 접종 장소에 사람들을 버스로 실어 날랐다.
중국을 대신하는 신흥 제조업 국가로 서기를 갈망했던 베트남은 2021년 9월에 다수의 제한들을 완화했다. “우리가 언제까지나 격리와 봉쇄 조치에 의존할 순 없다. 그것은 인민과 경제를 어렵게 만든다”고 당시 베트남 총리 팜민친은 말했다. 베트남 관리들은 “COVID-19와 함께 살기”에 집중했다. 대체로 베트남의 COVID-19 사망률은 미국의 약 15% 정도다.
온건한 전제국가 싱가포르도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했다. 섬나라여서 여행객들 입국을 쉽게 막을 수 있는 이점도 있지만, 싱가포르는 대중의 지지를 받는 독자적인 공중보건 정책을 갖고 있다. COVID-19 발생 전부터 싱가포르 정부는 평소 보유 병상의 일부만 환자들로 차는 감염병 전문 병원을 세웠다고 빌라노바 대학 중국 전문가 데보라 셀리그손은 말했다. 그래서 팬데믹에 대비한 여유분의 병상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중국 하루 9000명 이상 사망 추산
중국 정부도 공산당대회가 끝난 지 약 한 달쯤 뒤에 결국 통제를 완화했다. 정치적 저항이 일어나고 경제사정이 악화되자 12월 초에 정부는 갑작스레 거의 모든 규제들을 철폐했다. 중국정부는 오미크론 변종 바이러스가 예전 바이러스들 만큼 치명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승리를 선언하고, 감염자와 입원환자, 그리고 사망자 수치를 계속 비밀에 부쳤다. “가장 어려운 시기는 지나갔다”고 관영 <신화사 통신>은 12월에 논평했다.
서방 저널리스트들은 화장장들은 연중무휴로 가동 중이고, 병원들은 환자들로 넘쳐나며, 도시 거리들은 사람들이 계속 움츠러든 가운데 비어 있고, 약품이 부족하다고 전한다. 유럽연합 상공회의소 부트케 소장은 노동자들이 병에 걸리거나 일하기를 두려워해 회원사들이 일을 대폭 중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망자 수는 매일 9000명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민주주의 국가들의 문제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들도 바이러스로 인한 공중보건 위기 대응에서 많은 문제들을 드러냈다. 미국의 과학적 소질과 부는 COVID-19 발생 불과 1년 뒤에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강력한 백신을 생산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미국 정치체제는 수십만명의 죽음을 막기 위해 미국인들이 소매를 걷어 붙이고 나서게 만들지는 못했다.
반핵 기구인 보건안전 및 핵위협 구상을 위한 존스홉킨스 센터의 프로젝트 ‘글로벌 보건안전지수’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에 미국은 195개 국가 중에서 가장 준비가 잘 돼 있는 나라로 간주됐다. 그것은 오만이었다.
미국의 문제들은 COVID-19 검사,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정보 공유, 그리고 연방과 주들의 대응 조정 과정에서 드러났다. “공중보건 기관들이 공유하는 데이터들은 종종 팩스로 전송됐다”고 사스캐치원 대학의 백신 및 감염병 기구 바이러스학자 앤젤라 라스무센은 말했다.
미국의 실패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은 마스크 착용 반대의견을 규합했고 백신접종 명령을 거부했다. 트럼프와 일부 관리들은 항말라리아 의약품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비롯한 괴상한 COVID-19 치료법을 선전하면서 자신들의 정부가 개발을 지원한 백신들을 깎아내렸다. 다른 나라의 포퓰리스트 지도자들, 특히 멕시코와 브라질의 지도자들이 똑같이 따라했다.
“전제 국가들에서는 ‘우리는 마스크와 격리에 지쳤어’라며 사람들이 무기를 들고 수도로 몰려가진 않는다”고 사스 사태 때 중국에서 근무한 WHO의 전직 전염성질환 전문가 앨런 슈너는 말했다. “중국에선 사람들이 정부를 건드리진 않는다.”
소셜 미디어는 COVID-19의 위험성에 관한 음모론적 관점들을 과장하고 입원자와 사망자 수를 부풀렸다. 일반적으로 허구와 사실을 구별할 수 있는 자유 언론이 부재한 독재국가들의 특징인 음모론들이 민주주의 국가들에서도 더 두드러졌다. 중국에서 80살 이상의 고령자들이 두 번 백신 접종을 받은 비율과 미국의 그것은 거의 같았다.
중국 기대수명 미국 넘었다
2021년에 외교관계위원회의 글로벌 보건 선임연구자 황옌중은 미국이 중국보다 먼저 “집단 면역”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금 그는 미국인들이 백신 접종과 추가접종을 받게 만드는 바이든 정부의 능력을 자신이 과대평가했다고 말한다. “정치적 환경이 더 나빠졌다.”
미국의 실패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들 가운데 하나는 유엔이 1950년에 기록을 시작한 이래 중국인의 기대수명이 팬데믹 기간에 처음으로 미국인의 기대수명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이 COVID-19와 약물 과다복용에 시달린 탓이다.
한국, 호주, 뉴질랜드의 경우
그러나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은 더 잘 대처했다. 특히 호주와 뉴질랜드는 외부자에 의함 감염을 막기 위해 국경을 쉽게 차단할 수 있는 섬나라들인데다, 퓨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두 나라 국민들의 자국 정치체제에 대한 신뢰가 미국보다 훨씬 더 강했다.
그런데 정부에 대한 불신이 미국만큼이나 강한 한국도 잘 대처했다. 한국 정부는 COVID-19의 신속한 검사, 감염자들 추적, 사람들에게 격리하도록 설득하는 것에 집중했다. 백신 추가접종을 받은 한국인들의 비율은 미국인들의 두 배가 넘었다. 한국인들의 COVID-19 사망률은 미국의 5분의 1밖에 안 된다.
중요한 것은 비방이 아니라 협력
“어느 정치체제가 팬데믹에 더 잘 대처했는지를 일반화해서 말하기는 어렵다”고 클레어몬트 메켄나의 학자 페이는 말했다. 그는 팬데믹 대처는 민주주의 국가들과 전제국가들 간에 여러 차이들이 있고 각 체제 내에서도 그렇다고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중보건과 관련해 민주주의 국가들과 전제국가들이 미국과 중국이 그랬던 것처럼 서로 비난할 것이 아니라, 협력하는 것이라고 바이러스 학자 라스무센은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가 퍼지기 전에 찾아내기 위해서 “정말 필요한 것은 게놈 감시 능력”이라고 했다. “우리 주변에 다른 바이러스들이 얼마나 많은지 당신은 정말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