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동태 될라…내란 여파 체감경기 석 달째 꽁꽁
1월 기업심리지수 12월 폭락 이어 더 내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치 두 달째 계속
내수부진‧건설업 급냉에 특히 비제조업 악화
비제조업 구성 지수 다 하락…제조업은 미등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경기침체에다 비상내란으로 직격탄을 맞아 석 달째 내리막을 기록했다. 1월 기업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기업심리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을 헤매고 있다. 특히 내수 부진으로 인해 비제조업이 눈에 띄게 급락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올해 1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1.4p 하락한 85.9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92.5였던 CBSI는 경기 부진으로 11월 91.8로 떨어졌고, 12월에는 비상계엄 내란 사태로 87.3으로 폭락했다. 내란 수습이 지연되면서 이달까지 그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기업심리지수가 석 달 연속 하락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쳤던 2020년 9월(83.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두 달째 이어졌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다. 장기(2003~2004년) 평균을 100으로 하고, 100보다 높으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부문별로는 비제조업의 부진이 심각하다. 전달에도 5.0p나 떨어져 87.5를 기록했던 지수가 1월에도 83.6으로 3.9p 하락했다. 비제조업 지수를 구성하는 업황, 매출, 채산성, 자금사정 등이 모두 하락했지만, 특히 채산성(-1.9p)과 매출(-1.1p) 지수가 부진했다.
반면 제조업 CBSI는 89.0으로 여전히 80대의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전월보다 1.9p 상승했다. 구성 지수 중 제품 재고(+1.7p), 업황(+0.2p) 등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제조업은 일부 업종의 수출 호조로 지수가 올라갔으나, 비제조업은 급냉한 건설경기에다 내수 부진이 겹쳐 악화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CBSI의 2월 전망치는 전산업(85.4), 제조업(89.1), 비제조업(82.6) 등 이달 전망치보다 2.5p, 3.6p, 1.7p씩 나란히 상승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제조업은 대기업과 수출기업 중심으로 전망이 개선됐다"며 "미국 신정부의 통상정책 완화 기대가 형성됐고, 삼성전자의 갤럭시S25 출시 기대도 있었다"고 말했다. 비제조업에 대해서는 "설 연휴를 앞두고 도소매 쪽이 개선됐다"며 "1월에 워낙 저조해 약간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종별 기업경기실사지수(BSI) 흐름을 보면, 1월 제조업 실적은 화학물질·제품, 전기장비, 1차 금속 등의 개선이 두드러졌다. 비제조업은 건설업, 정보통신업, 운수창고업 등을 중심으로 실적이 악화했다.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1월 경제심리지수(ESI)는 86.7로 전월보다 3.4p 상승했다.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88.1로 1.3p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8~15일 전국 3524개 법인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3312개 기업(제조업 1852개·비제조업 1460개)이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