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가족 김장비용 42만원…작년보다 20% 더 든다

유례없는 폭염 영향 주재료 배추·무 60%나 올라

대형 마트 재료 구입하면 10만원 이상 추가 비용

정부의 가격 경감 대책은 결국 중국산 배추 수입

송미령 장관 "김장비용 평년 수준 될 것" 큰 소리

2024-10-30     유상규 에디터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무 등 김장 채소 가격이 1년 전보다 크게 올랐다. 서울 시내 마트에서 한 주부가 진열된 배추와 무를 살펴보고 있다. 2024.10.20. 연합뉴스

배추와 무 등 김장 주재료 가격이 크게 올라 올해 김장 비용은 작년 대비 20% 더 들 것으로 조사됐다. 4인 가족 김장 비용이 42만 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한국물가협회는 17개 시·도 전통시장에서 김장 재료 15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김장 비용이 41만 9130원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19.6% 오른 수준이다.

김장 비용이 크게 오른 것은 주재료인 배추와 무 가격이 전년 대비 60% 이상 폭등했기 때문으로 협회는 분석했다.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평균 7050원으로, 협회의 11월 전망치인 5300원보다 33.0% 올랐다. 특히 작년 같은 시기의 가격보다는 61.1%나 높은 수준이다. 무와 미나리 소매가격도 1년 전보다 각각 65.9%, 94.5% 올랐다.

 

김장 비용 비교

이처럼 채소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지난달까지 이어진 유례없는 폭염의 영향으로 고랭지, 준고랭기 배추의 도매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 배추의 도매가격은 포기당 9500원까지 치솟았다. 이달 들어 배추 도매가격은 안정세를 찾고 있어 지난 18일 기준 포기당 4267원으로 떨어졌지만 소매가격에는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

반면 양념채소류인 대파와 생강 소매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29.9%, 21.9% 떨어졌고 고춧가루 가격은 7.0% 내렸다. 이는 국내산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다 수입 물량도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협회는 설명했다.

김장 비용을 지역별로 보면 세종이 45만 6680원으로 17개 시도 중 가장 높았고 강원이 38만 5760원으로 가장 낮았다. 김장재료를 대형마트에서 살 경우 4인 가족 기준 52만 1440원으로, 전통시장에서 구매할 때보다 10만 원가량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4인 가족 김장비용 전통시장-대형 마트 가격 비교. 자료 : 한국물가협회

정부는 최근 김장철 소비자 부담을 줄일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은 농산물 가격을 최대 40% 낮추고 수산물 가격은 최대 50% 할인하는 행사를 지원하는 한편 김장 재료 공급을 늘리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2일 한 방송에 출연해 "김장배추 작황이 상당히 좋은 편이어서 올해 김장 비용은 평년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부가 정작 기대고 있는 것은 중국산 배추의 수입으로 보인다. 정부는 배추값이 폭등세를 보이자 중국산 배추 48t을 수입해 김치 가공업체 세 곳에 공급하기도 했다.

물가협회는 이번 정부 대책이 김장 물가 안정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기일 물가협회 생활물가팀 과장은 "배추 가격이 여전히 높지만 가을배추 출하 확대로 김장철 수급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김장 성수기인 다음 달 중순 이후로는 부담이 다소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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