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압수수색 앞두고 두려움에 마음 바꿨나?
더탐사, 비밀대화방 음성녹취록 공개
압색 하루 전 울먹이며 공익제보 포기 시사
조국 ’멸문지화‘ 거론하며 극심한 불안 토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김앤장 변호사 등과 심야에 술자리를 가졌다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의 최초 제보자인 첼리스트가 복수의 지인들과 ‘더탐사, MBC, 뉴스타파 등에 공익 제보하는 문제를 놓고 오랫동안 대화를 한 녹취록이 더탐사를 통해 22일 밤에 공개됐다.
이날 더탐사 방송에 따르면 경찰의 소환과 압수수색을 앞둔 11월 10일부터 20일까지 트위터 비밀대화방 '스페이스'를 통해 나눈 음성 대화에서 첼리스트는 더탐사가 보도한 대로 ’양심선언‘을 하는 문제를 놓고 지인들과 상의를 하며 시종 불안감을 토로했다.
첼리스트와 지인들은 특히 조국 전 장관이 겪은 ’멸문지화‘ 사태를 거론하며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첼리스트와 지인들은 더탐사의 취재에 협조할지, 다른 언론사에라도 양심선언을 할지, 양심선언을 하면 보호받을 수 있을지를 놓고 논의했다. 지인들 대부분은 ’한동훈 검찰‘이 별건으로 조사를 하고 나서면 무사하기 힘들고 제보자로서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는 점 등을 들어 첼리스트를 만류했다.
음성녹취록에 담긴 대화는 첼리스트가 11월 2일 경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지 일주일 여가 지난 뒤부터 자신의 집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11월 21일의 전날까지의 대화가 담긴 것이다.
압수수색 이틀 뒤인 23일은 첼리스트가 경찰에 출석해 자신의 제보에 대해 진술을 한 날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은 첼리스트가 경찰에서 자신이 제보한 내용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보도했으나, 첼리스트는 그렇게 말한 적이 없으며 묵비권을 행사했을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하는 등 정확한 진술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더탐사를 통해 공개된 음성녹취록은 이 사건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이들과 대책을 논의하는 비밀회의에서 나눈 대화라는 점에서 첼리스트의 최초 제보의 신빙성을 더욱 높여주는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탐사는 청담동 술자리 게이트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정황과 근거들을 잇따라 제시하고 있다. 전날인 21일에는 술자리가 이뤄졌던 술집을 특정했다. 이날 방송에 따르면 문제의 술자리는 첼리스트가 묘사했던 술집의 구조와 입구 등이 매우 유사했으며 보수 정치인 등이 주요 손님이고 예약제로 운영되는 곳이라는 점 등 첼리스트의 진술과 거의 일치했다. 다만 술집 위치가 청담동이 아닌 논현동이었으나 청담동 바로 옆 동네라는 점에서 크게 빗나간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더탐사 측은 “취재와 제보 등을 토대로 술자리 게이트 의혹에 대한 보도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