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출마…"윤석열 교육정책 탄핵"
"검찰권력의 교육지배 반드시 분쇄"
"취임 즉시 혁신교육 중단없는 계승"
"세계추세 역행한 AI 교과서 맞설 것"
"역사 왜곡 추악한 기도에 결사항쟁"
"시대착오적 윤석열 교육 심판 선거"
"진보 단일화 합의 철저히 따를 것"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이 5일 "참을 수 없는 공분과 역사적 책임으로 백척간두 서울 교육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면서, 다음 달 16일 치러지는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곽 전 교육감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는 무엇보다도 우리 교육을 검찰 권력으로부터 지키는 선거"라며 "정치 권력이 교육을 지배하고 장악하려는 시도를 반드시 분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혁신 교육 내용이 좋아도 검찰 권력을 내세워 짓밟으면 교육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면서 "윤석열 정권의 교육 후퇴와 파괴를 막아내고 혁신미래 교육을 지켜내겠다. 단호하게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곽 전 교육감은 정치권력, 검찰권력에 맞서 '3가지 탄핵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탄핵 과제에 대해 "△첫째, 윤석열 교육정책 탄핵 △둘째, 조희연 낙마시킨 정치검찰 탄핵 △셋째, 여러분들이 다 아시는 더 큰 탄핵(대통령 탄핵)이 그것"이라며 "이번 교육감 선거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3중 탄핵'으로 가는 중간 심판 선거가 될 것이고, 이렇게 될 때 비로소 교육은 어떤 권력에도 휘둘리지 않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 전 교육감은 검찰 수사와 사법부 재판으로 인한 진보 교육감의 중도 낙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조희연 교육감이 해직교사 특별채용을 이유로 교육감직에서 박탈된 데 대해 "정치 테러와 사법 테러의 희생자"라며 "윤석열 정권 아래 벌어진 참담한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결코 물러날 수 없다"며 "그건 바로 저 곽노현이 12년 전 바로 이 자리에서 겪었던 현상이 그대로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곽 전 교육감은 본인 역시 "이명박(MB) 정권 시절 정치 국정원과 정치검찰에 의해 교육감직이 박탈되고 서울 교육혁신의 거대한 출발에 차질이 생겼다"며 "국정원의 불법 사찰 파일 공개로 이 모든 사태의 비밀이 폭로됐다"고 했다. MB 국정원은 곽 전 교육감의 구속을 목표로 각종 공작을 벌인 바 있다. 이러한 사실은 불법 사찰 파일이 발각되면서 알려졌다. 사찰 파일에는 국정원이 곽 전 교육감의 검찰 수사 상황 등을 파악하고 온라인 심리전을 계획한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곽 전 교육감은 "저는 MB 정치검찰의 희생자로 당시 정치사법의 희생자로 멈추지 않았다"며 "교육감 이전에도 오랜 세월 정치검찰 및 정치 국정원과 맞서 싸웠고, 앞으로도 물러섬 없이 싸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명백한 정치검찰 탄압으로부터 시작된 이 선거는, 우리 교육을 지켜내기 위해 윤석열 정권과 정면으로 싸우는 선거"라며 "법치주의 파괴 정권과 가장 치열하고 단호하게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혁신교육 중단없는 계승 위한 준비된 선장"
곽 전 교육감은 서울시 혁신 교육에 대해서도 중단 없는 계승을 약속하며, 본인이 가장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는 교육감 임기는 불과 1년 8개월 정도다. 따로 준비할 시간도, 시행착오를 겪을 시간도 없다. 취임 즉시 혁신교육의 중단 없는 계승과 작동에 들어가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검증된 역량, 준비된 선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민이 허락한 짧았던 교육감 시간에 저는 교육 혁신의 대문을 열어젖혔다"며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한 ‘무상급식’과 ‘체벌 없는 학교’는 이제 상식이 돼 있으며, 취임 1년 만에 청렴도 인사부분 조사에서 10점 만점을 받아 꼴찌에서 1등으로 수직상승 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의 물줄기를 보다 강하고 깊고 빠르게 앞으로 전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 후퇴를 막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곽 전 교육감은 "윤석열 정부는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로 학생들 스스로 사유할 수 없게 만드는 매우 위태로운 교육을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미래를 망치는 가짜 미래 교육'에 단호히 맞서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감히 교과서에 친일 역사왜곡과 날조를 관철시키려는 추악한 기도도 결사적으로 막아내겠다"며 "식민지 교육의 재침탈에 맞서 헌법에 명시된 독도영토와 대한민국 자존감을 지키는 교육으로 중심을 잡겠다"고 했다.
나아가 "초등 의대진학반이 보여주는 광풍, 공교육에서의 '부모 찬스' 불공정, 특목고와 자사고에서 이중차별체제가 되어버린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의 왜곡을 바로잡는 개선안을 마련하고 실행하겠다"며 "교육 고통과 사교육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수학 교육과정과 대입수학의 문제를 개선할 방안을 반드시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뿐만 아니라 교사들에게는 정치기본권은 물론이며, 의미 없게 부과되는 행정적 부담을 최소화하고 교육 자체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곽 전 교육감은 끝으로 "제 아내와 주변의 모든 지지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제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분노와 책임감에 힘입어, 서울 교육과 혁신 교육이 위기 국면에서 새로운 기회로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사즉생의 각오로 임하겠다"며 "서울시민과 함께, 서울시민의 맨 앞에서 정치권력으로부터 서울교육을 지키겠다. 저 곽노현과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출마 기자회견에는 강민정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동춘 전 성공회대 교수, 김종서 전 배재대 교수, 임정원 서울 중구지역 학부모, 윤우현 전 중학교 교사 등 곽노현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응원하러 나온 시민들이 함께 했다. 서울시 학부모 임정원 씨과 서울시 청년 이호준 씨가 준비한 희망메시지를 곽 전 교육감에 전달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강민정 전 의원은 "정치 검찰에 휘둘리는 상황을 끝내고 맞서서 당당하게 싸울 사람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며 "시대의 과제와 그것을 읽어내고 실천할 줄 아는 사람이 곽노현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지 발언을 했다. 그는 "곽노현과 조희연이 만들고 지켜왔던 서울 혁신 교육을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 교사, 학부모, 교직원의 삶을 지키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윤석열 정권에 의해 곳곳에서 무너지고 있는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진보 교육감 단일화 시동…"합의 철저하게 따를 것"
한편 진보 교육감 후보 단일화 기구인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는 이날 오전 서울시 교육청 정문 앞에서 출마 의사를 밝힌 진보 교육감 후보 8명과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단일화에는 곽 전 교육감을 비롯해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안승문 전 서울시교육위원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홍제남 전 서울특별시남부교육지원청 교육국장 등이 참여한다.
추진위는 오는 6일 경선 규칙에 대한 후보 간 합의를 진행하고, 7일부터 경선을 실시한 뒤 이달 중순 단일 후보를 추대할 계획이다. 곽 전 교육감은 출마 선언 뒤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에 대해 "이번 예비후보로 등록하신 분들, 출마 예정자로 확정된 분들이 모두 서울 교육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이분들과 충분히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그 합의에 철저하게 따를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