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실적 롤러코스트 탔다

지난해 순익·매출 ‘역대 최대’…올 3분기엔 모두 악화

수출액 25.7% 급증 영향 순익 128%, 매출 17% 증가

올 3분기 이익 반토막, 부채비율 92.6% 6년만에 최대

2022-12-15     유상규 에디터
2022년 3/4분기 외감기업의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이 모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적용대상인 2만1042개 법인기업 중 3907개 기업을 표본조사해 추계한 결과

국내 기업들은 지난해 순이익과 매출이 역대 최대 폭 증가하는 실적을 냈지만, 올해 3분기에는 성장·수익·안정성이 모두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21년 기업활동조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상용근로자 50인 이상이면서 자본금 3억원 이상인 국내 기업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금융보험업 제외)은 222조4000억 원으로 2020년(97조7000억 원)보다 127.6% 늘었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최대 증가율이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금융보험업 제외)은 2760조 원으로 1년 전보다 16.9% 증가했다. 이 또한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증가율이다. 지난해 수출액도 25.7% 증가한 6444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코로나19의 충격을 받아 적자를 보였던 예술스포츠업의 순이익은 지난해 1조1120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숙박 및 음식점업도 670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숙박 및 음식점업의 매출액 천원당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2.2원으로 수익성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3.6원)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 3분기(7∼9월)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1년 전보다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경기 둔화 등으로 매출 증가율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이날 공개한 '2022년 3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 2만1042개(제조업 1만858개·비제조업 1만184개)의 3분기 매출은 작년 3분기와 비교해 17.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2분기의 매출 증가(20.5%)보다 3%p 줄어든 수치다.

제조업 전체 매출 증가율도 2분기 22.2%에서 3분기 18.2%로 낮아졌다. 특히 세부 업종 가운데 금속제품(22.4%→9.0%), 기계·전기전자(17.5%→7.2%) 등의 하락폭이 컸다. 비제조업(18.2%→16.7%) 매출 증가율 역시 운수(35.9%→25.8%), 건설(17.5%→10.0%) 등을 중심으로 떨어졌다.

수익성 지표 악화는 더 뚜렷했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률(4.8%)과 세전 순이익률(5.0%) 모두 작년 3분기(7.5%, 8.4%)보다 크게 떨어졌다. 비제조업(5.1%→4.0%)보다 제조업(9.6%→5.4%)의 영업이익률이 더 많이 떨어졌고, 세부 업종 중에서는 금속제품(11.1%→4.5% ), 기계·전기전자(13.9%→8.7%), 전기·가스(-2.0%→-16.6%)의 수익성이 1년 사이 크게 나빠졌다.

다만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음식·숙박 업종 등 서비스업의 경영 상황이 개선되면서 중소기업 영업이익률은 5.0%에서 5.4%로 소폭 높아졌다.

재무 안정성 지표를 보면, 외부 차입 증가로 전체 기업의 3분기 부채 비율(92.6%)과 차입금 의존도(25.2%)가 모두 2분기(91.2%, 24.5%)보다 올랐다. 92.6%의 부채비율은 2016년 2분기(94.96%) 이후 6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대진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매출액은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증가율이 하락했다"며 "영업이익률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분기보다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