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 및 베를린 시장에 보내는 공개 서한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철거,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일본의 범죄 기억하고 생존자들 용기 기리려 설립
일본 정부·대사관, 독일 사회에서 교활한 로비활동
소녀상은 초국가적 여성 인권 상징, 영구 존치해야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은 베를린과 도쿄의 자매결연 30주년을 맞아 최근 일본을 방문해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철거 방침을 시사했습니다. 베를린시는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베그너 시장이 가미카와 외무상에게 “우리가 변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는 기념물은 찬성하지만 더 이상 ‘일방적인 표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소녀상 존치를 위한 활동을 다각도로 벌여온 베를린 코리아협의회 측에서 시민언론 민들레에 긴급 기고문을 보내와 전문을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기민당 소속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의 보도문에서 <평화의 소녀상> 관련 언급 내용은 저희 베를린 코리아협의회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음을 알리고자 합니다.
일본 정부는 정부 차원에서 전 세계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하겠다고 선포한 후 끊임없이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로비 활동의 정점은 2022년 4월 28일 독일과의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올라프 숄츠 수상에게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한 것입니다. 숄츠 수상은 도시공간 예술은 베를린 구 권한이기 때문에 독일 연방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런 숄츠 수상의 입장과 달리 베를린 시장은 평화의 소녀상의 “변화”를 마치 자신이 주도하는 것 같이 알렸으며, 나아가 여성 폭력 상징 기념비를 설립하는 과정에 일본 대사관을 토론에 개입시키겠다는 매우 위험한 발언까지 하였습니다.
실제로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고 박물관까지 세워 구체적인 활동을 하는 저희에게는 지금까지 베를린 시장이 대화를 요청한 바가 없습니다.
현 논쟁에서 왜 평화의 소녀상이 갈등의 상징이 아닌지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고자 합니다. 일본 후쿠야마라는 도시에 홀로코스트 교육 센터와 안네 프랑크 기념비가 있습니다.
"Unser Ziel ist es, dass Besucher, insbesondere Kinder und Jugendliche, darüber nachdenken, wie wir Frieden in der Welt schaffen können."
홀로코스트 교육 센터 오츠카는 “우리의 목적은 방문객들이,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이 세계에 어떻게 평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지 고민하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하는데, 이것은 저희 코리아협의회의 취지와 같고 평화의 소녀상의 의미와 같은 것입니다.
왜 평화의 소녀상은 갈등의 기념비로 간주되는데, 안네 프랑크 동상은 역사의 반복에 반대하는 동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것일까요? 평화의 소녀상은 가해국인 일본 정부가 반대하기 때문에 “문제적” 기념비가 되고 있고, 독일 정치가와 공관 종사자들이 가해국인 일본을 두둔하게 만드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레믈링어 미테구청장은 취임 초기, 평화의 소녀상을 영구 존치하고 싶어했습니다.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 성폭력의 상징임을 알고 여성 인권과 미래를 위한 보편적인 기념비로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소녀상은 평화가 아니라 갈등의 상징이 되고, 일본과의 “좋은 외교적 관계”를 고려해 철거해야 할 대상이 된 것 같습니다.
코리아협의회는 한독 단체로 1990년 발족이 되면서 지금까지 독일 사회에 한국 사회를 올바르게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으며, 후기 이주 사회에서 기존의 통합 정책을 넘어 다양한 정체성을 창조해 나가는 단체입니다.
현재 평화의 소녀상과 일본군 위안부 박물관을 통해 다양한 교육 사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독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시민과 단체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코리아협의회는 일본을 일방적으로 공격하지 않고, 과거 나치 독일의 베어마흐트 보르덴부터 미군 기지촌 여성 문제, 한국군의 베트남 참전 등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평화의 소녀상은 저희 교육사업의 아주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평화의 소녀상은 가해국인 일본의 범죄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인 여성 성폭력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 침묵을 깨고 피해자에서 인권활동가가 된 피해생존자들의 용기를 기리기 위해서 설립되었습니다. 독일은 일본을 현재 ‘Wertepartner’, 동일한 가치관 파트너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 정부에 시달리고 있는 시민단체로서 독일 대사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1. 독일 외교부는 일본 정부와 일본 대사관이 독일 사회에서 교활한 로비활동을 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요청하라.
2. 베를린 현 시장에게 미테구의 도시공간 예술에 대한 권한을 침범하지 말라고 요구하라.
3. 평화의 소녀상이 초국가적인 여성 인권의 상징임을 독일 정치가와 관료들에게 통보해 달라.
4. 독일 경제 문화의 발전에 기여한 한인 커뮤니티의 역사도 독일의 역사로 인정하라.
2024년 5월 21일 베를린 코리아협의회 한정화 대표이사
※ 코리아협의회 지원 방법
1) 김복동의 희망 베를린소녀상지킴이 연대활동
: 국민은행 816901-04-297903 (김복동의희망)
입금하실 때 ‘_이름(독일)’로 표기해서 보내주시면 됩니다. 기부금 영수증 발급이 가능합니다. 원하시는 분은 010-9893-1926 또는 hope_bokdong@naver.com으로 연락주세요.
2) 직접 코리아협의회에 기부하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