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경남에도 이변 조짐…민주·진보 8석+α 전망

[4‧10 총선 판세분석 울산‧경남편] 국힘에 재앙?

21대 총선 때 울산 6석 중 국힘 5석 차지 ‘완승’

민주, 20대 때보다 득표율 크게 올라 기반 다져

영입 인재 전은수 나선 남갑 ‘박빙’, 최대 격전지

진보당 윤종오 후보로 단일화한 북구 승산 높아

경남은 ‘낙동강 벨트’ 포함 민주 우세 6곳 안팎

2024-04-08     김동규 정치컨설턴트(탑위드 대표)
김동규 정치컨설턴트(탑위드 대표)

울산은 6석, 경남은 16석 등 총 22석이 걸려있다. 일부 전문가는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전부 싹쓸이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세대별 투표율, 매년 60만 명씩 늘고 있는 60대 노인 인구의 폭발적 증가로 인한 보수화 경향 강화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그렇지만 총선 표심을 그런 기본지표만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오히려 윤석열 정권 내내 60%가 넘는 국정 부정평가, 그래서 압도하고 있는 정권심판론과 고물가‧고금리로 위기에 빠진 민생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해야 한다. 이런 심판론이 소위 운동권 심판론, 이·조 심판론, 야당 심판론과 상쇄돼 별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주장도 설득력 없기는 마찬가지다. 지표는 지표대로, 여론조사 데이터는 데이터대로 읽어주면 된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벽보 제출 마감일인 27일 오후 울산시 중구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각 후보의 선거 벽보를 살펴보고 있다. 2024.3.27. 연합뉴스

먼저 울산부터 보자.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7회 지방선거에서의 압승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재선거를 통해 손쉽게 얻었던 북구 1석을 지키는 데 그쳤다.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벌어진 소위 ‘조국 사태’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에 시달리며 곤두박질친 송철호 시장의 시정 평가가 발목을 잡았다. 반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동구에서 진보의 분열로 어부지리를 한 데 이어 무소속에 내줬던 울주를 탈환하여 5석을 차지, 완승했다. 다만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39.1%를 득표해 20대 총선에서의 16.5% 득표율보다 크게 성장, 국민의힘에 대항할 진보 정치세력의 대표로서 입지를 다졌다는 성과를 거뒀다.

울산은 동구‧북구의 공단권은 진보, 중구‧남구의 원도심권과 울주는 보수가 우세한 편이다. 동구와 북구는 진보정당 계열의 단일화가 가장 큰 변수이다. 민주당과 진보당은 비례연합으로 함께하면서 울산지역에서의 단일화에 합의했다.

동구는 민주당과 노동당의 단일화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민주당 김태선 후보, 국민의힘 권명호 후보, 노동당 이장우 후보 간 3자 대결 구도가 됐다. 관건은 노동당의 이 후보가 진보 표심을 어느 정도 가져가느냐일 것이다. 2월 28~29일 여론조사꽃 조사(무선전화면접, 508명, 95%신뢰수준±4.3%p)에서는 김 후보 36.5%, 권 후보 31.9%, 그 외 다른 인물 5.3%, 투표할 인물 없음 등이 26.3%로 나타났다. 노동당 이 후보의 지지세는 진보당만큼 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울산 북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박대동 후보(왼쪽)와 진보당 윤종오 후보가 각각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3.28. 연합뉴스

북구는 현역인 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탈당하여 무소속으로 출마, 진보당 윤종오 후보와 단일화 경선에 나섰으나 윤 후보가 승리하여 국민의힘 박대동 후보와 사실상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2월 26~27일 여론조사꽃 조사(무선전화면접, 508명, 95%신뢰수준±4.3%p)에서는 박 후보 37.3%, 윤 후보 32.7%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후보가 이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민주당 표심을 끌어안을 명분을 확보했고, 21대 총선에서 이 후보가 5.4%p 차 승리를 거둔 곳이라 조심스럽지만 윤 후보의 승리를 예상할 수 있다.

남갑은 원도심 지역으로 보수 세가 강한 지역이다. 국민의힘이 단 한 차례도 승리를 내준 적이 없다. 민주당은 영입 인재 7호인 전은수 후보를 전략공천했고, 국민의힘은 김상욱 후보를 국민추천제로 공천했다. 새로운미래는 민주당 시의회 부의장 출신의 이미영 후보를 공천했다. 3월 26~27일 여론조사꽃 조사(유무선ARS, 500명, 95%신뢰수준±4.4%p)에서 전 후보 39.6%, 김 후보 39.8%, 이 후보 2.4%로 나타났다. 후보 등록을 포기한 울산 부시장 출신의 허언욱 후보가 받은 5.6%가 어디로 갈까? 새로운미래 이 후보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남갑은 울산지역 최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남을과 중구, 울주 또한 보수 세가 강한 지역으로 모두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양자 대결 구도이다. 의미 있는 여론조사가 없어 깜깜이 선거를 하고 있지만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결과를 종합하고, 3월 13~14일 여론조사꽃이 진행한 울주 조사(무선전화면접, 511명, 95%신뢰수준±4.3%p)에서 민주당 이선호 후보 33.7%, 국민의힘 서범수 후보 45.7%로 나타난 것을 감안하면 결과를 유추할 수 있다. 울산은 아직 부산에서 부는 정권심판론의 바람이 도착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경남은 총 16개의 지역구가 걸려있다. 크게 동부 경남권 11개 지역과 서부 경남권 5개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동부 경남권은 낙동강 벨트 4곳과 창원 5곳, 거제, 통영·고성을 포괄한다. 관전 포인트는 민주당이 낙동강 벨트 3곳을 사수하고, 나머지 한 곳인 양산갑마저 탈환할 수 있을 것이냐다

 

경남 양산갑 더불어민주당 이재영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영석 후보가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2024.3.31. 연합뉴스

양산갑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지역으로 민주당 이재영 후보와 4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윤영석 후보 간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개혁신당 김효훈 후보가 출마해 3자 대결로 치러진다. 3월 23~24일 KSOI-프레시안 조사(무선ARS, 700명, 95%신뢰수준±3.7%p)에서 이 후보 44%, 윤 후보 46%, 김 후보 3.1%로 초경합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정당지지율은 민주당+조국혁신당 43.6%, 국민의힘 41.6%이고 적극 투표층은 이 후보 44.9%, 윤 후보 46.5%, 김 후보 3.0%였다. 비례정당 투표는 더불어민주연합 21.0%, 조국혁신당 23.0%, 국민의미래 36.3%, 개혁신당 4.9%로 조사됐다. 3월 30~31일 KOPRA-양산신문 조사(유무선ARS, 504명, 95%신뢰수준±4.4%p)에서도 이 후보 43.3%, 윤 후보 50.7%, 김 후보 2.6%로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산을은 분구된 이후 민주당이 연거푸 이긴 지역으로 두 번 모두 출구조사가 틀린 지역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아슬아슬한 지역이라는 뜻이다. 민주당이 일찌감치 김두관 의원을 단수공천하고, 국민의힘이 낙동강 벨트 탈환을 명분으로 산청·함양·거창·합천의 김태호 후보를 차출해 우선추천 공천함으로써 전직 경남도지사 출신 간 18년 만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여론조사 횟수도 관심만큼이나 많았는데, 전체 21번 중 11번은 김두관 후보가, 9번은 김태호 후보가 앞섰다. 대부분은 오차범위 내 경합인데 3월 중순 이후 조사에서는 김두관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다.

김해갑은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 진영읍을 포함하고 있는 지역구이다. 민주당 최초로 영남 4선에 도전하는 민홍철 후보와 국민의힘 박성호 후보 간 양자 대결이 완성됐다. 3월 23~24일 KSOI-MBC경남 조사(무선ARS, 502명, 95%신뢰수준±4.4%p)에서는 민 후보 48.1%, 박 후보 41.8%였고 3월 28~30일 한국리서치-KBS창원 조사(무선전화면접, 500명, 95%신뢰수준±4.4%p)에서는 민 후보 37%, 박 후보 32%로 나타나 오차범위 내에서 민 후보가 앞섰다.

김해을은 영남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무려 63% 득표율로 영남권 최고 득표를 기록한 재선의 김정호 후보를 일찌감치 단수 공천했다. 국민의힘은 낙동강 벨트 탈환을 명분으로 밀양·의령·함안·창녕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3선의 조해진 후보를 전략공천 해 양자 대결 구도를 완성했다. 3월 23~24일 KSOI-MBC경남 조사(무선ARS, 506명, 95%신뢰수준±4.4%p)에서는 김 후보 49.7%, 조 후보 39%, 3월 28~30일 한국리서치-KBS창원 조사(무선전화면접, 500명, 95%신뢰수준±4.4%p)에서는 김 후보 45%, 조 후보 29%로 모두 오차범위 밖에서 김 후보가 앞섰다.

 

4·10 국회의원 총선거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28일 오전 창원성산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후보, 강기윤 국민의힘 후보, 여영국 녹색정의당 후보. 2024.3.28 [각 후보 캠프 제공] 연합뉴스

창원성산은 공단 지대라 노동자 표심이 강한 지역이다. 그동안 이 지역은 민주당과 진보정당이 연합해야 이길 수 있었지만 정의당과 단일화는 무산되었다. 민주당은 창원시장 출신의 허성무 후보, 국민의힘은 3선에 도전하는 강기윤 후보, 녹색정의당은 여영국 후보를 공천해 3자 구도가 확정됐다. 3월 23~24일 KSOI-MBC경남 조사(무선ARS, 500명, 95%신뢰수준±4.4%p)에서는 허 후보 40.1%, 강 후보 39.1%, 여 후보는 8.1%를 얻어 초박빙 경합을 보였고, 3월 28~30일 한국리서치-KBS창원 조사(무선전화면접, 500명, 95%신뢰수준±4.4%p)에서는 허 후보 38%, 강 후보 27%, 여 후보 7%로 허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창원진해는 군사도시 특성상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그런데 21대 총선에서 해군참모총장 출신의 민주당 황기철 후보가 미래통합당 이달곤 후보와 접전을 벌인 끝에 1.36%, 1405표 차이로 석패하면서 오히려 관심이 높아졌다. 민주당에선 황 후보가 재도전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이종욱 후보를 전략공천 했다. 3월 15~17일 한국리서치-KBS창원 조사(무선전화면접, 500명, 95%신뢰수준±4.4%p)에서는 황 후보 37%, 이 후보 30%, 3월 23~24일 KSOI-MBC경남 조사(무선ARS, 501명, 95%신뢰수준±4.4%p)에서는 황 후보 49.6%, 이 후보 38.2%로 황 후보가 앞섰다.

창원의창, 마산합포, 마산회원은 보수 세가 매우 강한 지역이다. 이곳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여론조사는 한 차례 실시되었다. 창원마산회원에서 진행한 1월 29~30일 PNR-피플네트웍스-경남연합일보 조사(무선ARS, 504명, 95%신뢰수준±4.4%p)이다. 민주당 송순호 후보 33.9%, 국민의힘 윤한홍 후보 50.6%로 16.7%p 차이였다.

거제는 공단과 농어촌 복합선거구로 민주당이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거제 조선소가 있는 구 장승포시 지역에서 이기고 농어촌지역에서 밀려 매번 아깝게 고배를 마셨다. 민주당 후보로 공천된 변광용 후보는 20대 총선에서는 0.72%, 730표 차이로, 지난번 지방선거에선 387표 차이로 아깝게 낙선했다. 국민의힘은 현역 의원인 서일준 후보가 단수공천을 받아 6년 만에 재대결하게 됐다. 3월 23~24일 KSOI-MBC경남 조사(무선ARS, 501명, 95%신뢰수준±4.4%p)에서 변 후보 48.3%, 서 후보 40.9%, 개혁신당 김범준 후보 3.8%로 나타났다. 3월 25~26일 여론조사꽃 조사(유무선ARS, 501명, 95%신뢰수준±4.4%p)에서는 변 후보 44.4%, 서 후보 45.1%, 김 후보 4.2%로 초경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 투표층에선 변 후보가 2.4%p 앞섰다.

남해안 벨트인 통영·고성과 사천·남해·하동, 서부경남권의 진주갑과 진주을, 산청·함양·거창·합천, 밀양·의령·함안·창녕 등 6개 지역에서는 경합이라고 할 만한 곳이 없다. 다만 정권심판론이 강하게 부는 가운데 민주당의 지지 기반이 얼마나 확대되는지 지켜볼 일이다.

 

4·10 총선 '낙동강 벨트' 여야 대진표

국민의힘이 과반 또는 1당을 할 것이라는 주장은 울산, 경남에서의 압승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그러한 전제는 무너진 지 오래된 듯하다. 지금은 부산에서 불기 시작한 정권심판론이라는 태풍을 어디에서 막을 수 있는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종합하면 울산은 민주당 경합우세 1곳, 진보당 경합우세 1곳, 국민의힘 우세 3곳, 초박빙 경합 1곳(남갑)이고, 경남은 민주당 우세 4곳, 민주당 경합우세 2곳, 국민의힘 우세 9곳, 경합 1곳(양산갑)이다. 울산·경남에서 민주당이 얻을 수 있는 최소 의석은 지난 총선보다 2석 많은 6석이며, 최대 10석까지 가능하다. 필자의 예측으론 민주당 7석, 국민의힘 14석, 진보당 1석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재앙이다. (여론조사와 관련하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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