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비례후보 보니…노동탄압 대부에 거짓말쟁이도

MBC 사장 출신 김장겸 '언론계 노동탄압 대부'

'파란눈' 인요한, 거짓말에 한국인·진보인사 폄훼

'윤석열 지지'로 큰 보답 받은 한국노총 김위상

조카 '셀프채용'으로 청년가슴에 못 박은 조배숙

'아빠 찬스' 강세원…부친은 이명박 변호인 강훈

2024-03-25     이승호 에디터

조국 대표가 주도하는 조국혁신당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국민의힘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연일 조국 대표를 공격하고, 조 대표는 ‘느그들 쫄았냐’는 말로 역공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국민의힘 위성 정당인 국민의미래는 기대만큼 선전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 일부 비례 후보들의 면면도 ‘기대 이하’다.

 

지난해 10월 23일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인요한 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로비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인요한

“저 자신부터 먼저 희생하며 당 지도부에 제안한다. 이번 총선에 서대문 지역구를 비롯한 일체의 선출직 출마를 포기하겠다.”

인요한 후보가 지난해 11월 30일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자격으로 당내 ‘윤핵관’ 등 중진들을 압박하며 자신의 거취에 대해 한 말이다. 이 말은 결과적으로 거짓말이 됐다. 그는 비례 후보가 됐고, 그것도 당선 확실한 순번(8번)을 거머쥐었다.

그는 거짓말 말고도 툭하면 부적절한 발언으로 비판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8월 23일 국민의힘 공부모임인 ‘국민공감’ 강연에서 “(한국인의 단점은)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배타적이고, 법과 질서를 지키지 않는 것”이라며 “비행기가 안 뜬다고 데모하는 사람은 한국인밖에 없고, 한국은 미워하는 사람을 제쳐버린다”는 비논리적인 ‘인상 비평’을 내놓았다. 그는 그 자리에서 ‘좌익 진보라는 사람들은 아직 철이 안 든 로맨티스트’라며 진보 인사들에 대한 폄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강연중 “지나고 보니 박정희는 위대한 지도자였고, (대한민국은) 박 대통령을 만난 게 행운이었다. 그분은 5000년 한반도 역사에서 관이 아닌 민을 앞세웠다”며 박정희 찬양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미 여러 강연과 기고를 통해 ‘박정희는 위대한 사람’ ‘링컨은 박정희보다 백배는 더 독재 했다’ 등의 주장을 펼쳐왔다.

이밖에도 그는 과거 ‘일부 국민들은 일본 사관학교를 나왔고, 또 일제강점기 장교를 했다고 친일파 군인이라고 깎아내린다’ ‘백선엽을 존경한다’ ‘성경 말씀에서 이탈하면 에이즈 걸린다’ ‘다른 종교는 사람이 만든 것이고 기독교는 구약을 통해 내려온 하나님의 진리’ ‘국민건강보험은 사회주의적’ 등의 발언으로 호된 비판을 받았다. 비례 8번.

 

김위상 후보. 나무위키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을 지낸 김위상 후보는 지난 2022년 대선 정국에서 ‘윤석열 지지’를 선언해 노동계를 놀라게 한 적이 있다. 그가 본부의장으로 있던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가 그해 2월 17일 ‘윤석열 후보가 온갖 탄압에 꿋꿋하게 버텨 내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지지 선언을 한 것이다.

한국노총이 이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지를 밝히고 정책협약까지 맺은 상황에서 불거져나온 ‘돌출 행동’이었다. 그의 ‘친윤 행보’는 이번 공천으로 크게 보답받은 셈이다.

그런가 하면 TV조선은 지난 18일 “당초 김 의장은 심사 서류 접수 자체를 거부당했다”며 “폭력과 공금횡령 등의 혐의가 문제 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국민의미래 공관위는 ‘전과 부분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해명하며 그의 이름을 비례 후보로 명단에 올렸다. 그것도 ‘당선 확실’권이었다. 비례 10번.

 

조배숙 후보. 연합뉴스 자료

조배숙

조배숙 후보는 전북 익산 출신으로 2000년 새천년민주당에 입당, 이후 당적을 옮겨가며 4선 의원이 된 사람이다. 그는 지난 2016년 외사촌 아들인 5촌 조카를 비서관(5급)으로 채용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특혜 채용’ ‘의원 특권’ 논란이 일었다. 그는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면직 처리하겠다”고 물러섰고 그 약속을 지켰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7년, 그는 다시 조카를 ‘슬그머니’ 다시 불러들였다. 역시 비서관 자리였다. 비판 여론이 재점화됐다.

그는 ‘(이제) 법적으로 문제 없다’고 버텼다. 그가 5촌 조카를 다시 채용한 배경이 있었다. 2017년 3월 일부 의원들의 무분별한 친인척 채용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이 통과했다. 흔히 ‘친인척 셀프 채용 금지법’으로 불리는 이 ‘개정법률안’은 ‘4촌 이내의 혈족·인척을 보좌진으로 임용할 수 없도록 하고, 5촌 이상 8촌 이내를 채용할 경우 국회 사무총장에게 신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과적으로 ‘개정법률안’은 조 전 의원과 조카에게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그는 ‘법적 면죄부’를 얻었지만 문제가 됐던 당사자를 구태여 다시 채용한 것은 사회 통념상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특히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분노가 높았다. 비례 13번.

 

김장겸 후보. 연합뉴스 자료

김장겸

김장겸 후보는 언론계와 방송계에서 ‘노동탄압의 대부’로 불리는 사람이다. MBC 사장 재임 시절 기자·PD·아나운서 등을 무차별적으로 비제작 부서로 발령 내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거듭해 2023년 10월 대법원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6일 국무회의에서 특별사면을 통해 김장겸을 풀어줬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면에 대해 “활력 있는 민생 경제에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지만 적어도 김장겸은 민생 경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그의 사면을 둘러싸고 언론계에서는 ‘김장겸 4월 출마설’이 나돌았다. 전조가 있었다. 그는 설 명절 선물로 사면을 받은 직후 페이스북에 ‘공영방송을 특정 진영과 언론노조의 손아귀로부터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한 노력’을 언급하여 앞으로의 행보를 예고하는 듯했다.

그의 공천에 대해 언론계는 “김장겸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 벌어진 참혹했던 언론 장악의 선봉에 섰던 ‘언론 부역자’ 명단의 첫 줄에 등장하는 자”라며 들고 일어났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18일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발언’을 언급하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지도부 인사들이 나서서 ‘기함할 수준’이라며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뒤에선 김장겸 같은 언론부역자를 비례대표로 추천하고 있었다”고 성토했다. 비례 14번.

 

강세원 후보. 국민의미래

강세원

강세원 후보의 공천에 대해 ‘아빠 찬스’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그의 아버지 강훈 변호사는 110억 원대 뇌물수수와 350억 원대 다스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었다. 강 변호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내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친 이명박’ 행보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명박계로 분류되는 다수의 인사들이 윤 정부에 포진하고 있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2019년 ‘윤석열 검찰총장’은 국정감사장에서 ‘어느 정부가 검찰 중립을 보장했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MB 때 쿨했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강 후보의 공천에 대해 ‘자녀까지 챙겨준다’는 비판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그의 공천에 ‘의구심이 드는 건 사실’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논란 끝에 그는 ‘당선 확실’한 13번에서 ‘당선 안정’인 21번으로 밀려났다. 그는 국회 입성에 성공할까. 비례 21번.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가운데)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강당에서 열린 국민의미래 창당대회 참석, 박수를 치고 있다. [국민의미래]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