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2심 판결이 '공정 기준 세웠다'는 한겨레·경향

조국 가족을 집어삼킨 마녀사냥 5년을 돌아보며

검찰 개혁 저지하려는 검언 카르텔의 연성쿠데타

검찰, 언론, 지식인이 연합한 잔인한 가족인질극

1152일 감옥에 갇혀 상상 초월 고통받은 정경심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 의미와 성과 기억해야

누가 희생자들 편에서 싸웠는지 총선서 주목해야

2024-02-12     전지윤 편집위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5년 동안 이어진 마녀사냥 속에서 시작된 재판의 2심도 1심과 마찬가지로 감찰 무마와 입학업무 방해 등을 이유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국민의힘과 족벌언론들이 이 판결을 환영하며 조 전 장관을 비난한 것은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한겨레와 경향신문도 이 판결이 ‘공정의 가치를 확인하고 엄격한 기준을 세웠다’고 평가하며 다시 조 전 장관을 비판했다.

“조국 사태는 교육·입시와 관련한 공정성·정직성의 문제를 뜨거운 쟁점으로 끌어올렸다. 이제 형사처벌을 통해 확인된 엄격한 잣대를 세우게 됐다.”(한겨레)

“조 전 장관은 이 단죄의 의미를 무겁게 새겨야 한다. 이번 재판이 환기시킨 대로 한국 사회의 공정 기준을 바로 세우는 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경향신문)

하지만 한겨레와 경향 스스로도 이 말들을 믿지 않을 것이다. 고등학생 인턴증명서를 사실보다 조금 부풀려서 작성했다고, 자녀의 온라인 쪽지 퀴즈를 도왔다고, 공무원의 자녀가 장학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징역 실형을 판결받은 학부모는 지금까지도 없었지만, 앞으로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즉, 이것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어처구니없는 판결이다. 

 

아들이 50억 퇴직금을 받고도 무죄를 받은 곽상도 전 의원이, 딸이 600만원 장학금을 받아서 유죄를 받은 조국 전 장관을 비난하던 과거 장면은 이번 판결의 황당한 불공정을 생각하게 한다/ 자료 화면

조 전 장관이 박근혜 정부에게 밉보이던 교수 시절부터 조민 씨가 받아온 600만 원의 장학금이 김영란법 위반인가? 아니면 한덕수 총리가 다국적 기업에게 ‘집을 빌려주고 받은 임대료’라는 6억 원과 김건희 씨가 받은 명품백이 더 확실한 뇌물인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이재용 삼성 회장에게 내려진 무죄 판결을 보고도 ‘편법과 특권을 추호도 용납하지 않는 사법부’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가? 조금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답은 명백하다.

하지만 족벌언론들은 그렇다 치고 소위 ‘진보’언론들까지 기다렸다는 듯 이 황당한 판결에 호응하면서 조 전 장관에게 다시 돌을 던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9년부터 시작된 전 사회적 마녀사냥의 효과로 볼 수밖에 없다. 지난 5년 동안 검찰과 족벌언론들은 서로 긴밀히 협력해서 전무후무한 규모의 질과 양으로 조 전 장관과 그 가족들을 공격해 왔다.

그리고 한겨레와 경향도 이런 마녀사냥에 저항하지 않고, 오히려 그 뒤를 쫓아 왔다. 따라서 이 언론들에는 자신들의 지난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근거가 필요하다. 그 근거가 보잘것없으면 뒤늦게라도 스스로를 돌아보며 마녀사냥에서 발을 빼는 게 맞지만, 거꾸로 끝없이 ‘그럴 만했고 우리가 틀리지 않았다’는 뭔가를 어떻게든 찾으려고 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조국포비아’가 만들어진 출발점인 2019년 검찰-언론의 연성쿠데타(‘조국사태’)로 돌아가서 지난 5년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지금의 윤석열 정권이 등장하게 된 핵심적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비극의 뿌리는 조 전 장관이 검찰개혁을 주장하고 추구한 대표적인 인물이었다는 데 있다.

일제 식민 시대에 뿌리를 둔 한국 국가기구에서 검찰의 지위는 특별하다. 특히 검찰은 1987년 이후 군부나 안기부(국정원)가 차지하던 자리를 이어받았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독점을 무기로 철옹성 같은 검찰 공화국을 만들었고, 또 다른 선출되지 않는 진정한 권력자들(재벌총수, 언론사주 등)과 학맥, 인맥, 혼맥으로 엮이며 기득권 카르텔의 보루가 돼 왔다.

이런 검찰이 스스로 저질렀거나 연루된 죄과는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삼성 X파일, 미네르바 사건, PD수첩 탄압, 용산참사 진상 은폐, BBK 무혐의, 김학의 사건 은폐, 한명숙 사건 조작, 유우성 간첩 조작,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등 끝이 없을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검사가 기소한 피고인의 90%에게 유죄가 선고되는 반면 고소당한 검사 중에 기소되는 비율이 1%에도 못 미칠 정도로 막강한 특권도 누렸다.

이것이 지난 30년 동안 계속돼 온 ‘검찰개혁’ 요구와 열망을 낳았다. 그러나 검찰은 언제나 위기가 닥치면 ‘권력의 더러운 오물을 처리하는 하수인’에서 ‘권력의 부정을 척결하는 정의로운 칼잡이’로 변신했다. 2016년 촛불로 닥친 구체제 청산의 위기 앞에서도 검찰은 또다시 ‘카멜레온 같은 변신술’을 펼쳤다.

구체제의 일부를 꼬리 자르는 과정에 앞장서면서 스스로 적폐 청산의 주역으로 둔갑한 것이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윤석열, 한동훈 같은 검사들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뒤늦게나마 검찰개혁의 시동을 걸자 이들은 또다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라는 구호를 내걸고 반격을 시작했다. 조국 법무장관 후보를 겨냥한 마녀사냥의 출발이었다. 

 

검찰은 조국몰이를 시작하며 70여군데를 압수수색하면서 인간사냥을 전개했다/ 당시 MBC PD수첩 화면 갈무리

‘사모펀드’ ‘관급공사’ ‘권력형 비리’ ‘대선자금 조성’ ‘웅동학원 사학 비리’에 대한 무수한 ‘카더라’들이 쏟아졌고 검찰의 모든 자원과 인력이 여기로 돌려졌다. 그러면서 이미 그때부터 양승태 사법농단 수사, 삼성 이재용에 대한 수사, 계엄문건 수사 등은 뒤로 미뤄지고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처음에 조국 일가 마녀사냥의 핵심에는 사모펀드가 있었다.

이것은 정경심 교수가 실소유주인 ‘조국 가족 펀드’이며, ‘신종 정경유착’이자 ‘권력형 비리’라는 것이 초기에 검찰과 언론의 주장이다. 특수통 검사 70여 명과 수사관까지 총인원 100여 명이 투입돼 70여 군데를 압수수색하고 조국, 부인, 동생, 딸, 아들, 모친, 친척들로까지 확대돼 나갔다. 심지어 사망한 부친과 동생의 이혼한 전처까지 불려 나왔다.

검찰은 조국 부부의 PC를 압수해서 거기 담긴 모든 정보를 털었고, 부인과 딸의 일기장도 압수해 갔고, 부부와 가족 간의 사적인 문자메시지와 대화 녹음까지도 모두 들춰보고 언론에 흘렸다. 검찰뿐 아니라 언론과 일부 지식인들이 연합 전선을 구축해서 조국 가족을 물어뜯었다. 2019년 그 절정기에는 하루에도 수천 건의 관련 기사들이 쏟아졌다.

보수 언론만이 아니라 ‘진보 언론’들도 별로 다르지 않다. 우파 정치인과 논객들만이 아니라 진중권, 김경율, 권경애, 서민 같은 사람들이 나서서 조국 교수와 그 가족에게 혐오와 적의까지 느껴지는 낙인을 찍었다. “위선” “사기” “구역질” 등의 날 선 언어들이 사용됐다. 서민 교수는 조국 후보자를 “기생충” “말라리아와 동급”이라고 했다. 

 

김경율 회계사가 이때 제기한 '사모펀드'는 하나도 사실로 증명되지 못했지만, 윤석열-한동훈 검찰과 깐부 관계가 지금 국민의힘 비대위원으로 이어졌다/ 관련 방송 화면 갈무리

이연주 전 검사는 당시 벌어진 ‘조국몰이’를 이렇게 묘사한다. “검사들은 빠르고 무섭고 잔인했습니다. 굶주린 짐승보다 더 포악하게 한 가족을 향해 달려들어 물어뜯었습니다. 언론과 현란한 호흡을 맞추며 빈사에 놓인 그 가족을 베고 또 베고 또다시 베었으며, 그들이 머문 자리를 구석구석 뒤져 폐허로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특수부 정치검찰이 가장 중요하게 사용한 특수수사 기법은 ‘가족인질극’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보다도 자기가 사랑하는 이의 고통을 더 견디기 어려운 법이라는 약한 고리를 파고들었다. 조국 가족이 당한 인권 유린, 사생활 침해, 혐오, 낙인, 편견, 조롱, 따돌림, 스토킹, 조리돌림, 집단적 괴롭힘은 실로 역사에 남을 수준과 규모였다.

조국 가족 구성원 중에서 어머니는 건강을 잃고 감옥에 갇혔고, 아버지는 사회적 지위와 직업을 잃었으며, 그 자녀들은 청춘을 바쳐 이루어 온 경력과 학력이 인생에서 지워져 버렸다. 조 전 장관은 이 경험과 고통의 기억을 나중에 쓴 책과 글에서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나와 내 가족은 괴물로 낙인찍힌 후 발가벗겨진 채 조리돌림을 받고 멍석말이를 당했다. … 매일매일 또 무슨 기사가 실리는지 아침부터 밤까지 걱정해야 했다. 기사 하나하나가 몸에 박히는 표창같았다.” “수십 개의 칼날이 몸속으로 계속 쑤시고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가족의 살과 뼈가 베이고 끊기고 피가 튀는 모습을 두 눈 뜨고 보아야 하는 끔찍한 절통(切痛)이었다.”<조국의 시간>

“2019년 법무부장관 지명 이후 나의 온 가족은 무간지옥無地獄)으로 들어갔다. … 배우자와 동생은 감옥에 갇혔다. 이 충격으로 팔순 노모는 멀쩡했던 시신경에 문제가 생겨 한쪽 눈을 실명했다. 배우자는 구속수감 중 수시로 병원 신세를 지며 진료를 받고 있다. 동생은 검찰 수사, 구속, 석방 등을 겪으면서 생이빨 7개가 빠져 임플란트를 해야 했다.” <그대가 조국 스토리북>

특히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가 겪은 고통은 끔찍했다. 원래 젊은 시절에 겪은 사고의 후유증이 있었던 정경심 교수는 끝없는 수사, 재판과 수감생활 속에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졌다. 하지마비 증상까지 나타나 전신마취 수술을 두 번이나 받으면서 재활치료도 못하고 1152일을 감옥에 갇혀 있었다. 지난해 감옥에 있던 정경심 교수를 면회하고 돌아온 임성배 교수 부부가 SNS에 올렸던 글은 처참한 상황을 짐작하게 한다.

“오른쪽 눈에 안대를 하고 휠체어를 탄 채로 들어오는 정경심 교수의 모습을 보니 가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 정경심 교수의 모습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많이 야위었습니다. … 하지가 마비가 되고 다리 힘을 잃어 걷지를 못해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었습니다. … (정경심 교수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아내는 참았던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통곡을 하였습니다.” 

 

당시 정경심 교수의 페이스북 프로필 이미지. 갑자기 상상도 못 하던 거대한 수렁에 휘말려 온몸과 마음이 갈기갈기 찢겨나가던 그 아픔이 느껴진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검찰과 언론이 조국 가족에게 제기한 혐의들 중 대부분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특히 사모펀드, 대선자금 조성 등은 하나도 입증되지 못했다. 이 혐의들은 이미 조국 교수의 5촌 동생인 조범동의 1심, 2심, 대법원 판결 모두에서 전부 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정됐다. 실소유주도, 정경유착도, 공모도, 권력형 비리도 없었다. 정경심 교수 재판에서도 이것은 다시 확인됐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을 기소할 때는 이 혐의들을 넣지도 못했다. 결국 ‘유죄’로 남은 것은 고작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과 함께 ‘봉사활동 표창장’과 ‘인턴활동 증명서’ 온라인 쪽지시험 조력뿐이었다. 하지만 여기서도 검찰이 위법수집 증거를 이용하거나 증거를 조작했고, 동양대 최성해 총장과 거래하거나 증인들을 압박해 원하는 판결을 받아냈다는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조국 가족은 스스로의 부족함을 돌아보며 거듭해서 사과하고 반성해 왔다. “흙수저 청년들에게 … 미안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저를 비난해주십시오”(조국) “저희에게 주어지는 혜택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여 왔다는 반성입니다" (정경심), “부족하지 않은 저의 환경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특권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조민)

우리 사회의 다수는 이 마녀사냥에 침묵했고, 희생자들의 고통에서 등을 돌렸다. 차별과 혐오에 반대해서 인권을 말하던 진보진영 사람들까지 방관하거나 침묵했고, 심지어 급진좌파들까지 검언 카르텔의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며 공격에 가담했다. 이것이 바로 마녀사냥의 효과였다. 거대한 낙인찍기 속에 편견이 부추겨지면서 혐오의 감정은 쉽게 전염됐고,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은 고립의 압박을 느껴서 침묵하게 됐다. 

 

당시 '노동자연대'같은 급진좌파 단체들까지 검찰과 언론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따라하고 있었고 아직까지 아무런 반성적 성찰도 없다.

그럴수록 편견이 더욱 강화되면서 사람들은 공격받는 희생자의 고통에 둔감해졌다. 하지만 지난 5년간의 마녀사냥에서 우리가 기억할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2019년 가을 서초동 네거리를 꽉 채운 거대한 ‘검찰개혁 촛불집회’가 있었다. 마녀사냥에 반대하며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흐름이 거리에서 폭발했다. 연인원 수백만 명이 함께한 그 시위는 명백히 2016년 촛불항쟁의 연장이면서, 한 단계 발전이었다.

단지 한 사람의 정치인이나 기업인을 넘어서, 검찰이라는 국가 권력기구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2016년 촛불항쟁과 달리 주류언론, 정치권, 시민사회 진영, 진보좌파 단체들, 지식인들 거의 대부분이 못 본 척하며 등을 돌린 가운데도 주로 조직되지 않은 대중 스스로의 자발적 힘으로 그러한 운동이 등장한 것은 의미가 크다.

정치적 혼란과 이질적 요소도 섞여 있었지만 운동의 참가자들은 무엇보다 마녀사냥 희생자들의 고통에 공감했고, 자기 일처럼 같이 아파했다. 조 전 장관은 “고통과 시련 속에서 내 한계와 불찰을 알면서도 곁에 있어 주고 우산을 씌워준 이들은 기득권층이 아니라 일면식도 없었던 보통 사람들이었기에 더 감동이었다”고 돌아봤다.

물론 이 운동은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2019년에 결국 조국 법무장관은 취임 한 달 만에 사퇴했다. 이후에도 검찰-언론 카르텔의 마녀사냥은 윤미향, 추미애, 이재명으로 표적을 바꾸어가면서 이어졌다. 기득권 카르텔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마녀사냥에서 표적이 된 사람의 배우자, 자녀, 부모가 불려 나오는 가족인질극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검찰개혁 촛불시위는 아무 성과 없이 꺼져버린 불꽃은 아니다.

이 운동은 검찰-언론 카르텔의 뜻대로만 모든 것이 이뤄지지 못하도록 브레이크를 걸었고, 무엇보다 검찰-언론을 지독하게 불신하고 개혁을 요구하는 강력한 목소리를 만들어냈다. 지난 대선 직후에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통과될 수 있었던 것도, 국회에서 최초로 검사 탄핵안이 통과된 것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집요한 구속 시도가 실패한 것도, 윤석열 신검부 정권이 조기 레임덕에 빠진 것도 이런 토대 위에서 가능했다.

개혁과 진보를 주장하던 정치인과 정치세력들이, ‘진보’ 언론이, 지식인들이 이 목소리를 대변하고 뒷받침하려 했다면 더 많은 성과가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5년을 돌아보면 조 전 장관이 궁지에 몰렸을 때 사퇴를 압박하던 청와대 인사와 민주당 중진들이 있었고, 윤미향 의원이 마녀사냥당할 때 ‘손절’하고 당에서 내쫓던 민주당 이낙연 지도부가 있었다. 족벌언론에 나가서 마녀사냥에 힘을 보태던 ‘진보’ 정치인과 지식인들이 있었다. 

 

김우영 청와대 제도개혁비서관은 당시에 민주당 중진 의원들이 조국 장관에게 사퇴를 압박했다고 최근 증언했다/ 뉴탐사 관련 방송 화면 갈무리

추미애 장관이 검찰과 언론의 공격을 당할 때 ‘추-윤갈등’이라고 물타기 하며 같이 돌을 던지던 정치인들이 있었고, 이재명 체포동의안을 찬성하며 검찰을 돕던 민주당과 진보정당 정치인들이 있었고, 검찰 정권의 품으로 날아가 버린 조정훈 의원 같은 이들이 있었고, 국민의힘과 손잡고 선거제를 되돌리고 이재명을 2선 후퇴시키며 ‘강성진보 반기업 이미지를 벗어나자’는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같은 이들이 있었다.

이것은 천만 명이 넘게 본 영화 <서울의봄>에서 전두광과 하나회보다 더 우리를 더 답답하고 분노하게 한 것이 이태신에게 도움을 주기보다 육군본부에 궁둥이를 붙이고 앉아서 어정쩡한 태도로 시간이나 끌고 하나회와 타협을 모색하며 발목이나 잡다가 나중에는 심지어 뒤통수를 치던 무능하고 기회주의적인 국방장관과 ‘똥별’들이었음을 떠오르게 한다.

따라서 다가오는 총선에서 누가 윤석열 정부의 폭정과 역주행에 맞서서 일관되게 싸울 수 있는 믿을 만한 인물이고 세력인가의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여기에 있다. 과연 지난 5년 동안 누가 가장 앞장서서 이러한 마녀사냥에 반대해서 희생자들의 편에 섰는가? 검찰과 언론의 눈치를 보며 그 힘에 굴복하고 침묵하는 게 아니라 집중적 공격을 받으면서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진보적 개혁들을 추진하려는 진짜 의지를 보인 것은 누구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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