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당 신당엔 '여권 재편,' 민주당엔 '야당 분열'?
[12월 마지막주 키워드] 국힘당 이슈 선점 여전
'마녀사냥' 언론, 이선균 죽음 뒤 갑자기 '잠잠'
디지털 여론에선 이선균 죽음에 슬픔·분노 폭발
언급량 최다 상위에 '한동훈' '이준석' '이재명'
'김건희 특검' 통과·대통령 거부권에도 관심 높아
‘오스카 상을 받은 영화배우’ 이선균이 경찰의 마약혐의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국민들은 ‘기생충’의 이선균, ‘아저씨’의 이선균, 수많은 영화 속에 등장해 친근했던 배우 이선균의 죽음을 슬퍼했고, 또 한편으로는 분노했다.
슬픔과 분노는 지난주 SNS, 커뮤니티 등 디지털 여론 플랫폼에서 넘쳐났다. 그러나 언론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여론시장에서 이슈를 주도한 이름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신당 창당을 발표한 이준석 전 국힘당 대표였다.
'한동훈'은 지난주(12월 23~28일) 언론의 뉴스와 트위터·유튜브·커뮤니티·블로그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 종합순위 1위에 올랐다. ‘이준석’은 3위였다. 종합 순위 10위권에는 ‘이재명’(4위)과 ‘김건희’(6위) ‘윤석열’(8위)도 올랐고 ‘이선균’은 10위였다.
언론 뉴스만 놓고 보면, 김건희 특검법 통과와 대통령 거부권 계획 발표로 ‘특검’과 ‘김건희’가 최다 언급량 키워드 순위 1위, 3위를 각각 차지했다. 디지털 플랫폼에서 애도와 분노가 폭발했던 것과는 달리, 뉴스에서는 ‘이선균’ 키워드가 10위권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언론은 약 3개월여 전 경찰의 내사 단계에서부터 ‘이선균 마약혐의’ 기사를 보도하기 시작해 3차례 경찰 조사 때마다 포토라인에 세워 망신을 주고 사생활까지 털어 보도하더니, 그의 자살 이후엔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진 것이다.
경찰 수사에는 ‘잘못 없음’, 고인이 된 이선균 배우에는 ‘혐의 없음’, 검찰의 과잉 마약수사도 ‘문제없음’, 그리고는 ‘끝’이다. 3개월여 동안 천박한 황색언론들과 다를 바 없이 수천건이 넘는 온갖 기사를 써대며 마녀사냥을 벌여왔던 이른바 ‘주류언론’들이 그가 세상을 떠나자마자 갑자기 관심을 끊은 것이다. 사냥이 끝났다고 생각한 것일까?
트위터·유튜브·커뮤니티 등 모든 디지털 플랫폼에서는 언급량 순위 1위에 ‘이선균’이 올랐다. 또한 ‘검찰총장’ ‘천하람’ ‘김용태’ 등도 디지털 플랫폼에서 10위권에 오른 인물들이다. 인물 키워드 이외에 독도를 ‘영토분쟁지역’으로 부른 정신 나간 ‘국방부’ ‘(김건희) 특검법’ ‘탈당’ 그리고 배우 이선균으로 마녀사냥해 분노를 유발한 ‘언론’ 등이 10위권에 포함되어 있다.
언론 뉴스가 주도하고 디지털 플랫폼이 뒤따르는 여론시장이 총선 관련 키워드로 달궈지고 있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한동훈’ ‘이준석’ ‘국민의힘’ ‘민주당’ ‘신당’ 등 자주 언급되는 총선 관련 키워드들이다. 2주 전 10위권에 들었던 ‘이낙연’ 키워드는 지난주 소폭 밀려 13위에 머물렀다. 언론이 열심히 부각시키고 있는 ‘신당’ 이슈 탓에 ‘천하람’ ‘김용태’ 등도 급등 키워드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국힘당이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를 구성하면서 여전히 언론 이슈는 국힘당에 선점되어 있다. 프레임도 국힘당에 유리하게 짜여있다. 주류 언론들은 이준석 신당 출범은 ‘여권 재편’이라는 긍정적 프레임으로 보도하면서 ‘이낙연 신당 가능성’은 ‘야권 분열’이라는 부정적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 평소 친(親) 기득권ㆍ보수성향을 드러내던 '주류 언론'들이 선거가 가까워오면 이렇게 평소보다 훨씬 더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시민언론 민들레>는 빅데이터 여론분석 전문기업인 <스피치로그>의 ‘주간 키워드 분석’을 매주 게재합니다. ‘주간 키워드 분석’은 한 주 동안 보도된 뉴스, SNS, 커뮤니티, 유튜브 등 언론과 디지털 공간에서 나타나는 전체 여론의 동향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시민들이 개인 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이고 활발히 소통하며 새로운 공론의 장을 만들어 가는 시대에 SNS, 커뮤니티, 유튜브에서 나타나는 키워드 분석은 민심의 동향을 보다 정확히 읽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료가 될 것입니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