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흑서' 5인방 근황…권경애 "나도 학폭재판 충격"
권경애 "학폭 피해자 재판 불출석 알려져 충격"
법원에 "유족의 위자료 청구 기각해 달라" 요구
조선일보는 '조국·이재명 저격수'로 김경율 소개
서민은 '스승 명예 훼손' 사건으로 사과문 올려
진중권은 '모두까기'…강양구는 '강연' 열심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조국흑서’의 다섯 필자 가운데 한 명이었던 권경애 변호사의 이름이 다시 언론 기사에 등장했다. 학교폭력 피해자 고 박주원 양(사망 당시 16세) 유족의 변호인임에도 불구, 세 차례나 재판에 불출석 해 패소했던 그가 ‘반격’에 나선 때문이다. 그는 피해자 어머니인 유족 이기철 씨가 자신의 재판 불출석 사실을 언론에 알려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며 법원에 ‘유족의 위자료 청구를 기각해 달라’고 요구해 또다시 공분을 샀다. 오랜만에 듣는 권경애 변호사의 ‘소식’은 유쾌하지 않았다.
차제에 권경애·김경율·서민·진중권·강양구 등 이른바 ‘조국흑서’ 5인방의 근황을 알아봤다. 권경애 변호사는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게 억울해 보였다. 김경율 회계사는 조선일보와 긴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서민 교수는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진중권 전 교수는 변함 없이 ‘모두까기’에 열중하고 있었으며, 강양구 TBS 기자는 강연에 열심인 것으로 보였다.
권경애 “착각해 재판 출석 못해…나도 정신적 충격”
권 변호사의 법률대리인인 성종규 변호사는 소송 두 번째 조정(17일)을 앞둔 지난 12일 “항소 취하 간주로 인한 원고의 재판받을 권리와 2심 패소 판결 미고지로 인한 상고할 권리 침해의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는 전반적으로 인정한다”면서도 “권 변호사 역시 관련 사실이 알려져 정신적 충격을 받았으니 원고의 청구를 기각해 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권 변호사 측은 “권 변호사가 건강상 이유와 착각 때문에 재판에 출석하지 못했으며, 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방책을 찾다가 드라마 공모전에 대본을 응모했고 그 결과를 기다리느라 패소 사실을 뒤늦게 알렸다”는 해명도 내놨다.
권 변호사는 17일 조정일에도 불출석했다. 이날 딸의 영정을 들고 나온 이기철 씨는 기자들에게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 권 변호사와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뿐”이라며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를 보여주길 바란 것인데 권 변호사는 제게 지금까지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원의 강제조정안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강제조정안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조정 실패로 이 사건은 이제 정식 재판 절차를 밟게 된다.
법원을 다녀온 이기철 씨는 17~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러 건의 관련 글을 올렸다. 18일에는 권 변호사의 ‘드라마 공모전 응모’를 언급하며 “조국흑서 등 책만 쓴 게 아니었어. 변론 기일 출석은 잊어버리고 드라마 대본까지 쓰고 있었어”라며 분노를 표했다.
17일에는 이런 글도 올렸다. “권경애는 오늘도 출석하지 않았다. 대기실에 권경애 대리인 성종규 변호사가 도착하자 기자들이 몰려가 질문을 던지니까 ‘난 아무말도 안할 겁니다’ 하고는 입 꾹 다물고 딴청을 피웠다. 이미 조정이 시작되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지각해서 뒤늦게 들어온 법무법인 해미르 대표 변호사에게 성종규 변호사는 반갑게 웃으며 악수를 청하고 서로 손잡는 작태를 내 눈 앞에서 고스란히 지켜봐야만 했다. (…) 권경애가 선임한 성종규 변호사의 조정장(판사)에게 했던 발언이 심장을 짓누르고 귓가에 웅웅 울린다. (…) 사람의 도리와 기본을 간절히 보고 싶어서 지난 9월 조정장에게 권경애가 다음 기일에 출석하게 해달라고 했던 호소는 산산이 부서졌고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는 이전보다 훨씬 더 충격적이다.”
권 변호사는 지난 2015년 학교 폭력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 박주원 양의 어머니가 가해자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 항소심의 소송 대리인이었다. 그러나 재판에 여러 차례 불출석하는 등 불성실한 자세로 지난해 11월 원고 패소로 판결이 확정됐다. 권 변호사의 이해 못할 불성실은 사회적 공분을 샀고,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6월 19일 그에게 ‘정직 1년’ 처분을 내렸다.
앞서 어머니 이기철씨는 지난 4월 권 변호사의 재판 3회 불출석으로 소송에서 패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울중앙지법에 위자료 1억 등 총 2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조선일보 인터뷰이 소개는 ‘조국·이재명 저격수 김경율’
김경율 회계사는 조선일보와의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조선일보는 그의 언행을 기사로 만들어 심심찮게 내보내고 있었다. 특히 조선일보는 지난 16일 <정치에 할 말 있다>는 각계 인사의 릴레이 인터뷰를 시작했는데, 세 번째 인터뷰이는 김경율 회계사였다. 조선일보가 작은 제목으로 붙인 인터뷰이 소개는 ‘조국·이재명 저격수 김경율’이다. 조선일보가 그를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그의 발언 몇 대목을 들여다 보자. 윤석열을 지지한 이유, 윤석열을 인정한 이유를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조국 사태를 겪고 참여연대를 나오면서 ‘제3 정당’도 고민해 봤다. 장기적으로는 그 길이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윤석열이라는 현실적인 대안이 눈앞에 있었기 때문에 그를 지지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대통령 후보 시절인 2021년 가을에 아는 분 소개로 (윤석열을) 한번 만났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적이었고, 진정성이 있었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한테 하지? 내가 이걸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어떡하려고 저러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야당에서는 ‘술꾼’과 ‘무능’ 이미지를 씌우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나는 재벌 개혁 운동을 하면서 윤 대통령의 검사 시절 수사 과정을 오랜 기간 가까이서 봐왔는데, 그는 정교하고 실력이 있고, 공평무사함도 갖췄다.”
그러면서도 그는 윤석열 정부에 대해 걱정이 많은 모양이다. 안타까움도 표한다. 그는 ‘현재 윤석열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나’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우려스럽다. 지금 같은 모습으로 중도 확장, 총선 승리는 어렵다. 윤 대통령의 ‘공산 전체주의’ 발언이나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 등 현 정부가 주요 현안을 자꾸 이념 논쟁과 좌우 대결로 만들고 있다. 정책을 앞세우지 않고 이념과 진영 대결로 가다 보니 중도층이나 민주당에 실망한 야권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고 무당층으로 남아 있게 되는 것이다. 늦기 전에 달라져야 한다.”
‘스승 명예 훼손’ 사건으로 사과문 올린 서민
서민 단국대 교수는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 교수는 지난 12일 ‘이영미 원장님, 이왕재 교수님께 사과드립니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사연을 보니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백신에 관한 게시글을 쓰는 와중에 산부인과 이영미 원장님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썼으며, 유튜브를 통해 제 은사님이자 존경받는 의학자이신 이왕재 교수님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다.
서 교수는 “스스로 공익을 추구한다는 점에 도취된 나머지 인간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예의를 망각한 행위였다”며 “깊이 반성하고, 두 분께 진심을 담은 사과를 드린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서 교수의 사과는 ‘법원의 조정안’ 을 따른 것이었다.
법원은 서 교수에게 “코로나 백신 내에 검경(檢鏡, 세균 따위를 현미경으로 검사함)된 미확인 이물질에 관한 이영미 원장님의 주장을 의학자로서 최소한의 현미경 검경도 없이 인격 모독성 발언을 함으로 인하여 그 명예와 검경결과를 평가절하한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이영미 원장님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의 ‘사과문’을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10일 이상 게시하라는 조정안을 제시했고, 서 교수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우울한 일’은 또 있었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민사4단독은 지난 7월 6일 ‘서민 교수가 허위 사실로 윤미향 의원(무소속)의 명예를 훼손했고,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으로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021년 8월 서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정의연은 위안부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마다 시민들한테 장례비를 걷었지만, 세브란스 등 해당병원에서는 장례비를 한 푼도 받지 않았다”며 “그런데도 정의연은 장례비를 지출한 것처럼 해놨다.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의심이 들지만.”이라는 글을 올렸다.
윤 의원은 서 교수가 허위사실을 퍼뜨려 자신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조정을 신청했다. 조정은 서 교수의 거절로 결렬됐고 결국 민사소송으로 이어졌다.
재판부는 ‘500만 원 배상’과 함께 “서 교수가 파워블로거로서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극적인 표현을 의도적으로 사용해 불법행위를 했다”고 꾸짖기도 했다.
이 판결에 대해 서 교수는 며칠 뒤인 11일 자신의 블로그에 “윤미향과 더 이상 엮이지 말고 돈으로 때우자.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급 우울해지더라. 지금처럼 말하고 글 쓰다간 거덜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매주 써야 하는 자유일보 칼럼은 썼는데, 멘탈이 흔들리는 상황을 고려하면 잘 쓴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2017년 창간한 자유일보는 ‘지난 100여 년 동안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과 건국을 좌절시키려고 시도한 공산제국주의 세력과의 100년 전쟁을 주요 테마로 삼고 신문을 제작’(자유일보 사이트)하는 극우 성향의 매체다. 전광훈 목사가 ‘조중동도 믿을 수 없다’며 구독을 적극 권유하는 매체다. 지난 13일에는 ‘전광훈 목사 긴급 생방송’이라는 동영상도 올렸다.
서 교수는 지난해 조선일보에 ‘미안한 일’을 저지르기도 했다.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가 조선일보에 쓴 서 교수의 <윤 후보의 ‘개 사과’보다 이 후보의 ‘욕 사과’에 더 화가 난 이유>라는 칼럼에 대해 ‘주의’를 조치했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그때 서 교수의 글에 대해 “감정과 편견이 개입된 표현을 사용하여 보도함으로써 특정 후보자에 유·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진중권은 여전히 ‘모두까기’ 활동…강양구는 ‘강연’에 열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저기 방송에 출연해 특기인 ‘모두까기’에 열심이다. 그가 뭐라고 한마디 할 때마다 따옴표 붙여 옮기는 언론의 모습도 여전하다.
강양구 TBS 기자의 ‘정치적 발언’은 포털 기사 검색 기준, 눈에 띄는 ‘정치적 발언’은 없었다. 본업 외 ‘지식 큐레이터’라는 이름으로 ‘인공지능 시대의 출판’ ‘챗GPT 시대의 출판’ 등의 강연 활동은 활발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의 페이스북을 방문해봐도 대개는 일상과 책에 관한 얘기들이 대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