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새 원내대표 홍익표…"이재명과 원팀 돼 총선승리"

2차 투표까지 가며 남인순·김민석 의원 꺾어

'범친명' 분류…대선 땐 이낙연 캠프 총괄본부장

서울 중구, 성동을에서 서초을로 옮긴 3선 의원

연말 정기국회에서 노조법, 방송법 등 과제 산적

2023-09-26     박승철 기자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보궐선거 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3.9.26 [공동취재]

더불어민주당이 박광온 전 원내대표의 후임 원내대표로 3선의 홍익표 의원을 선출했다.

민주당은 26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홍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경선에는 홍익표, 김민석, 남인순 의원이 출마했으며 1차 투표에서 홍 의원과 남 의원이 결선에 진출해 최종적으로 홍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민주당은 정확한 의원별 득표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대외정책연구원에서 일했으며 2012년 서울 성동구을에서 민주통합당 의원으로 당선된 뒤 내리 3선을 달성했다. 민주당 수석대변인과 정책위의장, 민주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홍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어려울 때 힘든 자리를 맡았다”면서 “이제 민주당이 하나의 팀이 되어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 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 분 한 분의 의견을 경청하고 민주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4월 박광온 원내대표를 선출할 당시에도 경선에 참여했다. 당시 일부 친명계 인사들의 지원을 받아 ‘범 친명’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지난 대선 경선에서는 이낙연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원내대표 경선 직전 홍 의원과 김민석, 남인순 의원은 공동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에서 이들은 “엄중한 시기에 당의 위기를 통합과 개혁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위기의 순간에 단합해야 한다는 염원이 당의 운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표를 지키고 윤석열 정부의 폭정에 맞서기 위해 당선자를 중심으로 분열 없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최전선에서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보궐선거 의원총회에서 변재일 선관위원장 등과 인사하고 있다. 2023.9.26 [공동취재]

그러나 김민석 의원이 제안했던 이재명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르며 절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없을 것이라는 원칙을 명확히 하자는 제안에 대해 홍 원내대표가 직접 응답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홍 원내대표는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지 하루가 지난 22일 MBC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당 대표가 구속된다고 해서 당 대표를 물러나야 된다 이건 아니지만 실제로 구속된 상태에서 당무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 않냐”면서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당 대표직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홍 원내대표가 대표직 사퇴 또는 지도부 총사퇴론에 힘을 싣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가 지금까지 “이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직접 언급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러한 극단적인 주장까지는 나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출마의 변과 당선 일성에서 모두 ‘원팀’과 ‘다양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가결’ 의원들의 징계 문제를 거론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의 입장에서는 168명의 민주당 의원 분포상 단독으로 원내대표를 낼 수 있는 원내 세력이 없다는 점에서 누가 되더라도 이들과 타협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이번에 낙선한 김민석 의원은 원내대표가 되지는 못했지만,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소수 친명계 의원들을 제외하면 공개적으로 강하게 부결 당론 채택, 비대위 없는 이재명 체제 총선 등을 언급한 의원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 원내대표에게는 정기국회에서 입법 성과를 내고 연말 대여 투쟁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당선 일성으로 총선 승리를 다짐했는데 총선 승리를 위해서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 노조법, 방송법 등의 처리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을 타개해야 하며 김건희 특검, 50억 클럽 특검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이슈 관리를 해 나가야 한다. 잼버리 사태, 오송 참사, 방송장악 사태, 양평 고속도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등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추진하던 사안도 조속히 결론을 낼 필요가 있다.

홍 원내대표는 자신의 3선 지역구인 중구, 성동을을 포기하고 민주당으로서는 험지인 서초을로 지역구를 옮겼다. 당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는 평가도 받지만, 보수적 지역에 출마할 인사가 원내대표를 맡아 당의 보수적 색채가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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