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 언제까지…"죽기를 각오한 거 같아 걱정이다"
단식 23일째…중단 요청에도 뜻 안 굽혀
의원들 거듭 설득에도 그저 "알겠다"고만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 부인께서 말씀하신 게, (이 대표가) 진짜 죽을라고 하는 거 같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다. 그래서 정말 걱정이다. 단식을 안 풀면 진짜 위험한 상황이다. 어떤 사람이 23일이나 단식을 하는가. 계속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
수도권의 한 민주당 의원은 22일 <시민언론 민들레>와 통화에서 23일째 단식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 상황과 관련해 이 같이 우려를 전했다. 전날 국회에서 체포 동의안이 가결된 가운데, 이 대표는 여전히 '병상 단식'을 이어가며 곡기를 끊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3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무기한 단식을 선언한 이 대표는 단식 19일째였던 지난 18일 의식을 거의 잃을 정도로 건강 상태가 악화돼 긴급 이송됐지만, 병원에서도 단식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전두환 신군부 독재에 항거해 단식을 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기록(23일)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민주당 내부뿐 아니라 시민사회와 종교계 등에서도 수차례 단식 중단을 요구했지만, 이 대표는 완강하게 거부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지난 19일 병원을 방문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하고 다시 또 일어서기를 바라고 있다"며 단식 중단을 요청했지만, 이 대표는 중단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잘 알겠다"고만 답했다.
이날도 오전부터 강민정·강준현·김성환·김영진·김의겸·민형배·박주민·박홍근·안호영·우원식·윤후덕·이용빈·전용기·정성호·주철현(가나다순) 등 민주당 의원들이 병원을 찾아 단식 중단을 거듭 요청했지만, 이 대표는 중단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원식 의원은 병원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단식을 하신 지가 매우 오래돼서 건강이 아주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어제 그런 일(체포동의안 가결)도 있었고, 또 오늘 아침에는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 기일도 잡혔기 때문에 건강을 회복하고 실질 심사를 잘 응하는 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단식을 풀고 중요한 일들을 앞으로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건강을 회복하시라고 강하게 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알았다" 정도로만 답했다고 우 의원은 전했다.
당 최고위원들도 이날 오후 6시쯤 병원을 방문해 당의 혼란을 수습하고 재정비 하기 위해 단식을 중단해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할 계획이지만, 이 대표가 뜻을 굽힐지는 의문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단식 중단을) 강력하게 권유를 할 생각"이라면서도 "제 말을 들으실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26일로 정해진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계기로 이 대표가 단식 출구를 찾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지만, 단정하긴 어렵다.
이러한 가운데, 이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더 개혁적인 민주당, 더 유능한 민주당, 더 민주적인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사력을 다 하겠다" "국민을 믿고 굽힘 없이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 대표 입장문에 대해 사퇴에 선을 긋고 동시에 단식 출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당에선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입장문 그대로 봐 달라"고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