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경술국치일에…일본·미국과 합동훈련한 해군

공교롭게도 2월에는 '다케시마의 날'에

윤석열 정부 친일 외교기조 영향인 듯

정무적 판단 없이 일본에 끌려가나?

해군 "북 위협 대응…더 드릴 말 없다"

2023-08-29     김성진 기자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16일 동해 공해상에서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등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하고 있다.오른쪽부터 한국 해군 이지스구축함 율곡이이함, 미국 해군 이지스구축함 존핀함,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구축함 마야함. 2023.7.16 [해군 제공] 연합뉴스

일제에 의해 국권이 상실된 경술국치일인 29일, 한국 해군이 미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와 함께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한·미·일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

해군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같이 밝히며, 훈련 실시 이유에 대해 "지난 24일 유엔안보리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 발사 등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하여"라고 설명했다.

해군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 한국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율곡이이함과 미국 이지스구축함 벤폴드함,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구축함 하구로함이 참가했다.

3국 함정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상황을 상정하고 가상의 탄도미사일 표적에 대해 탐지, 추적 및 정보공유 등 대응절차 숙달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했다.

또 한·미·일 정상회의와 국방장관 회의에서 합의된 북한 발사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의 연내 가동을 위한 공유체계를 점검했다고 해군은 전했다.

김기영 율곡이이함장(대령)은 "이번 훈련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태세와 능력을 더욱 향상시키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우리 군의 강력한 대응체계와 3자 공조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안보를 더욱 굳건히 하겠다"고 말했다.

훈련이 실시된 이날은 국가의 가장 치욕스러운 날인 경술국치일(8월 29일)이다. 1910년 8월 29일 대한제국은 한일병합조약에 의해 국권이 상실됐고, 일제는 이후 36년 동안 조선을 불법 강점 및 지배하면서 수많은 조선인을 죽이고 수탈·약탈했다.

장도영 해군 서울공보팀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경술국치일에 일본과 합동훈련을 한 이유에 대해 "북한이 주장한 우주발사체 발사 등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됐다"며 "추가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 공교롭게 일본의 외교적 의도나 목표에 일치하는 지역이나 특정 날짜에 한·미·일 합동훈련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군이 훈련과 관련해 최소한의 정무적 판단도 없이 일본의 의도대로 끌려가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앞서 지난 2월 22일 '다케시마의 날'(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시마네현 조례에 따라 지정한 기념일)에도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동해 공해상에서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

당시 한국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은 미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배리함,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 아타고함과 함께 독도에서 동쪽으로 180㎞정도 떨어진 공해상에서 훈련을 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훈련 보도자료에서 한·미·일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이 열린 동해를 'the Sea of Japan(일본해)'라고 표기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