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정부 단명 원인은 586 유약함·관료장악 실패"

기자 출신 원희복 씨의 신간 <진보 재구성과 집권전략>

"2010년 지선·2012년 총선 때 개혁진보 선거연대 주목"

진중권·권경애·강준만·김경율·조기숙 등 '진보논객'도 비판

2023-06-21     이승호 에디터

 

'진보 재구성과 집권전략'.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진보 집권전략을 소개한 책이 나왔다. 원희복 전 경향신문 선임기자가 쓴 <진보 재구성과 집권전략>(밀물과썰물 간)이다.

특히 이 책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최장집 전 고려대, 윤소영 전 한신대, 강준만 전 전북대, 진중권 전 동양대, 조기숙 이대 교수 등 이른바 유명 진보논객을 비판한 부분이다. 저자는 지난 대선에서 이들이 쓴 글과 행동을 통해 학자적 관점은 물론, 진보논객으로서도 자격이 없다고 혹평했다.

김경율, 민경우, 권경애, 한석호 등 80년대 학생운동권의 변신 이유도 날카롭게 분석했다. 저자는, 이들이 가치(권력) 배분에서 소외된 것에 대한 분노와 ‘공돌이 출신 이재명’에 대한 열패감에 기반한 허위의식이 작용해 변신한 것으로 봤다.

저자는 ‘개혁진보가 질 수밖에 없었던 9가지 이유’를 설명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그는 “20년 지속하겠다던 촛불정부가 불과 5년 만에 쇠망한 이유를 철저히 분석하고, 복기하고, 수정하지 않으면 개혁진보집권은 영원히 불가능하다”며 “이 책은 개혁진보 세력을 근본에서부터 재구성하기 위한 매뉴얼”이라고 말했다.

이런 시각에서 저자는 촛불정부 쇠망의 원인을 외부가 아닌 개혁진보 세력 내부에서 찾고 있다. ‘진보의 재구성’을 위한 ‘반성’의 의미일 것이다.

저자는 우선 관료장악 실패를 중요 요인으로 꼽았다. 행정은 국무회의를 통해 관료를 장악한 각 부처 장관에 의해 이뤄지는데, 이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내각에 기용된 학자와 시민단체 출신들이 실력부족과 의지부족으로 관료조직을 장악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촛불정부에 대거 투입된 586세력의 ‘유약함’에 대해서도 아쉬워했다. 과거 자신들의 ‘과거’가 드러나고, ‘종북몰이’가 두려워 몸을 사리는데 급급했다는 비판이다. 특히 실체없는 중도확장론에 매몰된 민주당이 촛불연대 세력에서 스스로 탈퇴하는 오류를 범한 것에 대해서는 크게 안타까워했다. 촛불혁명이 부여한 ‘적폐청산’ ‘재조산하’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고, 이를 실현할 의지도 부족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 “정치를 몰랐던 순진한 개혁 진보단체의 어설픈 선거법 개정 동조와, 민주당과 연대에서 드러난 전술적 오류는 내년 총선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희복 전 경향신문 선임기자. 텔레그램 프로필 

저자는 이명박으로 정권이 넘어간 이후인 2010년 지방선거와 2012년 총선에서 개혁진보진영에서 시도한 개혁진보 선거연대에 주목하자고 제안한다. 즉 진보정당(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녹색당)의 통합 혹은 1차 연대를 거쳐 민주당과 2차 선거 연대를 하는 것이 유일한 개혁진보의 활로라는 것이다. 이미 진보정당의 연대는 추진 중에 있다.

진보정당이 연대 혹은 통합을 추진하고 있고, 복잡한 당내 사정으로 혁신위가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상황에서 개혁진보가 어떻게 활로를 찾아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시의적절한 책이 아닐 수 없다.

저자는 2018년에 펴낸 <촛불민중혁명사>를 통해 많이 배운 ‘먹물들’의 허위의식을 고발하기도 했다. 저자는 “<촛불민중혁명사>는 박근혜 정권 역사왜곡에 앞장 선 강단 사학자들, 물대포에 맞아 숨진 사람을 병사라 우긴 서울대병원 의사들, 청와대와 거래했던 법관들, 세월호 유족을 능멸했던 기자들, ‘나는 종북단체가 아니다’며 연대를 거부했던 시민단체들, 공권력을 피해 온 사람을 내친 종교인들, 마지막까지 청와대와 거래하려 했던 야당 정치인들의 허위의식을 고발하자는 의미로 쓴 책”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진보 재구성과 집권전략>도 같은 맥락에서 쓴 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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