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중국 투자 통제 추진…일본·독일은 '난색'

옐런 "G7 다수, 중국 강압 맞서는 방안 검토"

정상들, 투자 통제해도 '전략적 중요 분야' 초점

G7 '공급망 파트너십'도 논의…효과엔 회의적

중국, 세계 2대 경제국…'중국 고립' 양날의 칼

2023-05-13     이유 에디터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앞줄 가운데)이 12일 일본 니가타에서 진행 중인 주요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 05.12 [AP=연합뉴스]

미국이 중국의 경제 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주요 7개국(G7)의 대중국 투자에 대한 '맞춤형 통제'(targeted controls)를 추진하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미국은 11일부터 사흘간 일본 니가타에서 진행되는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대중국 투자에 대한 '맞춤형 통제'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나, 독일과 일본은 자국 경제에 미칠 피해 때문에 미온적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12일 전했다.

이번 G7 재무장관 회의의 방점은 중국 대처에 찍혀 있다. 올해 의장국인 일본은 공급망 다변화와 극심한 대중 의존도 축소 등을 위한 새로운 작업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반중국 조치의 '수준'을 놓고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옐런 "G7 다수, 중국 강압 맞서는 방안 검토"

미국은 반중국 전선의 선두에서 대중 투자 통제를 비롯해 보다 강력한 조치의 도입을 밀어붙이고 있고, 영국은 이에 동조하고 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11일 G7의 다수가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공유하고 있고, 그런 행동에 맞서는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 투자 통제 추진과 관련, 그는 "우리는 G7 동료들과 논의해왔다. 나는 최소한 다소 비공식으로라도 이런 만남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해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도 대중 투자 통제에 관한 언급은 없었지만 11일 닛케이를 통해 G7은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항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일 중국 광저우의 LG디스플레이 생산기지를 방문했다. 2023 0412 [중국CCTV 캡처]  연합뉴스

수출의존도 높은 독일·일본, 경제 타격 우려 소극적

하지만 수출의존도가 높은 독일과 일본은 세계 2대 경제인 중국과의 교역이 단절되면 자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소극적인 상태이다.

독일의 경우 중국을 점점 더 전략적 경쟁자로 의식하고, 양국 관계 재평가 조치들을 검토해왔지만, G7의 반중 전선 구축으로 비치는 것은 꺼리고 있다.

독일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신규 제재 방침에 의거해 중국을 겨냥하는 것을 반대한 행동이 잘 보여주고 있다.

의장국인 일본도 대중 투자 통제가 글로벌 교역과 일본 경제에 미칠 엄청난 영향를 고려할 때 이를 관철하려는 미국의 입장에 거리를 두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일본 당국자는 "대외투자 제한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 자신도 중국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실제로 제한을 부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12일 일본 니가타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한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가는 모습.. 2023 05.12 [AFP=연합뉴스]

정상들, 투자 통제해도 '전략적 중요분야'에 초점

G7 재무장관 회의는 19~21일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을 하게 된다. G7 정상회의에서 미국이 제안한 '맞춤형 대중 투자 통제'의 시행을 놓고 토론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설사 대중 투자에 대한 점검이 이뤄진다 해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분야'에 맞춰질 것이라고 독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로이터는 내다봤다.

또 하나의 주제도 중국 관련이다. 중국에서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해 저소득국, 신흥국들과 파트너십을 창설하는 작업으로 G7 회원국 사이에서 대중 투자 통제 문제보단 논란이 덜하다.

의장국인 일본은 12일 G7과 한국,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코모로 싱가포르 등 6개 초청국과 함께 12일 공급망 파트너십 창설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중국에 맞선 이런 조치가 얼마나 효과적일지 회의적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1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전격적으로 회동했다.  6개월만에 미중 고위급 정무대화가 재개된 것이다. 2023 05.11 [신화=연합뉴스] 

G7 '공급망 파트너십' 논의…효과엔 회의적

니시하마 토루 다이니치생명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제력을 감안할 때 중국을 떠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렇게 되면 세계교역은 분리되고 글로벌 성장은 훼손되고 G7 경제들도 상처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무엇보다 걸림돌은 중국이 세계 최대의 채권국이란 사실이다. 상당수 신흥경제국이 중국에 빚을 지고 있다. 그래서 G7이 또한 신흥경제국과 공급망 파트너십을 만들어 중국을 고립하려 할 때 그들의 부채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그들의 대중 부채 해결을 도와야 하지만 G7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중국의 고립은 양날의 칼과 같아서 득보다 실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은 신흥경제국 부채 재조정 작업에 소극적이다. 얼마 전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공동으로 국가부채 관련 회의를 열었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3월 들어 10일까지 반도체 수출이 41%나 감소하고, 대중국 수출도 35%가 감소한 영향으로 연간 기준 무역적자가 230억 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은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서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2023.3.1. 연합뉴스

중국, 세계 2대 경제국…'중국 고립' 양날의 칼

G7은 이번 회의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방침을 확인할 방침이다.

또한 긴축 정책과 미국에서 잇단 은행 파산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초청국 자격으로 참가했다. 한국 부총리가 G7 재무장관 회의에 초청받은 것은 2008년 권오규 당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이후 처음이라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G7 재무장관은 13일 니가타에서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공동성명을 낸다.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