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비자금' 의심 사찰, 보도 뒤 근저당 해제

2023-05-14     김준수 기자

전두환 일가 비자금'을 은닉한 곳으로 의심되는 남양주 소재 개인 사찰. 시민언론 더탐사가 최초로 지난 4월 4일 보도한 이후 24억여 원 근저당 공동담보목록에 포함된 일부 토지가 해제되는 등 등기부등본상의 변동 사항이 추가로 포착됐다. 또 개인 사찰을 가로지르는 국유지도 무단으로 이용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두환 일가 비자금' 은닉처로 지목된 8만여평 규모의 남양주 소재 개인 사찰. (사진=시민언론 더탐사 영상 갈무리)

남양주 소재 이 개인 사찰은 사찰 건물을 담보로 2018년과 2019년 충북 보은농협(1순위)과 충북 보은산림조합(2순위)으로터 각각 12억여 원씩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사찰이 위치한 남양주나 서울이 아닌 충북 소재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실행한 것이나 24억여 원의 대출을 받기 위해 8만여 평 가까운 사찰 소유 토지를 공동담보목록에 올리고, 지상권도 설정하지 않는 것도 의아한 대목이다. 실소유자가 명의상 소유자의 소유권 행사를 제한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겠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민언론 더탐사는 전두환 일가 비자금 은닉 의심 개인 사찰과 관련해 4월 4일을 시작으로 4월 11일, 4월 18일, 5월 1일에 보도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대출 상환이 이뤄지지도 않았는데도 4월 19일 이후 공동담보목록에 포함됐던 일부 필지가 해제되거나 일부 포기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24억여 원 근저당 공동담보목록에서 해제된 필지를 살펴보면, 해당 개인 사찰에서 토지이용도가 높은 소위 알짜배기 땅인 것을 알 수 있다. 또 충북 보은농협과 보은산림조합이 동시에 공동담보목록에서 일부 필지를 해제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 보은농협과 보은산림조합으로부터 각각 12억여원씩 총 24억여원을 대출 받은 '전두환 일가 비자금' 은닉처로 지목된 남양주 소재 개인 사찰. (사진=시민언론 더탐사 영상 갈무리)

충북 보은농협 관계자는 "우리는 전국구다. 어디서 누가 소개 와서 하든 (대출)할 수 있다"며 "대부분 템플스테이나 이런 부분을 하지 않나. 그런 건물의 목적으로 한다고 그래서 대출이 나갔던 거다. 우리가 들을 때는 그렇게 사용한다고 했었다. 그 이후에 사용을 어떻게 하는지는 우리가 상관없지 않나"라고 남양주 소재 개인 사찰에 대출이 실행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개인적인 소유에 개인적으로 어떤 용도로 쓰든 근린생활시설로 건축물 허가가 나는 부분에 대해서 채권보전은 우리가 취급은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대출이) 나간 거다. (대출) 당시에 치명적인 문제나 이런 부분이 없기 때문에 대출이 아마 나갔을 거다. 농협은 자체적으로 시스템이 있다"며 "2018년도면 감사를 벌써 3번 이상 받았을 것"이라며 해당 사찰과 관련된 대출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사찰에서 확인이 가능한 건축물대장을 살펴보면, 3채의 건물은 모두 근린생활시설이 아닌 종교시설로 확인된다. 충북 보은농협은 종교시설임에도 채권보전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12억여 원 상당의 대출을 실행했거나 무허가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해준 셈이다. 시민언론 더탐사는 건축물대장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수차례에 걸친 현장 방문과 드론 촬영으로 확인된 건물들에 대해 추가 취재 중이다.

시민언론 더탐사 보도 이후 등기부등본상 변동 사항이 포착된 남양주 소재 개인 사찰. (사진=시민언론 더탐사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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