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분쟁 상대 대만보다 한국서 수입 더 줄였다

올 1분기 23개 주요 교역 대상 중 한국 감소율 최대

한·미·일 공조에 몰두하는 새…작년 동기비 28.2%↓

대중국 수출 2위→5위…미국·대만·일본·호주에 밀려

중국 전체 수입서 차지하는 비중 1년새 8.1%→6.2%

2023-04-30     유상규 에디터
지난 19일까지 중국 광저우에서 열렸던 제133회 '중국 춘계 수출입상품 교역회'에 설치된 한국관 전경. 2023.4.17.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한·미, 한·미·일 공조에 몰두하는 사이 중국과의 무역은 급속하게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국이 올해 1분기 주요 교역 대상 가운데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을 가장 크게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감소율이 중국의 직접 분쟁 대상인 대만보다도 커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한국 관세청에 해당) 무역 통계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한국의 대중 수출(중국의 대한국 수입)은 382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2% 감소했다고 30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정부는 대중국 수출 감소는 중국의 경기 둔화에다 주력 상품이 반도체 부진이 원인이라고 설명하지만, 지역 군사안보 긴장 갈등의 와중에 일방적으로 미국과 일본 편향적 자세를 보인데 대한 중국의 견제가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중국의 전체 수입은 작년 1분기에 비해 7.1% 감소했다.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 폭 28.2%는 중국 해관이 관리하는 23개 '주요 국가·지역' 가운데 가장 컸다. 심지어 지역 분쟁의 당사자인 대만도 28.0%로 한국보다는 낮았다.

올해 1분기 일본의 대중 수출 감소율은 19.5%였고, 반도체 등 각종 수출통제에도 갈등의 주 당사자인 미국은 1.7%로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미국이 중국과의 정치·외교·안보 상 갈등과는 별개로 국익을 챙긴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갈등은 미국이 벌여놨는데 된서리는 한국이 가장 크게 받은 꼴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대 중국 수출 규모에서 대만에 이어 2위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대만은 물론 미국, 일본, 호주에도 뒤져 5위로 밀려났다.

국가별 1분기 대중 수출은 미국(463억 5000만 달러), 대만(444억 3000만 달러), 호주(391억 2000만 달러), 일본(386억 달러), 한국(382억 달러) 등의 순이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분기 8.1%에서 6.2%로 내려갔다.

정부는 대중 수출이 이처럼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반도체 수출 부진의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1분기 한국의 전체 반도체 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40% 감소했다. 반도체 수요와 가격의 동반 하락 여파가 컸다. 대중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작년 4분기 -31.7%에서 올해 1분기 들어 -44.5%로 더 나빠졌다.

중국이 작년 말 자국 경제를 짓누르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접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나서면서 점진적인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중국을 포함한 세계 수요의 위축으로 IT 부문에서 중국 내 재고 수준은 여전히 높다.

리오프닝 파급 효과가 제한돼 중국 내수 회복이 여전히 부진한 것도 한국의 대중 수출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의 '중국 리오프닝의 국내 경제 파급 영향 분석' 보고서는 "중국의 리오프닝 이후 수입 의존도가 낮은 음식·숙박 등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는 반면 휴대폰,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는 감소하면서 관련 최종재 및 중간재 수입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