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항모까지…중국, 8개월만에 또 '대만 포위' 훈련
사흘간 군용기 232대 출격…항모 산둥함도 참여
시진핑, 남중국해 담당부대 시찰 "실전훈련 강화"
중국 관영매체 "대만에 무기 생산시설 만들면 타격"
미국‧필리핀, 남중국해서 대규모 연합군사훈련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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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대한 중국의 전방위 군사 압박이 거세다.
중국은 지난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에 반발해 8~10일 사흘간 역대급 규모의 '대만 포위' 군사훈련을 벌였다.
이번 군사훈련은 대만을 봉쇄·공격하고 미국의 지원 전력을 차단하는 사실상의 '전쟁 예행연습'으로 여겨지고 있다. 대만 담당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스이 대변인은 10일 군사훈련 종료를 발표했다. 그는 "부대는 언제든지 싸울 수 있다. 모든 형태의 대만 독립·분열 및 외부 간섭 시도·음모를 결연히 분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대만도 물러서지 않고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은 11일 CNN 방송 인터뷰를 통해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전쟁 준비를 하는 듯하다"라면서 "국제사회, 특히 민주주의 진영은 중국에게 전쟁 위협과 전쟁 준비를 중단하라고 말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항모 첫 훈련 참가, 사흘간 군용기 232대 출격
이른바 중국의 '날카로운 검' 훈련은 △ 1일 차(8일) 제공·제해권 장악과 정보 장악 △ 2일 차(9일) 대만 내의 중요 목표물 모의 타격 △ 3일 차(10일) 항공모함이 참가한 대만 봉쇄 연습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마지막 날인 10일 대만 주변에는 역대 하루 최다인 91대의 중국 군용기가 출격했다.
그중 54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거나 대만 서남부와 동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8일 71대, 9일 70대, 10일 91대 등 사흘간 누적 232대가 동원됐다. 기종도 J-10, 11, 15, 16 전투기와 H-6 폭격기, YU-20 공중급유기, KJ-500 조기경보기 등 역할별 기종이 거의 총출동했다.
또한 중국의 제2호 항공모함인 산둥함이 대만 포위 훈련에 처음 참여했다.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도 중국은 강도 높은 대만 포위 훈련을 했지만, 항공모함은 없었다. 산둥함 항모전단은 7~9일 대만 동쪽, 일본 미야코섬 남쪽 해상에서 활동했고, 전투기 등 함재기 이륙이 120차례 확인됐다고 일본 방위성은 밝혔다.
중국은 이번 훈련에서 항모를 비롯한 해·공군 전력을 총동원해 대만을 봉쇄하고, 대만에 대한 모의 타격 훈련을 했으며 전략폭격기의 대만 공격 시뮬레이션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직접 현지시찰 나선 시진핑 "영토주권 결연히 수호"
역대급 '대만 포위' 군사훈련 다음날인 1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중 대치 전선의 하나인 남중국해를 담당하는 광둥성의 인민해방군 남부전구 해군부대를 방문해 실전을 위한 군사훈련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시 주석은 "우리나라 영토주권과 해양 권익을 결연히 수호해야 한다"라면서 훈련 수준 및 실전 능력 제고와 신형 작전 역량 및 수단 개발, 신형 군사 장비의 실전 능력 확보를 지시했다.
남중국해는 중국이 필리핀, 베트남 등과 관할권을 다투는 분쟁 수역으로 미 해군의 '항행의 자유' 작전이 잦으면서 미·중 전력 간에 갈등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남중국해 함대는 중국 해군의 최강 함대이며, 시 주석의 현지 시찰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미국‧필리핀, 남중국해서 대규모 연합군사훈련 돌입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10일 미 해군의 유도 미사일 이지스 구축함이 남중국해 '미스치프 암초' 인근 해역에서 '항행의 자유' 훈련을 시행했고, 11일부터는 미국과 필리핀 병력 1만7600명이 참가한 '발리카탄' 연례 연합군사훈련에 돌입했다.
이런 와중에 진행된 시 주석의 남중국해 담당 군부대 방문은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유사시 미국에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결의와 함께, 지난 1월 해군기지와 군 공항 등 4곳의 사용권을 미군에 추가로 제공한 필리핀에 대한 견제와 경고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통신은 해석했다.
한편, 루퍼트 해먼드 체임버스 미국·대만 상공회의소 회장이 이끄는 미국 방산업계 대표단이 5월 초 대만을 방문해 드론·탄약 공동생산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관영매체가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13일 자 사설에서 "미국의 방산 기업들이 정말로 대만 섬 안에 생산라인을 설치한다면...그 생산 거점들은 자동으로 중국 인민해방군의 타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