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경상수지 -5.2억 달러…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

수입 늘고 수출 감소 지속 상품·서비스수지 동시 부진

3월에도 적자 이어질듯…경상수지 적자 기조 굳어지나

정부 "서비스수지가 흑자 걸림돌…여행수지 주요 변수"

2023-04-08     유상규 에디터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 차관회의에 참석해 경상수지 흑자 전환을 위한 내수활성 대책 실행 계획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4.7. 연합뉴스

경상수지가 올들어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로 돌아선 반면 수출은 여전히 감소해 상품수지 적자가 이어진 데다 서비스수지 적자도 계속됐기 때문이다.

7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지난 1월(-42억 1000만 달러)에 이어 2월(-5억 2000만 달러)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전달에 비해 경상수지의 적자 폭은 줄었지만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가 모두 적자다. 이에 따라 2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47억 3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경상수지가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1년 1월(-22억 9000만 달러)과 2월(-28억 8000만 달러) 이후 11년 만이다.

2월 경상수지 내용 중 상품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56억 5000만 달러 줄어 13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는 지난해 10월 9억 5000만 달러 적자로 전환한 뒤 11월(-10억 달러)과 12월(-4억 8000만 달러), 1월(-73억 2000만 달러)에 이어 2월까지 5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상품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주원인은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한 반도체(-41.5%), 화공품(-9.8%) 등의 수출 감소이다. 전체 통관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6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다.

다만 상품수지 적자 규모는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80년 1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 1월보다는 크게 줄었다. 자동차와 석유제품, 일반기계 등의 수출이 늘어난 데다, 에너지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의 수입액도 1월보다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서비스수지도 적자 국면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월 서비스수지는 20억 3000만 달러 적자로, 작년 2월 9000만 달러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수출 화물운임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운송수지(-2억 2000만 달러)가 적자 적환됐고, 해외여행 확대로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지난해 2월 4억 3000만 달러에서 올해는 10억 1000만 달러로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서비스수지는 지난해 2∼4월 3개월간 반짝 흑자를 나타냈지만 이후 5월부터 10개월째 적자를 이어갔다.

그나마 배당수입 증가 등으로 본원소득수지가 2월 31억 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흑자 폭이 15억 6000만달러 늘어나 전체 경상수지 적자 규모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

본원소득수지는 해외에서 발생한 이익을 국내 송금할 때 법인세 혜택을 주는 익금불산입제도가 지난 1월부터 도입되면서 흑자를 보이고 있다.

 

경상수지는 3월 이후에도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수출액은 551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6% 줄었다. 작년 10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46억 2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작년 3월부터 13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무역수지 적자로 인해 3월 상품수지도 적자가 불가피해 보인다.

서비스수지도 적자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이후 내국인의 해외 여행객 수가 급증한 데다, 그동안 서비스 수지 개선을 견인했던 해운 운송 수입 호조 요인이 사라지면서 서비스 수지 적자가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올해 서비스 수지 적자가 확대되면서 전체 경상수지 악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3월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에서 다소 개선되겠지만 서비스수지는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혼재해 있어 흑자 전환을 쉽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월 내놓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상반기 상품수출은 4% 감소하고, 경상수지는 44억 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열린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던 서비스수지가 최근 들어 작년보다 악화하면서 경상수지 흑자 흐름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내수활성화 대책이 여행수지 개선 효과를 얼마만큼 창출할지가 올해 경상수지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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