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고용시장에 불어닥친 '경기둔화 바람'

2월 취업자 증가폭 9개월째 둔화

60세 이상 증가분 빼면 10만 명 감소

제조업 취업자 2개월 연속 감소

2023-03-15     유상규 에디터
2월 청년 취업자 수가 2년 만에 가장 큰 폭인 12만 5000명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게시판에서 구인 정보를 살펴보고 있는 청년 구직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청년 취업자 수가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체 취업자 증가도 31만 명 선에 그쳤고, 그나마 60세 이상 노령층을 제외하면 오히려 10만 명 넘게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가 2개월 연속 줄어드는 등 고용시장에 경기 둔화의 영향이 본격화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71만 4000명으로 작년 2월보다 31만 2000명 늘었다.

지난 2021년 2월(-47만 3000명) 이후 2년 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작년 2월 취업자 증가 폭이 103만 7000명으로 컸던 데 따른 기저효과와 고령화 등 인구 구조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취업자 수는 2021년 3월부터 24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으나, 증가 폭은 작년 6월(84만 1000명)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둔화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41만 3000명 늘었으나, 60세 이상을 제외하면 전체 취업자는 10만 1000명 줄어든 셈이다

50대(7만 7000명), 30대(2만 4000명)가 늘었으나, 20대 이하 청년층(-12만 5000명)과 40대(-7만 7000명)는 감소했다.

청년층 취업자 감소 폭은 2021년 2월(-14만 2000명) 이후 가장 컸다. 청년층 취업자는 4개월째, 40대 취업자는 8개월째 줄었다.

청년층 고용률도 45.5%로 1년 전보다 0.4%p 하락했다. 2021년 2월 이후 2년 만에 하락 전환이다.

인구 감소와 함께 지난해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던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가 2만 7000명 감소했다. 전월(-3만 5000명)에 이어 두 달째 감소세다. 반도체 수출 감소가 고용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보험업에서도 6000명 감소했다. 지난 1월 금융·보험업 취업자 수는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감소했다.

도소매업(-7만 6000명), 운수·창고업(-4만 4000명), 농림어업(-4만 4000명) 등에서도 감소했다.

반면 보건·복지업(19만 2000명), 숙박·음식점업(17만 6000명) 등에서는 취업자가 늘었다. 숙박·음식점업은 10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임금근로자 가운데 상용근로자가 47만 명 증가하고 임시근로자(-12만 8000명)와 일용근로자(-8000명)는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가운데에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5만 5000명 늘었지만,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5000명 줄었다. 무급가족종사자는 7만 2000명 감소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1.1%로 1년 전보다 0.5%p 올랐다. 1982년 7월 월간 통계 작성 이래 2월 기준 최고치다.

실업자 수는 89만 명으로 6만 4000명 줄었고 실업률은 3.1%로 0.3%p 감소했다. 1999년 6월 통계 개편 이후 2월 기준 최저다.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 실업률이 7.0%로 0.1%p 상승했다. 30대도 2.7%로 0.1%p 높아졌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2월 고용은 취업자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증가 폭이 9개월째 둔화했다"며 "고용률 전체로 보면 나쁜 상황은 아니지만, 경기 둔화가 점차 고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시동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지난해 고용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와 경기 둔화, 생산연령인구 감소 등 취업자 증가 폭 둔화 요인이 있다"면서도 "앞으로 대면서비스 정상화와 외국인 근로자 유입 등을로 둔화 폭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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