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지 ‘3‧1절 기념사 참사’ 원인 미국 지목
“한국민 불굴의 저항정신 기념일에 일본에 아첨”
“한국 외교정책 몽유병 증세…미국 졸 되지말라”
윤 정부에 동북아에서 ‘미·중 균형자 역할’ 당부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가 ‘참사’로 이어진 데 대해, 중국 관영매체가 그 원인으로 미국을 지목하고 나섰다.
중국의 관영 영자지인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자장가에 맞춘 윤의 잠결 걷기’라는 제목의 2일 자 온라인판 기사에서 “국가적인 독립운동의 날에 일본에 아첨해 비판받고 있다”고 말한 뒤, “한국은 졸(卒)로서 미국을 섬기는 일은 피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친일 본색’을 드러낸 윤 대통령의 기념사가 사실상 미국의 압력에 의한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 신문은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이라는 점에서 중국 정부의 시각을 엿보는 데 도움이 된다.
신문은 윤 대통령의 기념사 중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었다”라는 대목을 거론하고 “일본을 상대로 전쟁 희생자들에 대한 사죄나 보상을 촉구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문은 3‧1절을 “한국민의 용감하고 불굴의 저항정신을 기념하는 날”이라고 언급한 다음 “그날에 일본을 향해 그렇게 아첨하는 말을 한 한국 대통령은 흔치 않다”라고 꼬집었다. 신문은 “분석가들에 따르면 그 연설은 외교정책에서 윤 정부가 최면에 빠져 몽유병 상태에 들어섰다는 것을 보여준 가장 최근의 사례”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지 “한국, 미국의 졸로 만들어선 안 돼”
특히 신문은 윤 정부의 한·일 및 한·미·일 밀착 행보로 한·중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을 우려한 듯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데 주목했으며, 그 전략은 (양국에) 많은 이익을 가져왔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1992년 수교 이후 약 30년간 양국 교역규모가 72배 늘어 2021년 3600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끝으로 신문은 관측통들의 말을 인용해 “한국은 동북아 정세가 복합적인 상황에서 중요한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한국이 자신을 미국의 졸로 만드는 게 아니라, 더욱 안정적인 방식으로 걸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대표적 국수주의 논객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2일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微信) 채널에 ‘한국은 자신의 안보를 미국 군화의 깔창으로 만들지 말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국의 한·미·일 3각 공조 강화 행보,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포함한 대일 외교 기조, 한국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 참여, 박진 장관의 대만 발언 등을 두루 거론하고, 한국의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수치를 나열해가며 소개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에 대해 직접적인 군사적 보호를 제공하지만 중국은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중요한 힘이라는 점을 한국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복잡한 동북아 '바둑판'에서 한 명의 기사가 되어야 할 한국이 미국의 '바둑돌'이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