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군이냐 평화협상이냐, 유엔 안보리서 ‘진영 충돌’

서방 “러 즉각 철군” vs 중‧브라질 “평화협상 모색”

우크라 “여성‧어린이 가장 위험, 지뢰밭으로 변해”

러시아 “우크라 나치스가 민간인 인간방패로 삼아”

2023-02-07     이유 에디터

 

우크라이나 격전지 바흐무트의 어린이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러시아는 무조건 즉각 철군하라!” “평화협상을 위한 모든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난 6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나온 두 가지 다른 관점의 목소리다. 상당수 서방국가는 러시아의 철군을 주장한 반면, 중국과 브리질, 일부 아프리카 이사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를 우려하며 평화협상 모색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안보리 회의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의 안전을 담보하는 흑해곡물협정(Black Sea Grain Initiative)의 연장 여부 등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 위기 완화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 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파국을 끝내기 위한 새로운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전쟁이 글로벌 식량 및 에너지 가격, 교역 및 공급망에 끼친 심각한 영향을 극복해 나가자고 호소했다.

유엔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 인구의 약 40%인 1760만 명에게 인도주의 지원이 필요하고, 약 800만 명이 이웃 나라로 피난을 갔으며, 국내 난민도 530만 명에 이른다.

 

우크라이나 안보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장면. 2023 0206. AFP=연합뉴스

서방 “러시아 즉각 철군” vs 중국 “평화협상”

유엔 안보리는 브리핑을 통해 ”회원국 상당수는 흑해곡물협정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며 ”동시에 일부 회원국은 러시아가 2022년 2월 진입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신속하고, 일방적이며, 조건 없이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가 ”식량과 에너지, 비료 등의 수출을 정치화하는 것에 대해 경고하는 나라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철군을 주장한 나라는 스위스와 가나, 몰타 등이다. 특히 중립국인데도 스위스 대표는 ”러시아는 모든 전투 작전의 중단과 우크라이나 전 영토에서 지체 없이 철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위스를 포함한 일부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시 성폭력 등 러시아군이 저지른 잔혹 행위 등을 거론하면서 철저한 처벌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과 브라질과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의 결은 달랐다.

유엔 안보리는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에 끊임없이 외국의 군사 물자가 공급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들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안보리에 따르면, 중국의 다이 빙 주유엔 차석대사는 중화기들이 전장들로 계속 쏟아져 들어간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군사적 해결 논리가 여전히 지배적인 것에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관련 당사국들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진정성이나 결단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평화협상을 위한 가능한 모든 길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브라질의 주유엔대사도 논쟁이 무기와 탄약의 이전에 집중돼 있다면서, 안보리와 지역 강국들은 ”적대행위들의 즉각 중단‘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봉 주유엔 대사도 “죽음과 파괴의 흐름을 끊기 위해 이 전쟁을 끝내는 것을 숙고해야 할 때”라고 가세했다.

 

우크라이나 얌필 인근 눈 속에 버려진 탱크. 2023 02 06. AFP=연합뉴스

우크라 “러 잔혹행위 규탄” vs 러 “나치스가 문제”

우크라이나 대표는 전쟁의 참상을 전하고 러시아군의 잔혹 행위를 규탄했다. 그는 특히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민간인이 러시아의 비인간적 전쟁으로 가장 위험에 처해있다고 주장하고, 7만7000곳 이상의 민간 인프라 시설이 공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지뢰밭으로 만들고, 흑해 곡물 수출도 방해하면서 우크라이나 내 식량 위기 뿐아니라 글로벌 식량안보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대표는 서방국가들이 ’흑과 백‘ 이분법적 관점을 가지고 러시아의 문제는 키우고, 우크라이나의 문제는 무시하는 편파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의 민족주의자들과 나치스가 자국의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세우면서 국제 인도주의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면 평화를 찾는 노력들은 더 성공적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