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민간 출신 안규백…'고용노동' 민노총 김영훈 지명

외교 조현, 통일 정동영, 해수장관 부산 전재수

과기 LG 배경훈, 중기 네이버 한성숙 등 기업인

환경 김성환, 여성 강선우 등 의원들도 내각에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등 정통관료 출신도 이름

윤석열 부역한 농림장관 유임…"실용주의 기반"

교육부 기재부 법무부 행안부 등 "조만간 발표"

2025-06-23     김성진 기자
윗줄 왼쪽부터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아래 줄 왼쪽부터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국무조정실장에 임명된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2025.6.23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선을 단행했다. 정부 출범 이후 첫 부처 장관 인선이다. 개혁과 통합 등의 메시지가 고루 읽힌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인선을 발표했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5·16 군사쿠데타 이후 첫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될 전망이다.

안 후보자는 5선 의원으로,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 국방위원장 등을 맡아 군에 대한 전문성이 높을 뿐 아니라 국방개혁 과제들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초에는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사무총장 등을 맡으며 국민의힘 등 야당 의원들과 관계도 원만하다.

강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에 대해 "국회 국방위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의원 이력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해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의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는 민주당 정동영 의원,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는 조현 전 외교부 1차관을 지명했다. 

정 후보자는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 출신으로, 단절된 남북관계 복원에 주력할 전망이다. 마찬가지로 참여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통일부 장관 등을 지낸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와 대북 라인으로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조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외교부 2차관, 1차관, 주유엔대한민국 대표부 특명전권대사 등을 지냈다. 외무고시 13회 동기이자, 전라북도 동향 선배인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짝을 이루게 됐다.

강 비서실장은 정 후보자에 대해선 "누구보다 풍부한 경험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가진 인물"이라며 "북한과 대화 여건을 조성하고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돌파구를 마련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에 대해선 "외교부 1,2 차관을 역임하고 양자외교와 다자외교 모두에 경험이 풍부하다"며 "외교부 국제경제국장을 경험한 통상 문제도 밝은 분이다. 관세 협상과 중동 문제 등 당면 현안에 적극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장관 후보자 지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6.23. 연합뉴스

보훈 권오을…이념을 넘은 통합에 방점
해수 전재수…부산이전, 북극항로 추진
고용 김영훈…첫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보훈부 장관 후보자에는 권오을 전 의원을 발탁했다. 권 후보자는 15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해 경북 안동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며, 16 ·17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해 국회의원을 지냈다.

보수 정당 출신의 권 후보자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은 실용정치와 국민통합을 이끌 적임자라고 확신한다"며 이재명 캠프에 합류해 민주당 중앙선대위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았다.

강 비서실장은 권 후보자에 대해 "지역과 이념을 넘어서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의 의미를 살리고, 국민 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는 3선 의원인 민주당 전재수 의원을 지명했다.

전 후보자는 부산 북·강서갑에서 20~21대 국회의원, 부산 북구갑에서 22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며, 부산을 지역구로 둔 현역 의원으로 해수부 부산 이전 등을 추진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강 비서실장은 전 후보자에 대해선 "부산을 지역구로 둔 3선 의원이며, 이번 대선에서 북극항로개척추진위원장을 맡았다"며 "해수부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이란 대통령의 공약을 실천할 최적의 인사"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현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을 지명했다. 임명이 된다면 첫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장관 기록을 세운다.

김 전 위원장은 현직 한국철도공사 기관사로서, 1992년 철도청에 입사해 2000년 철도노조 부산지부장, 2004년 철도노조 위원장을 거쳐 2010년 역대 최연소로 민주노총 위원장에 당선됐다. 정의당 노동본부장 등으로도 활동했다.

강 비서실장은 김 후보자에 대해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 문제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 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1차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6.23. 연합뉴스

과기 배경훈 LG AI연구원
중기 한성숙 네이버 고문
환경 김성환·여가 강선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는 배경훈 엘지(LG) 인공지능(AI) 연구원 원장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을 발탁했다.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는 민주당 김성환 의원,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는 같은 당 강선우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강 비서실장은 "배 후보자는 AI학자이자 기업가로, AI 3대 강국 달성을 위해 어렵게 모신 전문가"라며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비서실장은 "한 후보자는 라인, 네이버 웹툰 등에서 혁신을 이끌었다"며 "관련 분야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이해도를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 육성 전략에 새로움을 더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비서실장은 "김 후보자는 국회 기후위기 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 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 온 3선 의원"이라며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강 후보자에 대해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및 여가위원회 위원을 거치며 사회적 약자의 권익 보장을 위해 활동해 온 정책 전문가"라며 "소통과 경청을 바탕으로 사회 갈등과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무조정실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사회수석 등을 지낸 윤창렬 전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임명됐다.

강 비서실장은 윤 실장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으로 정책집행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한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무너진 행정부 시스템을 복원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복합 위기를 해결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대회의실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오른쪽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2024.4.2. 연합뉴스

윤석열 부역자 송미령 유임
대통령실 "실용주의에 기반"

다만 전직 대통령 윤석열이 기용한 송미령 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유임됐다.

송 장관은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송 장관은 윤석열 정부에서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농어업재해보험법,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안 등에 대해 "반대한다"며, 윤석열에게 거부권(재의요구권)을 건의한 바 있다.

또 지난해 5월 민주당이 통과시킨 농어업회의소법 및 한우법 등 민생법안에 대해서도 윤석열이 거부권을 행사하자, 해당 법안들에 대해 "갈등을 유발한다" "형평성 논란이 있다"면서 윤석열을 옹호했다.

강 비서실장은 송 장관 유임에 대해 "기후 변화에 따른 농업의 변화와 지방 소멸 등을 연속성 있게 대응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송 장관 유임은 보수와 진보 구분 없이 기회를 부여하고 성과와 실력으로서 판단하겠다는 것으로 이재명 정부의 국정철학인 실용주의에 기반한 인선"이라고 했다.

한편 현행 19개 부처 중 11개 부처 장관 인선이 발표된 가운데,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등 인선은 검증 작업이 진행 중이다. 나머지 인선도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인선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기재부와 산업부 등 아직 장관 인선이 발표되지 않은 부처들과 관련, "여러 검증을 하고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며 "준비되는 대로 머지 않은 시간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가부나 환경부 등 조직 개편이 예상되는 부처의 장관 인선 발표에 대해선 "국정위에서 논의하고 있고,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며 "제도와 법에 맞춰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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