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집권 뒤 미국·미 대통령 국제신뢰도 '뚜~욱'

'퓨 리서치' 조사, 한국 응답자들 67%가 트럼프 불신

대다수 응답자가 트럼프의 국제문제 대처능력 불신

한국·일본 60% 이상, 호주는 77%가 불신

우익 포퓰리스트 정당 지지자들 트럼프 지지율 높아

한국 윤석열 지지자들도 트럼프 지지율 높아

2025-06-12     한승동 에디터
지난 3월 4일 의회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퓨 리서치

미국 조사회사 ‘퓨 리서치’가 11일 발표한 올해 미국에 대한 주요국들의 인상(호감도) 조사에서 조사대상 24개 국 중에서 15개 국 응답자들이 호의적이지 않은 응답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16%)을 비롯해 멕시코(-32%), 스웨덴(-28%), 폴란드(-22%), 캐나다(-20%), 독일(-16%), 일본(-15%) 등 12개국이 지난 번 조사 때보다 10% 이상 호감도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미국에 대한 호감도 급락

이는 지난 해 말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1월 20일) 이후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것을 보여 준다.

조사는 지난 1월 8일부터 4월 26일까지 24개 국(미국 제외)의 2만 833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도에 대한 국가별 응답비율. 왼쪽 파란색이 불신비율, 오른쪽 연두색이 신뢰도 비율. 맨 아래는 24개 국 평균치. 단위 %.. 한국은 불신 67%, 신뢰 33%.   퓨 리서치

대다수 응답자가 트럼프의 국제문제 대처능력 불신

이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24개 국의 대다수 응답자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며, 19개 국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국제문제들을 다루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에 불신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가 불신보다 더 높은 나라는 헝가리, 인도, 이스라엘, 나이제리아, 케냐 등 5개 국뿐이었다. 가장 신뢰도가 높은 나라는 나이지리아로 79%(불신은 19%), 그리고 이스라엘 69%(29%)이었다.

 

대다수 나라의 응답자들이 트럼프의 국제문제 대처능력을 불신했다. 왼쪽 파란색은 불신, 오른쪽 연두색은 신뢰. 위로부터 '미국 이민정책' '러시아-우크라 분쟁' '미중 관계' '글로벌 경제문제' '이스라엘과 주변국들 분쟁' '기후변동'. 기후변동에 관한 트럼프의 대처능력에 대한 신뢰도가 최악이었다.

 

2024년과 2025년도의 미국에 대한 신뢰도의 국가별 변화 비교. 파란색은 2024년 신뢰비율, 연두색은 2025년 신뢰비율. 파란 역삼각형은 마이너스(신뢰 하락). 한국을 포함한 12개 국에서 10% 이상 신뢰도가 추락했다. 왼쪽 묶음표시는 위가 신뢰도가 떨어진 국가군, 중간이 큰 변화없는 국가군, 맨 아래는 신뢰도가 오히려 높아진 국가군.

한국 응답자들 67%가 트럼프 불신, 멕시코는 91%

한국 응답자들은 67%가 트럼프 대통령을 ‘믿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믿는다’는 응답은 33%였다. 일본은 ‘믿지 않는다’ 61%, ‘믿는다’ 38%였으며, 맥시코는 ‘믿지 않는다’ 91%, ‘믿는다’ 8%로 가장 불신도가 높았다. 스웨덴도 85%가 ‘믿지 않는다’고 했고 독일(81%), 스페인과 튀르키예(80%), 프랑스(78%), 캐나다와 호주(77%), 이탈리아(68%)도 트럼프를 믿지 않는다는 비율이 훨씬 높았다.

트럼프의 대중국 대처능력에 한·일·호 60%넘게 불신

퓨 리서치는 미국의 동아시아 동맹국들이 트럼프의 대중국 대처능력에 대해 불신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일본 성인들 10명 중 6명 또는 그 이상이 거의 또는 전혀 트럼프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 응답자들 역시 같은 문제(대중국 대처능력)에서 77%가 트럼프를 불신했다.

우익 포퓰리스트 지지자들 트럼프 지지율 높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우익 포퓰리스트 정당 지지자들 쪽에서 높았는데,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믿지 않는다’보다 ‘믿는다’ 쪽에 더 많은 표를 주었으며, 집권 1기 때보다 집권 2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았다. 예컨대 독일 응답자들 중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지지하는 이들은 56%가 트럼프에 호의적인 응답을 했으나, AfD를 지지하지 않는 이들의 호의적 응답 비율은 8%에 지나지 않았다.

한국 윤석열 지지자들도 트럼프 지지율 높아

이런 패턴은 유럽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들에서도 나타났다. 예컨대 트럼프에 대해 ‘싫다’보다 ‘좋다’(지지)는 응답을 더 많이 보낸 것은 브라질의 극우 정치인으로 지난 선거에서 패배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자유당 지지자들, 역시 이스라엘의 극우 정치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 지지자들, 아르헨티나의 극우 정치인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자유전진당 지지자들이었다. 그리고 퓨 리서치가 같은 이유로 예를 든 것은 한국의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었다.

 

서유럽의 미국 대통령 지지율 변화 추이. 공화당 부시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급락한 반면 민주당의 오바마, 바이든 정부 때의 신뢰도는 급상승했다.  파란색은 프랑스, 빨간색은 스페인, 검은색은 독일. 

유럽, 미국 민주당 대통령을 공화당보다 선호

서유럽에서 미국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신뢰도)는 어느 정당 대통령이냐에 따라 확연히 갈렸다. 예컨대 2001~2008년의 조지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최저 20% 아래로 내려갔다가,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의 교체뒤 최대 80% 이상으로 뛰었으나, 트럼프 1기 집권 때 다시 최저 20% 이하로 떨어졌고, 조 바이든 정권으로의 교체 때도 급상승했다.

성별로는 남성들이 더 트럼프 지지

국제문제에 관한 트럼프의 리더십에 대해, 성별로는 17개 국의 남성 응답자들이 여성보다 트럼프에 더 호의적인 응답을 했다.

최고 최저 응답의 중간치 기준으로, 트럼프는 미국의 이민정책과 관련해 비교적 높은 36%의 지지를 받았으나, 61%는 거의 또는 전혀 그를 믿지 않는다고 응답해 전반적인 평가는 부정적이었다. 특히 이웃 멕시코 응답자들로부터 87%의 불신(‘믿지 않는다’)을 받았다.

최악의 트럼프 평가분야는 기후변동

트럼프가 최악의 평가를 받은 분야는 기후변동으로, 그의 대처능력을 신뢰한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중간치 기준으로 21%, 믿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72%였다.

트럼프의 경제문제 대처능력에도 67%가 불신

글로벌 경제문제에 대한 트럼프의 대처능력에도 67%가 불신을 나타냈다. 조사는 대부분 트럼프가 상호관세 조치를 발표한 4월 2일 이전에 실시된 것으로, 그 이후에 조사를 했다면 트럼프의 경제문제 대처능력에 대한 신뢰도는 훨씬 더 낮아졌을 가능성이 높다.

 

대다수 응답자들이 트럼프를 오만하고 위험하지만 강력한 지도자라고 대답했다.  위로부터 '오만' '강력한 지도자' '위험' '복잡한 문제에 대한 이해' '외교문제' '대통령 자질' '정직성'. 파란색은 '그렇지 않다', 연두색은 '그렇다' 응답.  퓨 리서치

“오만하고 위험하지만 강력한 지도자”

그의 개인 인격에 대한 평가도 대다수가 그를 ‘오만’하고 ‘위험’하지만, ‘강력한 지도자’라고 대답했다. 중간치 기준 24개 국 응답자의 80%가 그가 거들먹거리거나 오만하다는 뜻의 ‘arrogant(애러건트)’하다고 응답했다.

트럼프가 ‘강력한 지도자’라는 응답비율은 2017년 그가 처음 대통령이 됐을 때의 조사보다 많은 나라들에서 더 높아졌는데, 특히 그의 인기가 높은 헝가리, 인도, 나이지리아에서 더 그러했으며, 대다수 응답자들이 그의 리더십을 불신한다고 대답한 나라들 중 몇 나라도 여기(‘강력한 지도자’ 응답비율이 높은 나라)에 포함되는데, 거기에 그리스와 터키, 영국, 그리고 한국이 포함됐다.

어느 나라가 최고 경제대국(world’s top economic power)이냐는 질문에 ‘미국’을 꼽은 나라는 8개 국, ‘중국’을 꼽은 나라는 12개 국이었다. 4개 국 응답자들은 동등하다고 대답했다. 2023년 조사 때와 비교하면, 8개 국에서 미국을 꼽은 응답자들이 줄었고, 10개 국에서 중국을 꼽은 응답자들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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