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마저 경기후퇴하나…엎친 데 덮친 한국 경제

미 성장률 작년 4 분기 2.4%→올 1분기 0.3%

경기 침체 확률 20%에서 35%까지 치솟아

침체 대비하기 위해 저축 늘리는 미국 가계

한국, 파면 지연으로 불확실성 높아진 상황

2025-04-01     이태경 편집위원(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선진국 중 가장 탄탄하다는 미국 경제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직전 분기 대비 급락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의 여파로 경기침체 확률도 급등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경기침체에 대비해 저축을 늘리는 미국 가계가 증가하고 있다. 소비의 왕국이란 표현이 무색해진다. 만약 미국마저 경기침체에 돌입한다면 가뜩이나 휘청거리는 한국 경제에는 설상가상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GDP 성장률 지난해 4분기 2.4%에서 올 1분기는 고작 0.3%? 

미 경제 전문 방송인 CNBC가 경제학자 14명을 상대로 조사해 31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1분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 0.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 2.4%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미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회복되기 시작하던 202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일 뿐더러 직전 분기 대비 하락률이 충격적이다.

다행히 전문가들은 경제 성장률이 2분기 1.4%, 3분기 1.6%, 4분기 1.9%에 이어 2026년 1분기 2.1%로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의 나라 미국에서 소비도 부진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2월 명목 개인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4% 늘어 전문가 전망(0.5%)을 하회했다. 물가를 고려한 2월 개인소비지출 증가율은 전월 대비 0.1% 증가에 그쳤다. 트럼프가 전세계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관세전쟁의 여파다. 

 

자동차 관세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 AFP=연합뉴스]

관세전쟁의 여파로 경기침체 확률 35%까지 치솟아

트럼프발 관세전쟁의 여파로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도 급등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으로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기존 20%에서 35%로 올렸다다. 31일 CNBC 등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관세율 15%를 전제로, 올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전망치를 3.5%로 상향 조정했고 GDP 전망치는 1%로 낮췄다. 실업률 전망치는 4.5%로 높였다.

인플레 지표인 근원 PCE 전망치 3.5%는 이전 예측치보다 0.5%p 높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목표치 2%와는 더 멀어졌음을 의미한다. 실업률 4.5%는 이전 예측치보다 0.3%p 높았다. 이에 따라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확률이 35%라고 전망했다. 이전 예측치는 20%였다. 무려 15%p가 폭등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만약 이게 현실이 된다면 거시지표는 더 악화될 게 뻔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사진은 경기도 평택항 인근에 세워져 있는 수출용 자동차들. 2025.2.11. 연합뉴스

소비의 천국, 미국 가계 저축률 상승중

미국 가계는 소비의 대명사다. 그런 미국 가계가 저축을 늘리고 있다. 경기전망이 불확실한데다 주식 등의 금융자산 평가액이 내려가면서 부의 효과가 사라지는 탓이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 가계의 2월 저축률(가처분 소득 대비 저축액)은 4.6%로 2024년 6월(4.8%)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소비 성향이 강한 미국은 원래 저축률이 2~3%대로 낮게 유지될 때가 대부분이다. 

이전 미국 저축률이 치솟았던 시기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 때다. 2020년 4월 무려 32%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자 저축률도 급전직하했다. 그랬던 미국 가계가 저축을 다시 크게 늘리고 있다. 심상치 않은 데이터다.

사면초가 한국 경제, 미국 경기침체 더해지면 충격 커

한국 경제는 민간소비, 투자, 정부지출, 순수출 등의 모든 부분에서 빙하기를 통과 중이다. 어느 하나 희망적인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헌법재판소의 내란수괴 파면이 이해할 수 없이 지체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도 극대화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선진국 중 가장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마저 트럼프발 관세전쟁 등의 여파로 경기침체에 빠진다면 한국경제에겐 커다란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우선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정치적 불확실성부터 해소해야 한다. 금주 내에 헌법재판소가 내란수괴 파면을 결정해야 하는 이유다.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