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구감소 시대의 해법인가 두려움의 대상인가

저출생 고령화로 중요해진 AI 와 로봇

생산가능인구 감소 해결할 수단될까

AI와 로봇은 생산성 혁신의 핵심

평생 교육과 혜택 공유 매커니즘 필요

2025-03-08     김동현 시민기자

기술 변화와 생산성 혁신의 필요성

대한민국은 전례 없는 저출생 고령화 현상을 마주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부양해야 할 고령 인구는 급증하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는 경제 성장의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 더 적은 수의 노동력으로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AI와 로봇을 통한 생산성 혁신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출생아 수 하락, 고령화 상승(PG) 연합뉴스

과거 컴퓨터의 등장을 떠올려보자. 타자기와 종이 서류로 가득했던 사무실에 처음 컴퓨터가 도입되었을 때, 많은 이들은 혼란과 거부감을 느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컴퓨터는 업무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필수 도구가 되었다. 오늘날 컴퓨터 없는 사무 업무를 상상하기 어려운 것처럼, 미래에는 AI와 로봇 기술이 우리 산업 현장의 필수 요소가 될 것이다.

경제학자 슘페터(Joseph Schumpeter)가 말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 개념은 이러한 상황을 정확히 설명한다. 기존 경제 구조가 새로운 기술과 혁신에 의해 변화하는 과정에서 일시적 혼란이 발생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더 높은 수준의 경제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저출생 고령화라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 AI와 로봇 기술은 단순한 선택이 아닌 경제적 생존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기술 혁신과 노동시장의 변화

AI와 로봇 기술의 발전이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우려는 자연스럽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기술의 도입은 늘 기존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을 수반했다. 그러나 과거의 기술 혁명을 살펴보면, 기술 발전은 일자리를 단순히 파괴하기보다 노동의 성격을 변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컴퓨터의 보급으로 타이피스트와 같은 직업은 사라졌지만, 시스템 엔지니어, 소프트웨어 개발자, 데이터 분석가와 같은 새로운 직업이 창출되었다. AI와 로봇 시대에도 반복적이고 위험한 업무는 자동화되는 반면, 인간의 창의성과 감성, 판단력이 필요한 영역은 오히려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패스트푸드점의 주문 키오스크, 공장의 자동화 생산라인, 물류창고의 로봇 시스템 등은 이미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실이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비용 절감의 차원을 넘어, 저출생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일들이 AI와 로봇에 의해 대체된다면, 인간은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영역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다. 기술 변화를 막으려 하기보다는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사회 전체가 함께 준비해야 할 과제이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집단지성센터는 2일 이재명 대표가 'AI와 대한민국, 그리고 나'를 주제로 전문가들과 나눈 첫 대담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2025.3.2 [더불어민주당 제공] 연합뉴스 

포용적 혁신을 위한 사회적 대응 전략

AI와 로봇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동등한 혜택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가 지적했듯이, 기술 혁신의 이익은 종종 불균등하게 분배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저출생 고령화 시대에 기술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포용적 성장의 관점이 필요하다.

첫째, 평생 교육 시스템의 확립이 시급하다.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한 번의 교육으로 평생의 직업 생활을 준비할 수 없다. 모든 세대가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고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 기회가 지속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직업 훈련을 넘어,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력과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둘째, 기술 혁신의 혜택 공유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AI와 로봇을 통해 창출되는 부가가치가 사회 전체에 순환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재분배 정책을 넘어, 모든 구성원이 기술 혁신의 과정에 참여하고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구조를 의미한다. 사회 안전망 강화와 함께,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창업과 혁신을 지원하는 정책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셋째, 기업과 사회의 상생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기업은 AI와 로봇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에 의존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기술 혁신이 단기적 이익 추구가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회적 가치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업의 책임 있는 역할이 요구된다. 정부는 이러한 기업의 노력을 지원하고 촉진하는 정책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저출생 고령화라는 인구학적 도전 앞에서 AI와 로봇 기술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하지만 기술 그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그 혜택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다. 모든 구성원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포용적 혁신의 방향을 설정할 때, 저출생 고령화 시대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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