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에 국민소득 제자리걸음…2년째 3.6만 달러대
작년 1인당 국민소득 1.2% 증가에 그쳐
원화기준 5.7% 상승, 달러 강세에 쭈글
연간 GDP 성장률 2.0%…속보치와 동일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원화 기준으로는 5.7% 상승했으나, 달러 기준으로는 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은 2.0%, 4분기 성장률은 0.1%를 기록했다. 두 지표 모두 속보치와 같았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 6624달러로 2023년(3만 6194달러)보다 1.2% 늘었다. 원화 기준으로는 4995만 5000원으로 2023년(4724만 8000원)보다 5.7% 많았다.
달러화로 환산한 소득과 원화 소득의 증가율이 5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은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2023년 소득을 달러화로 환산하는 데 적용된 환율은 달러당 1305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364원으로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원화로 같은 금액을 벌어도 달러로는 적게 표시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명목 GDP는 원화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6.2% 증가한 2549조 1000억 원을 기록했지만, 달러 기준으로는 1조 8689억달러로 전년보다 1.6% 성장에 그쳤다. 이러한 성장률 차이 역시 지난해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절하)의 영향이다.
한국의 달러 기준 1인당 GNI는 2014년(3만 798달러) 3만 달러에 진입한 뒤 꾸준히 늘어 11년째 3만 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2021년(3만 7898달러) 고점을 찍은 후 2022년 급격한 환율 상승으로 3만 5000달러대로 줄었다가 2023년과 지난해 2년 연속 3만 6000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년 대비 증감율도 2021년 11.7%까지 상승했으나 2022년에는 –7.0%로 떨어졌다가 2023년에는 2.7%로 회복했다. 지난해에는 환율 상승의 압박이 계속되면서 1.2% 증가에 그쳤다.
GDP디플레이터는 2023년보다 4.1% 상승했다. GDP디플레이터는 경제 전반의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수로,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에 100을 곱해 산출한다.
지난해 연간 실질 GDP 성장률 잠정치는 지난 1월 공개된 속보치와 같은 2.0%로 집계됐다. 4분기 성장률(전분기대비 0.1%)에도 변화가 없었다. 속보치에 포함되지 못한 작년 12월 경제 통계가 반영되면서, 4분기 부문별 성장률이 일부 수정됐다. 수출(0.8%)과 정부소비(0.7%), 수입(0.1%)은 속보치보다 각 0.5%p, 0.2%p, 0.2%p 높아졌지만, 건설투자(-4.5%)와 설비투자(1.2%)는 1.3%p, 0.4%p씩 하향 조정됐다.
업종별 성장률은 ▲ 제조업 0.2% ▲ 서비스업 0.4% ▲ 건설업 -4.1% ▲ 농림어업 -3.4% 등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