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 흔들기 나선 극우 유튜버 전한길 

'극우 세력' 부산역에 모여 탄핵 반대하자고

'우리법 연구회' 출신 헌법재판관 거론하며

"짜인대로 재판한다, 이대로면 한국 침몰한다"

스카이데일리 '백지 광고' 두고 "독재 부활"

전광훈TV도 "2월 1일 광화문에 모이자"

민주당 "국민의힘이 극우화 집단과 손잡아"

"극우 사이버 세력의 준동을 묵과할 수 없다"

2025-01-31     김민주 기자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자신의 유튜브 '꽃보다전한길'에서 "헌법재판관을 믿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2025.01.31. 꽃보다전한길 유튜브 캡쳐

한국사 강의로 인기를 얻은 전한길 씨와 극우 종교인 전광훈 목사가 이번엔 '헌법재판관'을 공격하면서 극우 세력을 향해 '밀집하자'고 외치고 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만 지키면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고 외치지만, 실상은 조작된 여론을 전파하며 소요를 선동하는 것이다. 정치권은 이들의 행태를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메가스터디 한국사 강사이자 107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 <꽃보다전한길>채널을 운영하는 전한길 씨는 지난 30일 '울면서 호소 드립니다'라는 유튜브 영상을 올렸다.

전 씨는 해당 영상에서 "언론에서 보여지지 않는 왜곡된 것을 바로잡고 진실을 알려드리겠다"며 "지금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지 않냐. 대통령은 갇혀 있다. 여러분은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믿고 있냐"고 유튜브 시청자들에게 물었다.

그러면서 "나도 여태까지는 헌법재판관을 믿었"지만 "이대로 가다간 대한민국은 침몰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절대 못 나온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은 짜인대로 재판하고 있다"고 궤변을 이어갔다.

전 씨는 "8인의 헌법재판관들 성향을 보라"며 "문형배, 이미선, 정계선 (여기에) 대통령을 완전히 탄핵 심판하기 위해 마은혁이라는 사람을 임명하려고 하고 있다. 그들의 검은 내막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8인의 헌법재판관 전체가 문제인 것처럼 운을 띄웠지만, 실제로는 '우리법 연구회' 출신인 진보 성향 헌법재판관만 지목한 것이다. 전형적인 극우 세력의 주장이다. 

전 씨는 "마은혁이 어떤 사람인지 언론에서 알려주지 않은 검은 내막이 있다"며 "유일하게 이들이 두려워할 것은 국민밖에 없다. 귀찮더라도 2월 1일 이번 주말에 부산역 광장에 모여달라"고 극우 세력을 결집시키는 데 주력했다. 

이어 "부산역 광장에 100만 명이 모이면 판에 짜인 대로 가지 못한다"며 "전한길이가 선관위를 비판하니 민주당이 나를 고발했다. 이 신문을 잘 봐라 밑(광고란)에 비었는데,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민주당이 협박한 것"이라고 스카이데일리 백지 광고를 펼쳐 보였다. 이를 두고 "독재가 부활하고 있는 증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지난해 6월 3일자 스카이데일리 지면. 이 매체 발행인 겸 편집인이 조정진 씨가 천공(본명 이천공)과 인터뷰한 내용이 1면에 실려 있다. 2025.1.24.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전 씨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0일 6대 시중 은행장들을 만나서 "이상한 언론사인데 모 은행에서 상당히 많은 금액을 광고비로 지급하더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스카이데일리에 광고가 끊겼음을 주장하기 위해 신문을 펼친 것이다. 스카이데일리는 '부정선거 음모론' 진원지이며 극우정치집단 확성기라고 평가받는 언론사다. 스카이데일리는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이 미군과 공동작전으로 선거연구원 중국 국적자 99명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보도한 적 있으나, 주한미군과 미 국방부는 "완전히 거짓"이라고 부인한 바 있다.

전 씨는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자기만 살겠다는 지도자도 있고, 어떤 지도자는 본인이 희생한다"며 "윤 대통령은 '탄핵을 찬성하든 반대하든 모두 우리 국민'이다"라며 '내가 끌려가겠다'고 말했다"고 추어올렸다. 전 씨는 윤 대통령이 비상 계엄령 당시 국회에 군인을 투입하고 정치인과 언론인 등을 잡아들이려고 했던 사실을 아예 잊은 것 같았다.

전 씨는 말미에 "대통령 지지율이 60%가 넘으면 절대로 탄핵할 수 없다"며 "국민이 헌법재판소 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 부산역 광장에서 보여주자"고 다시 한번 선동했다.

전광훈 목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전광훈TV는 31일 '헌법재판관의 타락! 이재명의 선거법 위증교사! 비상계엄과 내란!' 영상을 올려 집회에서 모여야 한다고 극우 세력을 밀집시켰다.

전광훈TV 출연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넘었다"며 "광화문 (집회 지지율이) 올라간 것이다. 지금 전광훈 목사를 내란 선동죄로 잡아넣으려고 하는데, 공포심을 불러 일으켜서 집회 참여를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황당한 말을 하며 선동했다.

전 씨나 전광훈TV 출연자는 헌법재판관들을 말도 안되는 방식으로 비판하면서 극우 세력을 결집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게시판에는 이들의 주장을 '복붙'한 "헌법재판관이 정치적 중립을 어겼다" "우리법연구회 재판관 파면 안되나요" "극좌판사는 사퇴하라" 등의 게시물이 수도없이 올라오고 있다.

 

전광훈 목사가 유튜브 전광훈 TV에서 "광화문 광장에 1000만 명이 모여야 윤석열 대통령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2025.01.02. 전광훈TV 유튜브 갈무리

민주당은 이런 유튜버의 활동으로 국민의힘이 점점 '극우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31일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에서 "(국민의힘은) 지금 당장 극우화된 소수 집단이 좀 아까워서 거기와 결합해서 손을 잡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당장 달지 몰라도 큰 해악이 될 것"이라며 "제자리로 돌아오길 바란다. 극우적인, 극우 이단적인 그런 행태를 계속 보이면 대한민국 정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윤석열과 전광훈을 중심으로 일부 극우 유튜버들은 부정 선거 음모론과 각종 가짜뉴스로 국민을 선동해 폭동에 이르게 한 주범"이라며 "헌정 질서를 부정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극우 사이버 세력의 준동을 묵과할 수 없다. 극단주의 사이비 세력은 사회에서 격리되어야 한다. 그래야 민주주의와 경제 회복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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