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한국·중앙일보 간부들, 김만배와 거액 돈 거래
각각 6억, 1억, 9000만 원 금전 거래
종편 간부는 명품 신발 선물 받기도
"뇌물 아니라 빌린 것" "돌려받은 돈" 해명
한겨레신문·중앙일보·한국일보 등 중앙 일간지 간부 3명이 2019~2021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거액의 금전 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겨레신문 간부 A씨는 2019~2020년 김 씨로부터 아파트 분양금 등 명목으로 6억, 한국일보 간부 B씨는 2020년 1억, 중앙일보 간부 C씨는 2019년 9000만 원의 수표를 김 씨로부터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편성채널의 한 간부는 2018년 11월 김 씨에게 명품 신발도 선물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중앙지검이 김만배 씨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중앙지검은 언론사 간부들의 금전 거래 경위를 조사 중이다.
돈 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난 언론인들은 기자 출신의 김만배 씨와 비슷한 연조이거나 김 씨가 법조기자로 활동하던 시기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1992년 한국일보에 입사한 김 씨는 뉴시스, 머니투데이 등 언론사에서 법조 기자로 활동했다. 김 씨와 돈 거래를 한 언론인들은 당시 기자 활동을 함께 했던 인물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2019년부터 대장동 사업을 통해 약 2386억원의 배당금을 받기 시작했으며, 검찰은 김 씨가 취득한 사업 이익 일부가 언론인들에게 흘러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3명의 언론인은 김 씨에게 뇌물을 받은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돈을 빌렸거나, 빌린 돈을 돌려받은 것이라는 것이다.
한겨레신문 간부 A씨는 “(전부) 빌린 돈”이라며 “6억 원 중 2억 원은 대장동 사건이 터지기 전 갚았고 나머지 4억 원은 김 씨가 출소하면 갚을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당초 김 씨와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가 3억원씩 갹출, A씨에게 총 9억원을 전달하려 했지만, 김 씨가 자신의 몫을 빼고 남욱·정영학 씨 돈 6억원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 간부 B씨는 “2020년 차용증을 쓰고 이사 자금 1억원을 급하게 빌렸으며 그동안 이자를 정상 지급했다”고 밝혔다. “뇌물이 아니라 사인 간의 정상 거래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중앙일보 간부 C씨도 “김 씨가 현금이 없을 때인 2018년 8000만 원을 계좌로 빌려주고 7~8개월 뒤인 2019년 4월 원금과 이자를 합쳐 수표로 총 9000만원을 돌려받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해명이 사실이라면 이자로 원금의 12.5%를 받은 셈이다.
김 씨가 기자들에게 거액을 건넸다는 정황은 뉴스타파가 공개한 ‘정영학 녹취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뉴스타파는 지난달 29일 <대장동 키맨 김만배 “기자들에게 현금 2억씩, 아파트 분양권도 줬다”> 보도를 통해, 김 씨가 2020년 3월 정영학 씨에게 “기자들 분양도 받아주고 돈도 주고, 응? 회사(언론사)에다 줄 필요 없어. 기자한테 주면 돼”라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같은 해 7월에는 정 씨가 김 씨에게 “형님, 맨날 기자들 먹여 살리신다면서요?”라고 말했으며 이에 대해 김 씨는 “걔네(기자)들한테 카톡으로 차용증을 받아. 그런 다음에 2억씩 주고. 그래서 차용증 무지 많아. 여기, 응? 분양받아준 것도 있어 아파트. 서울에. 분당”이라고 답하고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씨는 자신이 관리하는 신문사 기자들의 모임을 ‘지회’라고 호칭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한편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6일 오전 김 씨를 다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김 씨는 지난달 14일 경기도 수원시 도로에 자신의 차를 세워놓고 차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한동안 조사를 중단했던 검찰은 병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김 씨에 대한 조사를 23일만에 재개한 것이다. 검찰에 출두한 김 씨는 언론사 간부들에 대한 금품 제공 여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채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김 씨를 상대로 대장동 수익의 흐름과 용처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