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추정 인물, 한남동 관저서 모습 드러내
방탄 가방 든 경호원 등과 함께 걸어나와
3차 저지선 앞에서 손짓하며 무언가 지시
윤석열 2차 체포시도 직접 대비하고 있나
윤 체포 가능하지만 경호처 반발로 어려움
경호처 제압, 윤석열 호송 등 계획 검토 중
내란죄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도주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8일 유튜브 채널 <오마이TV>가 낮 12시 53분쯤부터 57분쯤까지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촬영한 영상을 보면, 윤 대통령의 모습과 유사한 인물이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남성 5명과 함께 관저에서 걸어 내려왔다.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남성은 넘긴 머리에 큰 체구, 검정색 계열의 일상복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는 윤 대통령 특유의 느린 걸음걸이로 내려오면서 수행하는 인원들에게 무언가를 지시하듯 손짓했다.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좌우에는 '방탄 가방'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들고 있는 남성들도 확인됐다. 경호원 등으로 추정되는 수행인원을 여럿 대동하고 움직이는 것으로 보아 해당 남성은 윤 대통령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남성은 '3차 저지선' 지점까지 내려왔다. 이곳은 지난주 윤 대통령 체포 시도 당시 경호처가 대형버스와 승용차 등으로 차벽을 세우고, 경호처 직원과 군인 등이 인간띠를 만들어 육탄 방어를 한 곳이다.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남성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의 2차 체포 시도를 대비하듯 3차 저지선 지점에서 손짓으로 무언가를 지시하는 모습이었다. 합동참모본부(합참) 의장 공관 방면(사진 기준 왼쪽)으로 손을 뻗어 지시를 하기도 했다.
이후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남성은 함께 내려온 남성들과 다시 관저 방면으로 되돌아 올라갔다. 가방을 든 남성들도 앞뒤로 따라 올라갔다.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남성은 돌아가는 길에도 잠시 서서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불법 계엄선포 이후 전혀 외부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도주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윤 대통령 도주설은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오동운 공수처장의 발언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오 처장은 '윤 대통령이 관저에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질의에 "지금 그런 부분은 정확하게 보고받은 것은 없고 말씀드릴 수도 없다"고 말했다.
오 처장은 '도망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박 의원 질의에는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오 처장의 답변에 이어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제3의 장소에 있다는 설이 제기됐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제가 들은 정보로는 이미 용산을 빠져나와 제3의 장소에 도피해있다고 들었다"며, 제보 내용을 밝혔다. 안 의원은 "경찰에서도 그런 비슷한 소재 파악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제가 어제 들은 바 있다"고 부연했다.
경찰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도주설과 관련,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 위치를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며 "계속해서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고 했고, 대통령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은 현재 관저에 계신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했다.
이날 <오마이TV>에 포착된 남성이 윤 대통령이 맞다면 언제든지 즉각 체포가 가능해 보인다. 다만 경호처가 관저 인근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버스 차벽을 추가배치하는 등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어 지난 1차 체포 시도 때보다 철저한 대비 계획이 요구된다.
경찰 안팎에서는 견인차(렉카차)로 버스와 승용차 등을 끌어내거나, 사다리를 이용해 차벽을 넘는 방법, 경찰특공대 장갑차로 차벽을 밀어버리는 방법, 헬기를 동원해 내부로 진입하는 방법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한 체포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뿐만이 아니라 체포 이후 윤 대통령을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공수처로 호송할 방법도 찾아야 하고, 무장한 경호처가 격렬하게 반발할 시 유혈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에 따라 체포를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의 난도가 상당히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전날 법원이 체포영장을 재발부한 뒤, 한남동 관저 앞에 배치된 대형버스 등이 움직이고 경비 병력이 추가되면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관저 인근에서 밤샘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이재명 구속' '탄핵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 대통령의 탄핵과 체포를 촉구하는 시민들도 맞불 집회를 열고 "윤석열 체포" 구호를 외치며 공수처의 조속한 체포영장 집행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대통령 관저 입구 안쪽은 차벽으로 가려진 상태다. 이날 오전 2시 무렵에는 입구 바깥쪽에 2명의 직원만 있었지만, 오전에는 5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