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계엄 사전 보고"…한덕수, 살 길 찾아 발버둥치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임명을 기어이 거부했다. 내란 동조 세력인 여당 뒤에 숨어 가당찮은 궤변으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노골적으로 방해하는 것은 시간 벌기와 극우보수층 결집을 노린 '내란 연장'이자 '내전 획책'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한 대행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할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며 "대통령 권한대행은 나라가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전념하되,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지금까지 기조대로 헌법재판관 임명에 동의할 가능성은 없으니, 한 대행은 결국 임명을 절대 안 하겠다는 얘기를 꼬아서 얄팍한 말장난을 한 것이다. 게다가 불과 1주일 전에 양곡관리법을 비롯한 6개 정책 법안에 대해 한 대행이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인 거부권을 행사했음을 세상이 다 알고 있는데도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뻔뻔하기 짝이 없는 억지로 국민을 속이려 들었다.

국민의힘 추천 조한창 변호사를 포함해 마은혁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 정계선 서울서부지법원장 등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이 모두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인사청문회를 통해 공언했고, 대법원까지 삼권분립 등 헌법상 제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동일한 의견을 내놓은 상태다. 그럼에도 한 대행은 "그동안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에 대해 여야 정치인은 물론 좌우 언론인, 헌법학자, 정치학자 여러분의 말을 폭넓게 들으며 깊이 숙고해왔다"면서 "무엇보다 무겁게 느끼는 의문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여야의 정치적 합의 없는 정치적 결단을 내리는 것이 과연 우리 헌정질서에 부합하는가 하는 것"이라고 끝까지 속이 뻔히 보이는 논점 일탈과 책임 회피로 일관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한 대행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헌법재판관 3명의 선출안을 가결 처리한 뒤 보고된 한 대행 탄핵안은 27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탄핵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시점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한다.

탄핵안에 명시된 한 대행 탄핵소추 사유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해병 특검법' 거부 ▲비상계엄 내란 행위 공모·묵인·방조 ▲한동훈·한덕수 공동 국정운영 체제 ▲내란 상설특검 임명 회피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등 5가지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권한대행이 아니라 내란대행임을 인정한 담화였다. 가장 적극적인 권한 행사인 거부권 행사를 해놓고, 가장 형식적 권한 행사인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한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며 ”오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은 12‧3 비상계엄 건의를 하기 전에 한덕수 총리에게 사전 보고했다고 실토했다. 한덕수 총리는 12‧3 내란 사태의 핵심 주요 임무 종사자임이 분명해졌다. 윤석열 탄핵 이후 보여 왔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도 분명해졌다”고 잘라 말했다.

박 원내대표가 언급한 대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단은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김 전 장관이 사전에 한 대행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계엄 건의' 절차를 밟았다고 밝혔다. 이하상 변호사는 이날 오전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국방부·행정안전부 장관은 국무총리를 거쳐 비상계엄을 건의해야 한다는 계엄법에 따라 사전에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보고하고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절차를 밟았다는 게 김 전 장관의 진술"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계엄 건의 시점은 명확히 지목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시점은 정확하게 제시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비상계엄 실무 지휘자인 김 전 장관이 한 대행에게 사전 보고를 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못박은 것이다. 이로 인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소집한 행위만으로도 내란죄 피의자였던 한 대행은 혐의가 더욱 가중된 셈이 됐고, 그가 왜 그토록 내란 특검법 공포를 회피했는지도 그 배경을 짐작할 수 있게 됐다.

한 대행에 관해 없는 말을 지어낼 이유가 없는 김 전 장관 측의 이 같은 명확한 증언에도 불구하고 총리실은 한 대행이 비상계엄 선포 계획에 대한 사전 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총리실은 배포한 자료를 통해 "한덕수 권한대행은 이미 국회에서 여러 차례 증언한 바와 같이 12월 3일 오후 9시경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직접 듣기 전까지 관련한 어떤 보고도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한 권한대행은 허위 사실에 대해 법적 대응을 포함해 모든 조처를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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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국회가 적법 절차에 따라 선출한 헌법재판관의 임명을 권한대행이 제멋대로 거부하는 것은 국회의 권한 행사를 방해하고 내란을 연장하는 헌정 유린이다. 계엄 계획을 총리에게 사전 보고했다는 김용현 측의 기자회견이 사실이면 한덕수 총리는 내란을 공모한 핵심 피의자”라며 "계엄을 몰랐다는 말도 거짓말이다. 왜 그토록 집요하게 탄핵 심판을 방해하는지 분명해졌다. 본인의 구명을 위해서 대통령 권한대행의 지위를 악용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민주당 내란진상조사단(단장 추미애)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 대행을 내란공범으로 규정하고 공조수사본부의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조사단 역시 김용현 전 장관의 사전 보고를 들어 "윤석열 정권의 불법 계엄과 내란에 한덕수 총리 역시 김용현과 함께 공범임이 드러났다”며 "내란 공범 한덕수 총리는 자신의 치부를 감추고 내란 세력의 부역자로서 윤석열의 불법을 은폐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희생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규탄했다.

또 "국민의 삶과 직결된 6개의 민생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민생을 외면했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 탄핵을 저지하기 위해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하며 헌법재판소의 기능을 사실상 마비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공적 직위를 이용해 국가 권력을 사유화하고 불법적 권력 유지를 위해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그의 행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내란공범은 더 이상 공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덕수 권한대행, 내란 세력과 함께 하기로 작정한 것인가? 내란 종결을 위한 헌재 정상화를 내란을 비호하는 국힘과 합의하라니 기가 막힌다"며 ”12‧3 내란에 이은 12.26 '내란 연장 선언'과 다름없다. 내란의 방조자를 넘어 동조, 부역자임을 자인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나아가 ”한덕수 권한대행은 나라를 파국으로 몰고 가겠다는 것인가?"라며 "불확실성을 줄여나가도 모자랄 판에 권한대행이 불안정의 원인이 되어버렸다”고 개탄했다.

조국혁신당은 국회 소통관에서 '국무총리 한덕수 즉각 탄핵 결의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의원들은 "한덕수 총리는 오늘 점잖은 헛소리를 해 국민을 분노케 했다. 그는 대국민 담화를 빙자해 두 가지 짓을 했다”면서 이렇게 열거했다.

첫째, 윤석열 내란을 비호하며 내전을 획책했다. 윤석열 내란은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끝난다. 오늘 국회는 과반이 아니라 3분의 2에 육박하는 찬성으로 신임 헌법재판관 세 명을 선출했다. 대한민국 거의 모든 국민이 여당이 반대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여야가 합의해 오라는 말은 임명하지 않겠다는 말과 99.99% 같은 말이다. 이로써 한덕수 총리는 윤석열 탄핵 심판을 방해했다. 한덕수 총리 대담을 신호로 내란 세력은 갈등을 키워낼 것이다. 이는 심리적 내란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두 번째, 한덕수 총리는 자신에 대한 야당 탄핵을 유도했다. "나를 탄핵해도 할 수 없다”는 미필적 고의이다. 한 총리는 극우 세력의 순교자가 되려고 하는 듯하다. 그래봐야 을사오적에 맞먹는 '갑진오적'이 될 뿐이다. 한덕수 총리는 즉각 물러나라. 아니면 파묘하듯 당신을 대한민국 국정에서 파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