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무역적자 역대 최대…빛바랜 수출 실적

무역적자 472억 달러 'IMF 때 2배', 수출 6839억 달러 둘 다 최대

국제 에너지 위기로 연간 수입액 18.9% 증가…수출 6.1% 앞질러

반도체 수출 연간 실적 사상 최대지만 지난달엔 30% 가까이 급락

2023-01-01     유상규 에디터
1일 부산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산업통산자원부는 2022년 대한민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472억 달러(약 60조 원)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3.1.1. 연합뉴스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가 472억 달러(약 60조 원)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해, 역시 역대 최대를 달성한 수출 실적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해 수출액은 6839억 달러로 전년 대비 6.1% 증가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25억 1000만 달러로 처음으로 25억 달러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수입액도 7312억 달러로 전년보다 18.9% 늘어나 증가율이 수출을 크게 앞질렀다. 수입 품목 가운데 3대 에너지원인 원유·가스·석탄의 수입액은 전체의 26.1%인 190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무역 수지는 472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액은 종전 최대였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전 1996년(206억 2000만 달러)의 2배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무역수지가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132억 6000만 달러 적자)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수출 품목별로는 반도체(1292억 3000만 달러)·석유제품(630억 2000만 달러)·자동차(541억 달러)·이차전지(99억 9000만 달러) 등이 역대 최대 실적을 보이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506억 8000만 달러)·전기차(98억 3000만 달러)·유기발광다이오드(OLED·149억 달러) 등이 최고 수출 실적을 경신하며 수출산업의 고부가화를 선도했다.

주력 시장인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 미국,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전년 대비 각각 14.8%, 14.5%, 7.1%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대표 신흥 시장인 인도로의 수출(188억 8000만 달러)도 21.0% 급증해 연간 기준 사상 최대였다. 대미 수출액(1098억 2000만 달러)은 자동차와 이차전지 등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월간 실적으로 보면 12월 수출과 수입이 각각 549억 9000만 달러, 596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9.5%, 2.4% 감소했다. 12월 무역수지는 46억 9000만 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이로써 수출은 3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무역수지는 9개월째 적자 행진이 이어졌다. 무역수지가 9개월 이상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5년 1월∼1997년 5월까지 연속 적자를 낸 이후 25년여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선박(76.1%), 이차전지(29.7%), 자동차(28.3%), 석유제품(22.7%)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35.9%), 컴퓨터(-34.6%), 바이오헬스(-33.5%), 무선통신(-33.1%), 반도체(-29.1%), 가전(-24.4%), 석유화학(-23.8%), 철강(-20.9%), 섬유(-16.3%)는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특히 주력인 반도체가 30% 가까이 곤두박질 친 탓에 수출 전선이 흔들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인천공항 대한항공 제1화물터미널을 방문, 23년 새해 첫 출항하는 국적화물기의 반도체 관련 수출화물 선적 직업장에서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3.1.1 연합뉴스

지난달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은 167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7.7% 증가했다. 글로벌 에너지 수급난으로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동절기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한 조기 확보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이다.

그러나 철강(-19.4%), 반도체(-10.0%) 등의 수입이 줄어들면서 지난달 수입액은 2020년 11월(-1.9%) 이후 2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12월 적자 폭도 지난 11월(69억9000만 달러) 대비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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