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국조] '용산소방서장 청문회' 된 2차 기관보고

국힘 “후면 구조가 중요했는데 왜 이동 늦었나”
최 서장 “후속 도착 소방 인원 모두 후면 이동 지시”

국힘 “사망자 이송 우선으로 희생 늘었을 수도”
최 서장 “부상자보다 사망자 이송 우선한 적 없어”

최 서장 “희생자들 대로변에 방치할 수 없었던 상황”

2022-12-29     고일석 에디터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29일열린 국회 이태원참사 국정조사위원회 2차 기관보고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2.12.29. (국회방송 캡처)

27일 있었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1차 기관보고에서 민주당 등 야당이 이태원 참사 발생 직후 구조 상황에 대해 “컨트롤 타워 부재로 인한 긴급 대응 부실”을 지적한 데 반해, 용산경찰서와 소방 탓을 했던 국민의힘 위원들은 29일 열린 2차 기관보고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책임을 추궁했다. 

1차 기관보고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너나 없이 민주당 신현영 의원의 DMAT(재난의료지원팀) 참여 문제를 거론해 언론으로부터 “신현영 청문회냐”는 비판을 받았던 데 이어, 29일 2차 기관보고는 ‘최성범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국힘 “후면 구조가 중요했는데 왜 이동 늦었나”

최 서장 “후속 도착 소방 인원 모두 후면 이동 지시”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최성범 서장이 당일 현장 지휘권자임을 강조한 뒤 “최 서장이 22시 29분에 현장에 도착하고 구조활동을 시작한 것이 2분 뒤인 22시 31분으로 이는 후면부 구조 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판단했다는 것인데 서장이 후면부에 도착한 것은 23시 9분”이라며 “후면부 구조가 중요하다고 판단했으면서도 왜 서장이 후면으로 이동한 것이 늦었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최 서장은 “전면부 구조 활동을 계속하면서 후속 도착하는 소방 인원은 모두 후면으로 이동하라고 지속적으로 지시하고, 지휘권을 선언한 뒤 후면으로 이동해 현장을 살펴보고 다시 전면으로 이동해 현장을 지휘했다”고 답변했다. 

또한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은 “최 서장이 현장에 도착한 것이 22시 29분인데 소방 재난 2단계를 발령하고 지휘권을 선언한 것은 40분이 지난 23시 08분이었다”며 “그 시점이라면 2단계 아니라 3단계를 발령했어도 늦었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본인이 발령할 수도 있는 것을 소방방재청에서 발령하도록 해 2단계 발령이 늦어졌다. 본인이 신속하게 2단계 발령만 제대로 했다면 억울한 죽음을 줄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판단 미스가 있지 않았냐”고 추궁했다. 

최 서장은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어 안타깝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답하고 “하지만 (2단계 발령을) 안 했다기보다 못 했다는 쪽이 더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소방이 응급환자보다 사망사 이송을 우선했다"며 제시한 최성범 소방서장의 지시 내용과 구급대원 및 의료진의 통신 내용. 2022.12.29 (국회방송 캡처)

국힘 “사망자 이송 우선으로 희생 늘었을 수도”

최 서장 “부상자보다 사망자 이송 우선한 적 없어”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여기에서 한 술 더 떠 ”2014년 세월호 참사 후 재난안전법이 개정되어 긴급구조통제단을 해당 지역 소방서장이 맡게됐다“며 ”그런데 이태원 축제를 앞두고 열린 유관기관대책회의에 소방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재난안전법에 긴급구조통제단장이 긴급구조 총괄, 응급의료기관, 인력, 장비, 지휘 통제 모든 권한을 소방이 갖도록 해서 일사불란하게 지휘하도록 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최 서장이 현장 긴급통제를 중대본이 맡았으면 이상적 대응이 됐을 것이라고 답변하는 것은 책임회피성 발언“이라며 비난했다. 

또한 국민의힘 전주혜·최은희·김형동 의원은 “응급 환자를 우선 수송해야 하는데 사망자를 먼저 수송하느라 더 살릴 수 있는데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의료인력과 소방대원들이 사망자보다 응급 환자 우선 수송을 요구하는데도 최 서장이 세 번이나 사망자들을 순천향병원으로 이송하라고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최 서장 “희생자들 대로변에 방치할 수 없었던 상황”

이에 대해 민주당 오영환 의원이 당시의 자세한 상황을 설명하도록 했고, 최성범 서장은 “심정지 희생자들은 긴급 수송이 용이하도록 대로변 위치에서 PCR을 시행했던 상태였다. 그러나 희생자 중 상당수가 여성으로 신체 이동과 PCR 과정에서 옷이 벗겨지는 등 제대로 수습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변 시민들이 사진을 찍는 등 망자들을 더 이상 대로변에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해 순천향병원과 임시영안소로 시급히 이동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하고 “당시는 응급차들이 전국에서 비상 출동해 충분히 도착해 응급 환자 수송이 원활해진 시점이었고, 고인들을 수송하느라 생존할 수 있는 응급환자들의 수송이 늦어진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지휘팀장이 부상자보다 사망자를 우선해서 수송하라고 지시한 적이 한 번 있지만 그것은 명백한 잘못으로 본인도 잘못을 시인하고 있다”며 “그러나 전체적으로 부상자보다 망자를 우선해서 보낸 적은 없고, 부상자들은 계속 여러 병원으로 후송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최은희 의원이 “순천향병원의 경우 응급 의사가 5~60명이 대기하고 있었으나 소방에서 사망자만 우송해 응급치료를 못했다”고한 지적에 대해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 “응급환자 병상 정보는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병상의 상황을 파악해 지정한다”며 “소방대원은 그 정보를 확인하고 병원으로 이송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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