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자폭 회견' 거센 후폭풍…"당장 끌어내려야"

성난 민심의 불길에 기름 부은 격…시민사회 폭발

촛불행동 "탄핵 정당성 재확인"…참여연대 "파국"

경실련, 민주노총, 공무원노조 등 성명‧논평 잇따라

2024-11-08     김호경 에디터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1.7.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7일 기자회견은 역대 대통령 기자회견을 통틀어 최악의 자충수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 지지도가 연일 최저치를 갱신하며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으로 가는 상황에서 민심을 수습하기는커녕 오히려 불길에 기름을 잔뜩 부은 격이 됐다. 시민사회에서는 "더 이상 볼 것 없다. 퇴진 외에는 답이 없다"는 목소리가 폭발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촛불행동은 성명을 내고 "대통령 윤석열의 기자회견은 책임 전가와 변명, 특검 거부와 김건희 싸고돌기로 일관해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더욱 치솟게 했다"며 "천박한 태도는 물론이고 발언 내용 자체에 진실성이 없고 국민에 대한 자세가 불성실하기 짝이 없었다. 윤석열 탄핵의 정당성만을 거듭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은 국정농단의 주범 김건희에 대한 국민의 질타와 분노를 '악마화'라며 도리어 민심을 비난하고, 김건희에 대한 특검을 '정치 선동'이자 '위헌'이라고 우기는 등 국민의 요구에 정면으로 맞섰다"면서 "대통령으로서 국정운영의 기반을 스스로 계속 망가뜨리고 있으며, 한시라도 더는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판단을 더욱 굳히게 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제 더 이상 따져 물을 것도, 좌고우면할 것도 없게 되었다"며 "탄핵도 사치일 정도로 이 자는 당장에 끌어내려야 한다"고 단언했다.

참여연대도 성명에서 "대통령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허물고 파국을 부르는 담화가 아닐 수 없다. 대통령 취임 2년 반이 다 되도록 대통령이라는 헌법상의 지위에 따르는 공적인 책임이 무엇인지 여전히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만 확인된 담화였다"며 "국정 지지율은 20%를 하회하고 50%가 넘는 국민이 하야와 퇴진, 탄핵을 요구하는 여론이 확인된 상황에서도 대통령의 상황 인식과 대처는 국민 여론에 떠밀려 '사과는 하지만 나는 내 갈 길 가겠다'였다. 허탈하고 참담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어떤 변화도 기대하기 어렵다. 대통령이 바꾸지 않겠다면 주권자 국민이 나서 대통령의 생각과 행동을 바꿀 수밖에 없다"며 "참여연대는 대통령의 공적 책임을 깨닫게 하고, 거부권에 막혀있는 채상병 특검법과 중대한 헌법 위반이 의심되는 공천 개입의 진상을 밝힐 특검법 도입 요구의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7. 연합뉴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성명을 통해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해명이 불충분해 독립적인 진상조사의 필요성이 커졌다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 거부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지금 당장 대통령실을 전면 개편하고 구체적인 인사 쇄신 방안과 소통 방식 개선책을 국민 앞에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아울러 "그동안 대통령실은 해병대 관련 수사 외압 의혹,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 의혹,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 등 여러 사안에 대해 방관적 태도로 일관해 국민의 불신을 심화시켰다. 또한 윤석열 정부의 인사 문제는 대통령 측근이나 특정 성향 인사들의 편중된 기용이 반복되면서 국민적 불만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며 윤 대통령을 향해 "철저한 해명,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수용, 대통령실 전면 개편과 함께 그 외 모든 의혹에 대한 법적·정치적 책임 이행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전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논평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 담화는 국민의 분노를 전혀 모르는 불통 정권의 끝판왕이었다. 세상 물정 모르는 대통령의 변명과 동문서답이었다. 사실에 기반한 설명과 사과, 인적 쇄신, 특검 수용 등을 예상했지만 그 어떤 것도 해소되지 않았고, 언급조차 없었다"면서 "경제는 기지개를 펴고 있고 경상수지 흑자에, 경제성장률은 오르고 있고, 체코 원전으로 경제가 활성화될 거라고 했다. 저임금 물가 폭등에 고통받는 서민과 노동자, 폐업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억장이 무너진다. 의료대란 대책도 없다"고 개탄했다.

이어 "이번 담화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했다. 대통령은 변하지 않는다.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에 두루뭉술 동문서답하고 하루만 지나면 밝혀질 거짓말을 서슴지 않는다"며 "더 이상 윤석열 정권에 기대할 것은 없다. 11월 9일 민중총궐기에 우리가 모여야 하는 이유가 더욱 명확해졌다. 노동자 민중이 나서서 대통령을 퇴진시키고 나라를 바로잡자"고 했다.

 

2024 전국노동자대회 1차 민중총궐기 포스터. 민주노총

공무원 노조는 성명을 통해 "남은 건 퇴진뿐. 아무것도 없었던 '대국민 시간 낭비' 기자회견을 본 우리의 결론이다. 공허하고 불분명한 말잔치 속에 확실한 건 단 하나,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사실뿐이었다"면서 "기껏 내놓은 대책은 '부부싸움'이다. 국민을 우습게 알아도 정도가 있다. 눈치가 없는 것을 넘어 제정신으로 현실 인식을 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정을 제 집안일 정도로 치부하는 사사로운 대통령. 민심을 받들지 않고 오만과 독선으로 일관하는 고집불통 대통령.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불법과 편법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법꾸라지 대통령"이라며 "이제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남은 건 퇴진밖에 없다는 것을 재확인한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마주할 것은 광장의 뜨거운 분노뿐"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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