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진보후보 쪽 "비상! 비상! 투표합시다"

사전투표율 감안하면 최종투표율 20.28% 예상

우세 여론과 무관한 결과 낳을 가능성 높아져

게다가 보수성향 지역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2024-10-14     이명재 에디터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사흘 앞둔 13일 정근식 후보(왼쪽 사진)는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열린 재경완도군향우회 정기총회 및 한마음축제를, 조전혁 후보는 광화문 광장을 찾아 유권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4.10.13, 정근식 선거캠프, 연합뉴스. 

이틀 앞으로 다가온 10.16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낮은 투표율에 따른 의외의 결과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지율에서 앞서 나가는 정근식 ‘민주진보단일후보’지만 저조한 투표율로 인해 그와 상반되는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선관위의 조전혁 후보 단독 대담 방송 강행 등 '차별'을 당하면서도 여론조사에서의 지속적인 우위 등을 근거로 승리를 자신해 왔던 정 후보 측에서는 극히 낮은 사전투표율에 ‘비상 대책 알림’이라는 글을 공지하는 등 투표율 끌어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1, 12일 양일간의 사전투표에서 서울시교육감 투표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8.28%에 그쳤다. 사전투표가 함께 진행된 기초지자체장 재보궐선거에 비해 최대 5분의 1에 머물렀다.

투표결과가 지지율과 격차를 보이는 것은 어느 선거에서나 크든 작든 보이는 현상이지만 이같이 매우 낮은 투표율은 최종 결과를 ‘민심’과 동떨어지게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그에 따라 ‘보수’ 진영의 조전혁 후보가 정 후보에 비해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지속적으로 열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낮은 투표율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정권의 대리인 격으로 나온 조 후보가 20%대를 밑도는 수준으로까지 떨어진 윤 정권에 대한 낮은 지지율이라는 2중의 열세를 뚫고 서울시민들의 ‘선택’을 받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역대 선거에서 높은 사전투표율은 진보적인 후보에 대체로 유리하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듯 정 후보는 사전투표 첫날인 11일 투표에 참여한 반면 조전혁 후보는 16일의 본투표에 참여할 예정이다. 그만큼 정 후보 측에서는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그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사전투표의 양상에서도 이전 선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 정 후보 측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보수적 투표성향을 보여온 종로, 서초, 송파, 용산, 강동, 중구의 투표율이 평균을 상회한 반면 야권 등 진보 강세지역으로 꼽히는 강서, 노원, 강북, 구로 등에서는 사전투표율이 서울시 전체 평균을 밑돈 것이다.

사전투표율 자체가 낮은 것은 물론 그마저 우세를 장담하기 힘든 형편이라 더더욱 본투표에서 민주진보 교육감 지지층을 최대한 투표장으로 나오게 해야 할 상황이다.

정근식 후보 캠프 측에서는 2023년 울산교육감 보궐선거 때 사전투표율이 10.82%, 최종 26.5%로 마감된 데이터를 대입하면, 서울교육감 보궐선거 최종투표율은 20.27%로 예상하고 있다.

정 후보 캠프 내 전략실과 상황실은 “최종 투표율 25% 이하 시 선거 패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는 서울시 교육의 최대 위기일 수 있기에 다함께 절박한 심정으로 위기 극복을 위해 정근식캠프 선거사무원 전체 인원은 72시간 비상행동에 돌입하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 정근식 '민주진보단일후보'(가운데)가 유세중 지지자들과 함께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정근식 후보는 민주진보단일화 경선에서 후보로 확정된 데 이어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최보선 후보가 지난 12일 사퇴와 함께 정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2차 단일화'를 이뤄냈다. 당초 정파에 휘둘리지 않겠다면서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던 최 후보의 사퇴 및 정 후보 지지는 선거전이 의외의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 것에 대한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최 후보는 사퇴 회견에서 "조전혁 후보와 같은 시험경쟁 만능주의 인물에게 서울 교육을 맡겨서는 안 된다"고 말해 그 같은 절박감을 드러냈다.

한편 여론조사에서 정근식 후보는 꾸준히 조전혁 후보를 앞서고는 있지만 격차는 크지 않다. 특히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그 차이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가장 최근 조사에서는 1% 포인트 이내로 좁혀졌다. 뉴스피릿, 에브리뉴스 공동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주)에브리리서치에서 10월 6~7일 양일간 서울 거주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 정근식 31.1%, 조전혁 30.2%, 최보선 8.3%, 윤호상 5.5% 순으로 집계됐다. 지지후보없음 12.1%, 잘모르겠다 12.8%로 나타났다. 다만 이 조사는 최보선 후보의 사퇴 이전에 실시된 것이어서 최 후보 지지자들 중 다수가 같은 진보 성향의 정근식 후보 지지를 선택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 후보와 조 후보 간의 실제 격차는 이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이 여론조사는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표본 2만 9994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4.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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