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회유 의혹 전관 변호사, 쌍방울 옥상 파티 참석"

[검사 탄핵 청문회] 전관 변호사 의혹 '재점화'

청문회장서 쌍방울 옥상 가든파티 영상 공개

이화영 "수원지검장 출신 조재연 변호사 맞다"

장경태 "박상용 검사와 수원지검 근무연 있어"

"부하 검사, 쌍방울계열사 임원으로 일하기도"

수원지검 수사팀 "이화영 주장 일관성 없어"

2024-10-03     김성진 기자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박상용 검사 탄핵 청문회에서 수원지검장 출신인 조재연 변호사(가운데)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왼쪽)이 옥상 가든파티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는 장면이 공개됐다. 해당 영상은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공개했다. 2024.10.2. 시민언론 뉴탐사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탄핵 청문회'에서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검사실에서 회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검찰 고위직 전관 변호사가 수원지검장 출신인 조재연 변호사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아울러 조 변호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이른바 '옥상 가든파티'에 참석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조 변호사와 박상용 검사, 쌍방울 사이의 관계가 도마에 올랐다. 검찰 쪽이 조직적으로 거짓 진술을 회유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꼬리를 문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시민언론 뉴탐사>가 지난 6월 20일 쌍방울 본사 건물 인근에서 촬영한 김 전 회장의 '옥상 파티' 영상을 공개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기소(6월 12일) 직후 찍은 해당 영상에는 김 전 화장 옆에 대형 로펌의 전관 변호사들이 잡혔다.

장경태 의원 김성태 회장 옆에 있던 사람 누구신지 확인하셨습니까?

이화영 전 부지사 의원님이 말씀하신 조 변호사…

장경태 의원 조재연 변호사 맞죠?

이화영 전 부지사 그렇습니다.

이 전 부지사가 지목한 조 변호사는 지난 4월 22일 김광민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옥중 서신에서 등장한 '전관 변호사'다. 이 전 부지사는 당시 옥중 서신에서 "검찰 고위직 출신의 변호사를 박상용 검사(사건 담당 검사)가 연결하여 만났다"며 "1313호실의 검사 사적공간에서 면담이 진행됐다"고 한 바 있다.

특히 이 전 부지사는 "이 (전관) 변호사는 검찰 고위직과 약속된 내용이라고 나를 설득했다"며 "'김성태(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진술을 인정하고, 대북송금을 이재명을 위해서 한 일'이라고 진술해주면, 재판 중인 사건도 나에게 유리하게 해주고 주변 수사도 멈출 것을 검찰에서 약속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이 전 부지사는 "이 (전관) 변호사와는 검찰의 주선으로 몇 차례 더 면담을 했다"면서 "어느 날은 나와 김성태, 방용철(전 쌍방울그룹 부회장), 박상용 검사, 1313호실 수사관, 쌍방울 직원 박○○이 모여 소주를 곁들여 저녁식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가 22일 공개한 옥중서신. 2024.4.22. 이화영 측 변호인 제공

이날 청문회에서도 이 전 부지사는 당시 전관 변호사로 지목했던 조 전 변호사의 발언에 대해 증언하며, 추가적으로 검찰 수뇌부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전 부지사는 '조 변호사가 김성태 진술을 인정하고 대북송금을 이재명을 위해 한 일이라고 허위진술 하라고 했느냐'는 장 의원의 질문에 "조 변호사가 그렇게까지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다"면서도, "박 검사하고 저하고, 혹은 수원지검 측하고 저하고 소위 딜(deal·거래) 했었던 일련의 내용들에 대해서 검찰의 고위층, 최고위층에 확인을 했으니 믿고 (진술하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청문회에서는 조 변호사와 박 검사의 과거 근무인연, 김 전 회장과 인연 등이 밝혀지면서 검찰 조직의 유대 관계와 전관 예우도 함께 도마에 올랐다.

장 의원은 "조 변호사가 (2020년) 수원지검장 시절에 박 검사와 근무 기간도 같이 겹친다"며 "조 변호사가 2014년 남부지검 증권범죄수사단장 시절에 쌍방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 원대 시세 차익을 얻었던 김성태를 구속 기소한 바 있다. 이때 수사팀장이었던 김영현 검사는 쌍방울 계열사(비비안) 사외이사로 일했다"고 밝혔다.

앞서 수원지검 수사팀은 지난 4월 이 전 부지사가 옥중 서신에서 '전관 변호사 회유' 의혹을 주장하자 "검사가 이 전 부지사에게 연결시켜 준 것이 아니라, 이 전 부지사와 이 전 부지사 가족의 요청에 의해 접견이 이뤄졌다"고 반박한 바 있다. 또 전관 변호사에게 확인한 결과, 검사가 주선한 일이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 고위직 출신인 조 변호사의 '옥상 파티' 참석, 박 검사와의 과거 근무 인연, 부하 검사의 쌍방울 취업 사실 등이 밝혀지면서 수사팀의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지게 됐다. 이 전 부지사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오히려 검찰 쪽의 조직적인 회유와 수사 왜곡이 있었던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오른쪽)이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검사 탄핵 청문회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왼쪽)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2024.10.3. 국회방송 갈무리

국회 법사위는 조 변호사의 증언을 듣기 위해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불출석했다. 탄핵 대상인 박 검사 역시 출석하지 않았다.

조 변호사는 검사실에서 회유가 있었다는 이 전 부지사의 증언과 관련해 <시민언론 민들레>에 "이화영과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제 입장을 밝혔으니 그 내용을 참고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조 변호사는 지난 4월 언론에 입장을 내고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조 변호사는 김 전 회장의 '옥상 파티'에 참석한 데 대해 입장을 묻자, "파티라고 할 것도 없고 식사나 하자고 하여 2~3명이 식사하는 줄 알고 갔으나 다른 분들도 와있는 상태였고 그냥 나오기가 뭐해 삼계탕 한 그릇 먹고 온 것이 잘못된 것이냐"고 반문했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3일 오전 언론에 장문의 입장문을 내고 "이 전 부지사는 전관 변호사로부터 회유당했다고 주장하다가 해당 변호인이 사실무근임을 밝히자 자신을 위해 변호했던 변호사로부터 회유당했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하는 등 주장 자체로도 일관성과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제보자 엑스(X)가 공개한 지난 6월 20일 '쌍방울 김성태 가든 파티' 주요 참석자들. (시계방향) 가수 태진아-김형기 전 통일부 차관-대북송금 회의록 진술자 김태균 씨-양선길 부회장. 2024.10.3. 시민언론 뉴탐사

한편 이 전 부지사는 청문회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한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의 질문에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사건에서 아무 혐의가 나오지 않자 검찰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체포한 뒤 방북 비용 대납 사건으로 본질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검찰의 지속적이고 강압적인 회유와 압박이 계속됐다"며 "김 전 회장과 저를 포함한 사건 관계자가 두 달 정도 수원지검 1313호, 박상용 검사실 앞의 '창고'라고 쓰인 공간에서 대질이란 명분 아래 진술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는 "김 전 회장이 갈비탕을 먹고 싶다고 하면 갈비탕이 제공되고, 짜장면을 먹고 싶다고 하면 짜장면이 제공되고, 연어가 먹고 싶다고 하면 연어가 제공됐다"며 "'진술 세미나'는 여러 차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 관계자들이) 출정했던 거의 모든 날 '창고'라는 공간에 모여 누가 사 왔는지 모르는 외부 음식을 먹으며 그와 같은 대화를 반복했다"며 "(검찰은) 저를 끊임없이 회유하고 압박했다"고 거듭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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