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尹, 총장 시절 '니가 눈에 뵈는 게 없냐' 폭언"
이 전 고검장, 16일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돼 조사 중
"찍어내기 보복수사한다고 법원 판결 안 뒤집어져"
윤 징계취소 소송 항소심, 이유 없이 무기한 연기 중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16일 검찰 소환에 앞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윤석열 전 총장이 채널A 사건과 관련해 전화를 걸어와 "니가 눈에 뵈는 게 없냐"고 소리쳤으며 "그때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 전 고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최우영 부장검사)로부터 소환받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전 고검장은 <이성윤 검사 입장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청문회에서 윤석열 전 총장이 채널A 사건 등과 관련해 한동훈 전 검사장을 감싸며 위협적인 언행을 했다고 증언한 사실을 언급하며 2020년 4월 29일 무렵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채널A 사건 관련자 한동훈 전 검사장을 수사할 당시 윤석열 전 총장이 전화를 걸어와 위와 같은 폭언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보복수사한다고 법원 판결 안 뒤집어져"
이 전 고검장은 "이런식으로 채널A 사건 수사와 감찰을 방해했던 윤석열 전 총장은 결국 징계를 받았고, 서울행정법원은 2021년 10월 윤석열 전 총장에게 내려진 징계에 대하여 '면직 이상의 중대비위'에 해당하므로 징계처분이 정당하다고 명확히 판결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런데 이제 와서 윤 전 총장 징계 관련으로 저를 소환하고 재수사한다고 한다"며 "이미 불기소처분됐던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어 출석을 요구하더니, 출석 요구 사실을 언론에 흘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비위 사실들이 판결로 확인되자 프레임을 전환하며 책임을 떠넘기고, 적반하장식으로 특정인에게 뒤집어 씌우고, 또 찍어내기 보복수사를 한다고 해서 중대비위행위가 가려지는 것도 아니고 법원의 판결이 뒤집어지지도 않을 것인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밝혔다.
윤 징계취소 소송 항소심, 무기한 연기 중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징계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징계취소 청구소송은 1심에서 "‘면직’이상의 징계가 가능하다"며 패소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 항소심이 시작되기 전 1심 승소를 이끈 변호인을 해임시키고 정부법무공단 소속 변호사를 선임해 윤석열 대통령이 원고의 입장에서 패소를 유도하려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항소심은 3차례에 걸친 준비기일을 거친 후 다음 재판 기일이 잡히지 않은 채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미 불기소처분된 이성윤 전 고검장과 박은정 전 성남지청장에 대해 재기수사 명령을 내려 다시 수사하고 있다. 이 또한 윤 전 총장 입장에서 항소심을 뒤집기 위한 검찰의 의도적인 공작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문] 이성윤 검사 입장문>
2022년 5월 한동훈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채널A 사건 등과 관련해, 윤석열 전 총장이 한동훈 전 검사장을 감싸며 위협적인 언행을 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당시 한동수 부장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윤석열 전 총장은 한동훈 전 검사장에 대한 감찰계획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다리를 책상에 얹어놓고 '보고서 저리 두고 가' 라고 말했고,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하자 격분하며 '쇼 하지마라'라고 했으며, 이어 대검 감찰부에서 조사를 병행하겠다고 하자 '병행?' 이라고 되물으며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한동수 부장에게 위협적으로 접근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 증언에 대해 ‘일국의 검찰총장이 무뢰잡배도 아니고 그럴리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다소 과장된 것이 아닌가’ 등의 의심을 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한동수 감찰부장의 증언이 틀림없는 진실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 4월 29일 무렵 제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채널A 사건 관련자 한동훈 전 검사장을 수사할 당시, 윤석열 전 총장이 저에게 전화를 걸어와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전화기 너머 윤 전 총장은 거친 말들을 쏟아내며 “니가 눈에 뵈는 게 없냐”고 소리쳤습니다. 그때 저는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느꼈습니다.
이런 식으로 채널A 사건 수사와 감찰을 방해했던 윤석열 전 총장은 결국 징계를 받았고, 서울행정법원은 2021년 10월 윤석열 전 총장에게 내려진 징계에 대하여 '면직 이상의 중대비위'에 해당하므로 징계처분이 정당하다고 명확히 판결했습니다. 막말을 하며 부당한 지시를 한 그날 전후 며칠간의 긴박한 상황은 판결문에도 나와 있습니다.
법원은 윤 전 총장에 대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검찰청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으로 징계사유가 인정되며, 판사사찰 문건 전달, 채널A 사건 감찰방해 및 수사방해 등 비위 사실 경합으로 ‘면직’이상의 징계가 가능하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윤 전 총장 징계 관련으로 저를 소환하고 재수사한다고 합니다. 이미 불기소처분되었던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어 출석을 요구하더니, 출석 요구 사실을 언론에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비위 사실들이 판결로 확인되자, 프레임을 전환하며 책임을 떠넘기고, 적반하장식으로 특정인에게 뒤집어씌우고, 또 찍어내기 보복 수사를 한다고 해서 중대비위행위가 가려지는 것도 아니고 법원의 판결이 뒤집어지지도 않을 것인데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올해 교수들이 선택한 사자성어가 과이불개(過而不改ㆍ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음)라고 합니다. 피징계자로서 이러한 판결이 나왔으면 잘못에 대해 사과나 반성을 했어야 했는데, 보복수사라니 그저 안타깝고 측은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