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심판' 열기, 32년 만의 최고 투표율 경신
최종투표율 67% 분석해 보니 '심판 선거' 드러나
전국 투표율보다 높은 야당 우세지, 낮은 여당 텃밭
4·10 총선 투표율이 67.0%로 32년 만에 총선 최고치를 기록했다. 총선 투표율로는 지난 1992년 14대 총선(71.9%)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로, 지난 21대 총선 때의 66.2%보다 0.8%포인트 높은 것이다.
이 같은 높은 투표율은 지난 5,6일의 사전투표율이 31.28%로 역대 총선 최고치를 경신했을 때 예측됐었다. 다만 높은 사전투표율에 비례해 70%에 육박하거나 7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었던 것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수치다.
오후 2시 기준 전국 평균 투표율은 56.4%로 21대 총선의 같은 시간대 투표율(53.0%)보다 3.4포인트 높아 70% 돌파까지 점쳐졌지만 이후 시간대 투표율이 꺾여 지난 총선 투표율을 살짝 넘어서는 것에 그쳤다.
지역별 투표율 변동폭을 지난 총선 때와 비교하면 이번 선거의 여당-야당 지지세의 투표 참여 양상이 어느 정도 가늠된다. 전국 17개 시도 중 지난 총선 때와 비교해 특히 투표율이 낮아진 곳은 여당 지지세가 강한 대구로, 64%에 그쳤다. 21대 때에는 전국 평균보다 0.8%포인트 더 높았지만 이번에는 2%포인트 낮았다. 대구는 사전투표율에서도 전국에서 가장 낮은 곳은 25.60%를 기록했었다. 사전투표에 나오지 않은 이들이 본투표에는 투표에 참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으나 본투표 역시 낮게 나타난 것이다. 경북도 21대에는 전국평균보다 0.2%포인트 더 높았으나 이번에는 1.9%포인트 더 낮았다.
반면 전남은 가장 투표율인 높은 세종과 서울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투표율인 69%를 기록했다. 전남은 사전투표율이 41.19%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40%를 넘겼었다. 야당 지지세가 강한 광주(68.2%) 전북(67.4%) 세종(70.2%)도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서울과 경기는 지난 총선 때와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전국 평균보다 투표율이 높은 7개 지역 가운데 부산을 제외한 서울, 광주, 세종, 전남, 전북 등 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 투표율이 높다는 점은 윤석열 정권 심판에 대한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의사표시가 이뤄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투표가 진행되는 도중 높은 투표율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년간의 윤석열 정권의 실정과 폭정, 부정을 심판하려는 열기와 민심의 흐름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높은 투표율을 보수 결집 흐름으로 분석했다.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인지는 최종 개표결과를 봐야 확인되겠지만 일단 지역별 투표율이나 출구조사 결과로는 정권 심판 열기가 투표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