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청장의 1시간 50분 미스터리

용혜인 의원실, 참사 당일 용산구청장 동선표 입수

“29일 밤 11시부터 긴급상황 대처 돌입” 이라더니

알고 보니 “다음날인 30일 0시 50분 회의 열어”

2022-12-09     이승호 에디터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달 18일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10월 29일) 밤 11시부터 긴급상황 대처에 돌입했다.”

사실이 아니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긴급상황 조치를 시작한 시간은 참사 다음날인 10월 30일 0시50분이었다. 무려 1시간 50분이나 차이가 난다.

이같은 사실은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이 용산구청으로부터 확보한 참사 당시의 ‘박 구청장 동선표’를 통해 9일 확인됐다.

용산구청이 참사 다음 날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박 구청장이 참사 당일 밤 11시부터 긴급상황실을 설치하고 구청장 및 간부 25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고 나와 있다.

시간이 허위로 기재돼있음은 물론 25명이라는 회의 참석자 숫자도 사실과 다르다. 용 의원이 ‘박 구청장 동선표’와 함께 확보한 ‘용산구청 주말근무수당 신청 내역’에는 참사가 발생한 당일 자정까지 야근을 등록한 공무원은 25명의 절반도 안되는 11명이었다.

 

용산구청 홈페이지 갈무리

박 구청장과 용산구청은 참사 초기부터 여러 번 구설수에 올랐다.

참사 당일 박 구청장은 고향인 경남 의령군에 다녀왔는데 해명이 미심쩍었다. 공무라면 출장 처리를 하고, 구청 간부 등이 구청장의 동선을 파악하고 있어야 정상인데 아무도 몰랐다. 개인 용무를 보기 위한 방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안전·재난 실무 책임자인 최○○ 안전재난과장은 참사 당일 낮에 개인적인 술자리를 가지고 다음날 오전 출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누구는 허위 보고서를 만들고, 누구는 갑자기 휴대전화를 바꾸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마저 드러났다.

 

용산구청 홈페이지 갈무리

용혜인 의원은 “참사 직후 용산구청장의 지휘 대응 책임을 방기해 참사 피해가 얼마나 악화되었는지 국정조사에서 따져 책임을 묻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특수본은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최성범 용산소방서장과 함께 조만간 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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