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을 기다렸다" 사전투표율 최고기록 깨나
6시 투표 시작되자마자 긴 대기줄 형성
21대 총선은 물론 20대 대선 넘을 수도
'정권 심판 분노 선거' 성격 보여줘
"2년간 오늘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5일 오전 6시에 사전투표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던 듯 전국의 유권자들이 투표소로 몰려들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까지의 투표율 추이를 지난 선거 때와 비교하면 4.10총선 사전투표율은 총선과 대선을 통틀어 역대 사전투표율 최고기록에 근접하는 것은 물론 경신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정권에 대한 '심판 선거' 성격이 어느 선거 때보다 뚜렷한 이번 선거일을 기다린 유권자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역대 사전투표율 최고 기록은 지난 2022년 20대 대선 때의 36.93%로, 5일 오전 중의 사전투표율 추이는 거의 그에 가까운 수준이다.
오전 10시 현재 전국 사전투표율은 3.6%로 지난 21대 총선 때 같은 시간 투표율 2.52%보다는 1.2%p 더 높다. 20대 대선 때 첫 날 같은 시간의 3.64%보다는 불과 0.04%p 낮은 수치다. 통상적으로 대선에 비해 총선의 투표율이 낮지만 이번 총선 사전투표율은 대선 투표율에도 거의 육박한 수준이다.
이같은 추이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첫 날 사전투표율은 21대 총선 때의 12.14%보다 크게 높은 것은 물론 20대 대선 때의 17.57%에 거의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선거에서의 사전투표율은 예외 없이 첫날보다는 이틀째인 토요일이 더 높았던 추세대로 이틀째인 6일에는 그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 사전투표율이 지난 총선의 26.69%를 훌쩍 넘어서 20대 대선의 36.93%에 근접하는 것은 물론 넘어설 수도 있어 보인다.
이같이 높은 사전투표율은 대체로 윤석열 정권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유권자들이 사전투표가 시작되자마자 대거 참여하고 있는 결과로 추정된다. 이는 사전투표 의사를 묻는 여론조사에서지지하는 정당을 묻는 질문에 여당보다는 야당 지지자들이 사전투표 의사가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에서 뒷받침된다.
한국갤럽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의뢰로 지난달 18~19일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사전투표일에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은 41.4%로 나타났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 응답률 16.7%,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 이 조사에서 야권 지지 성향이 강한 50대 이하는 전 연령대에서 사전투표 의향이 50%에 육박한 반면, 여권 지지세가 높은 60대(36.8%)와 70세 이상(24.0%)에선 사전투표보다 본투표 의향이 강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헤럴드경제 의뢰로 25~27일 유권자 40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5%포인트, 응답률 3.9%, 휴대전화 ARS 방식)에서도 사전투표일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의 66.2%가 지역구 의원으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뽑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자는 19.8%에 그쳤다. 반면 본투표일 투표 의향자는 국민의힘 후보(47.3%)에게 투표하겠다는 답변이 더 많았다(민주당 후보 39.5%).
극보수 매체인 데일리안이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이 매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2일 이틀간 유권자 1001명에게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정치 성향별로 '투표 시점'이 갈리는 것이 확인된다. 이 조사에 따르면 '정권 심판론'에 공감하는 유권자는 사전투표일에, '거대 야당 폭주를 막아야 한다'는 유권자는 본투표일에 투표하겠다는 답변이 우세했다. ‘정권 심판론’ 공감 유권자는 사전투표 의향이 59.3%로 본투표일 37.7%보다 크게 높은 반면, ‘거야 폭주 저지’ 공감 유권자는 본투표일에 투표하겠다가 65.7%로 사전투표율의 31.9%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 RDD 방식 ARS로 실시됐으며, 전체 응답률은 4.7%였다. 표본은 올해 2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에 따른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림가중)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