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후보는 누구?…검찰독재 타파 '어벤저스'
의사 김선민, '우리는 행동한다' 강령에 합류 결심
기후 에너지 전문가 서왕진, 탁월한 아이디어맨
김준형 전 외교원장 "윤 정부, 외교 아닌 전쟁하려"
구글 출신 이해민, 기초과학 R&D와 RE100 초점
베테랑 당직자 정춘생 "윤 정권 조기종식에 밀알"
가수이자 투사 리아 "문화예술인 눈물 닦아주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 대표 주도로 급부상한 조국혁신당, 두 야당이 내세운 4·10 총선 비례대표 후보들 가운데 ‘눈에 띄는’ 인물들을 소개한다. ‘윤석열 정권과 잘 싸울 것 같은’ 후보, 정치 신인 등을 눈여겨 봤다. 이미 잘 알려져 있는 후보들은 가급적 제외했다.
김선민
2020년 4월 문재인 대통령은 김선민 후보를 차관급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에 임명했다. 2000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설립된 이래 최초의 여성 발탁이자 내부 승진이었다. 심평원 입사 17년만의 경사였다. 3년 임기를 마친 뒤 그가 간 곳은 태백병원이었다. 그곳에서 직업환경의학과 의사로 근무했다.
영입 제안이 왔을 때 그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후원금이나 보내고 말자는 생각이었다. 조국 대표가 다시 연락해왔다. “태백으로 찾아 뵙겠다”고 했다. 또 거절했다. 조 대표가 찾아오면 동네방네 소문이 날 것 같아서였다.
거절은 했지만 조국이 만들겠다는 당이 궁금했다. 강령을 찾아 보니 ▲우리는 검찰개혁을 위해 행동한다 ▲우리는 기획재정부를 개혁하기 위해 행동한다 ▲우리는 기회균등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행동한다 ▲우리는 담대한 저출산 대책을 추진하기 위해 행동한다 ▲우리는 지방에 대한 재정 지출을 확대하여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행동한다 ▲우리는 과학정책은 과학자들이 주도하도록 하기 위해 행동한다 ▲우리는 평화공존의 남북관계를 확립하고, 분단극복과 평화번영을 위해 행동한다 등이었다. (강령 첫 문장 인용)
그는 ‘우리’라는 말과 '행동한다’라는 말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가 마침내 ‘우리’에 합류하기로 결심한 이유다. 그의 공약 가운데 하나는 ‘윤석열과 홍준표가 무너뜨린 공공의료 재건’이다.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이 대학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정부 기구와 기관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가인권위원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2016~2018년 세계보건기구(WHO) 서비스제공 및 안전국 수석기술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의료의 질과 성과 평가 워킹그룹(HCQO) 의장으로 선임됐다. 아시아 여성으로는 최초였다. 비례 5번.
서왕진
“품격 있고 전문성 있는 정책전문가다. 오랫동안 학문 활동을 해 왔으며 (서울시 도시정책 종합연구기관인) 서울연구원장으로 활약하면서 행정 경험도 갖추고 있다. 환경정의 대표 등 시민사회 경험은 말할 것도 없고 정책분야에서는 대전환포럼 상임위원장도 지냈다. 조국혁신당의 정책은 서왕진 박사께 맡기려 한다.”
조국 대표가 서 후보를 영입하며 한 말이다. 조 대표의 희망대로 그는 당 정책위 의장을 맡았다.
그는 온화하고 편안한 인상이다. 그러나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다. 유명한 일화가 있다. 2000년대 초 경기도 용인 난개발이 환경 문제로 비화됐다. 용인에 있는 대지산이 파괴될 위험에 처했다. 당시 환경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이었던 그는 ‘대지산을 지켜내자’며 16일간 나무 위에 올라가 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결국 건교부는 이듬해 ‘개발 포기’를 선언했다. 조국혁신당의 강령은 모두 ‘행동한다’로 끝난다. 마치 행동주의자인 그를 염두에 둔 듯싶다.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했지만 진로를 변경했다. 그 여정은 짧지 않았다. 신문학과 졸업 후 다시 서울시립대에서 도시환경정책학 석사를 마쳤다. 이후 10여 년간 환경운동에 매진했다. 그러다 전세금을 뺀 돈으로 유학길에 올라 미 델라웨어대에서 에너지환경정책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해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에서 기후 변화를 둘러싼 국제정치를 주제로 연구했다.
서울시장 정책특보, 비서실장을 하면서 서울시의 정책 자문을 하고 시장 보좌업무를 총괄했다. 서울연구원 원장 시절 미세먼지 대응 정책으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제안했다. 이 정책은 서울시와 함께 중앙정부도 채택했다. ‘원전 하나 줄이기 운동’ ‘따릉이 공공자전거 확산 프로젝트’ 등을 추진했다. 이런 정책으로 2018년 서울시가 세계적 도시혁신상인 리콴유세계도시상을 수상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으로 발탁돼 ‘2050 탄소중립 구상’ ‘2030년 대한민국의 탄소감축계획’(2030NDC) 작성에 일조했다.
“기후 에너지 전문가로서 탄소중립 정책의 파행으로 우리 기업과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무지하고 무능한 국정 운영을 저지하기 위해 행동하겠다. 윤석열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 후퇴와 원전 강화 정책은 글로벌 산업통상 규제정책 흐름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으로서 우리 기업과 경제를 심각한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공급을 충족 못하는 기업들이 빠르게 해외로 이전하면서 국가 기간사업이 공동화 하고 일자리가 유출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퇴행을 저지하고 대한민국이 탈탄소 시대 글로벌 산업통상 선도국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겠다.” 비례 12번.
김준형
“윤석열 정부는 외교가 아닌 전쟁을 하고 있다. 전쟁에 대한 소문이 돌고 있지만 안보 위기를 줄이지 않고 조장하는 세력들에 의해 외교안보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김준형 후보가 윤 정부 출범 이후 정치학자로서, 전 국립외교원장으로서 일관되게 해온 비판이다. 정치권 밖에서 언론 기고와 방송 출연, 강의와 강연 등을 통해 윤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비판하던 그가 “진영 편향의 이념 외교를 바로잡는 데 역할을 하겠다”며 정치 안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상아탑 안에서, 정치권 밖에서 내놓는 발언에 한계를 느꼈다. 현실정치를 통해 바꿔보고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그래서 지난해 11월 교수로 재직 중이던 한동대에 정년퇴임을 5년이나 남겨두고 조기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그러던 차에 조국 대표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국회에 입성하면 ‘한반도 평화체제 복원’과 ‘윤 정부의 미·일 일변도 외교 기조 저지’에 전념할 생각이다. “검찰독재는 그 세계관으로 말미암아 국제정치와 외교에서도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인권이 우리와 같은 수준이 아니라고 외교를 멈추는 건 전쟁을 하는 것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외교가의) 인용구가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인데 윤 대통령은 밥 먹듯 얘기하고 있다. 이는 ‘민주주의를 위해서 독재를 준비한다’는 독재자의 논리와 똑같다.”
“현 정부가 미·중 전략 대결 국면에서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신남방 정책을 폐기하고 미·일 일변도의 정책을 구사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생존이 급하고 국익 확보도 급한데 이념 싸움을 하고 있다. 우리의 역량으로 중국과 미국을 품거나 연결시키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는 지금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외교의 덫’을 걷어내려 마음을 다잡고 있다. 한반도에 긴장과 불안을 퍼트리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전쟁 불사론’과 ‘선제 타격론’을 깨부수려 벼르고 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19년 8월부터 2년간 외교부 국립외교원장을 역임했다. 비례 6번.
이해민
“누구지?” 조국혁신당이 영입인재 2호(여성인재 1호)로 이해민 후보를 발표하자 사람들을 그를 못 알아봤다. 정치권은 물론이고 대중에게도 생소한, 생면부지의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미 IT 업계에서는 입지가 탄탄한 인물이었다. 15년 경력의 IT 전문가로 구글 본사의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PM)를 역임했다. 유수 스타트업 기업의 CPO(최고제품책임자)를 지낸 경력도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승승장구 하던 그가 발길을 돌린 이유가 뭘까. 윤석열 정부의 R&D 예산 삭감, 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벌어진 ‘입틀막’ 사건 등을 보며 그는 심한 박탈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조국혁신당에서 연락이 왔다. 함께하기로 결심했다. “조국 대표와 당이 고민하는 ‘과학기술에 대한 가치’가 내가 생각하는 가치와 일치했다.”
그의 공약은 ▲기초과학 R&D 지속가능성 보장 ▲대한민국 RE100 선도 가속화 ▲정부 데이터 공개 요청 ▲글로벌 IT생태계에서 국가 주권 유지▲국가과학기술청 설립 등이다. 그는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을 꽃 피우기 위한 희망에 부풀어 있다. 그에게 과학기술은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다.
그가 제작에 관여한 포스터가 IT업계 종사자들이나 이공계 학생들의 눈길을 끈다. 윤석열, 이해민의 이름과 알 수 없는 알파벳이 암호처럼 나와 있는 포스터다. 리눅스 명령어를 패러디한 카피란다. 번역하면 이렇다. ‘윤석열 디렉토리를 지우고 이해민 패키지를 설치하겠습니까?’ ‘YES.’ 비례 3번.
정춘생
여의도에 떠도는 말 가운데 ‘당직자 출신이 정치를 잘 한다’는 게 있다. 정춘생 후보가 바로 관록 있는 당직자 출신이다. 학생운동 끝에 1998년 새정치국민회의 당직자(여성국) 공채에 합격, 당직자의 길을 걸었다. 이후 민주당계 정당에서 잔뼈가 굵으며 정치를 배웠다.
능력을 인정받아 여성국 대외협력부장, 사이버홍보지원단 기획부장, 노무현 대통령후보 선대위 인터넷본부 기획팀장을 지냈다. 특히 2016년에는 조직국장이 됐다. 여성으로서는 한국 정당사상 최초다. 문재인 대통령 시절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으로 활약했던 것도 주요 이력이다.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것은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때다. 그때 예비후보로 경쟁했지만 당의 ‘진교훈 전략공천’으로 중도 포기했다. 그는 진교훈 후보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 겸 수석대변인으로 열심히 뛰었다. 진교훈 후보가 김태우 후보를 압도적으로 이긴 데는 그의 노력도 한몫 했다고 봐야 한다.
그런 그가 지난달 29일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며 민주당을 떠나 조국혁신당과 새 인연을 맺었다. 조국혁신당의 기치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날 장문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제 더 이상 비겁해지지 않겠습니다. 제 가슴을 설레게 하고, 제 심장을 뛰게 하는 곳에서 제 열정을 쏟고 싶습니다. 윤석열 정권의 조기종식과 검찰개혁을 완수하는 데 밀알이 되겠습니다. 출발은 ‘길 없는 길’이었지만, 저와 같은 사람들이 모이고 모이면 거대한 물결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3년은 너무 깁니다. 윤석열 정권의 조기종식을 위해 함께 싸우겠습니다.”
그는 ‘아무도 흔들지 못하는 조국을 만들겠다’며 두 가지 캐치프레이즈를 선보였다. 하나는 ‘숨어있는 1cm를 찾아내겠다’이다. 성평등과 여성 이슈를 전면에 내세워 반윤석열 전선을 넓히겠다는 의미다. “남녀를 갈라치기하고,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여가부를 폐지하겠다는 윤석열 정권 하에서 여성은 하나의 전선이다.”
또 하나는 ‘전국민 돌봄 보장제 추진’이다. 아이 돌봄, 어르신 돌봄, 장애인 돌봄, 환자 돌봄 등 전국민을 아우르는 포괄적 돌봄제를 위해 목소리를 내려 한다. 그는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특위를 만들고, 사회적 논의에 착수하겠다며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제주 출신으로 동국대에서 학석사를 마쳤다. 석사논문은 ‘한국 여성의 정치세력화에 관한 연구’였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 선대위 인터넷본부 기획팀장, 문재인 대통령후보 국민주권선대위 청년본부 선임팀장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여성가족비서관을 지냈다. 비례 9번.
차규근
“수사와 기소를 독점한 검찰의 무도한 칼춤을 보면서 검찰 특권 카르텔 혁파에 대한 소명의식은 저의 온몸에 인이 박혔습니다. 거대한 댐도 결국 작은 구멍 하나로 무너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저는 검찰독재 특권 카르텔이라는 댐에 구멍을 내왔습니다. 무능하고 무도하고 무렴치한 검찰 독재 카르텔 정권이라는 댐을 조기에 붕괴시키겠습니다!”
지난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국혁신당 비례후보들의 정견 발표가 있었다. 후보로서 마이크 앞에서 선 차규균 전 법무부 출입국관리본부장의 목소리는 카랑카랑했다. 검찰독재에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가 불타올랐다. 조국혁신당 반검찰 특권 카르텔 위원장을 맡았다.
차 후보는 이른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금 사건’의 피해자다. 지난 2019년 김 전 차관이 변장을 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을 시도하자 이규원 검사와 함께 긴급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 이 일로 그는 2021년 4월 불구속 기소됐으며 2022년 법무부는 그를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발령한 뒤 직위 해제했다.
굽히지 않았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기 위한 싸움에 나섰다.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그는 김학의 전 차관 사건 1차 수사(2013년)에 관여한 전·현직 검사들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하는 등 검찰과 각을 세웠다. 검찰특권을 깨부수려 형사소송법 위헌 심판도 신청했다. 그렇게 그는 ‘검찰개혁의 투사’로 변신했고, 이제 그 최전선에 서려 한다.
그는 아이디어 맨이기도 하다. 정견 발표장에서도 “우리 사회의 양극화의 요인 중 하나인 승자 독식의 사회 구조도 바꾸고 싶다”며 ‘신박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병역이 면제되는 운동선수들이 병역 기간 동안 버는 수익의 절반 이상을 현역 장병과 제대 군인들의 복지와 직업훈련을 위한 특별분담금으로 조성해 운영하자는 제안이었다. 그렇게 하면 현역 장병과 제대 군인들은 운동선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고, 운동선수들은 미안함을 덜면서 자부심을 가지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였다. BTS 병역 문제가 논란이 되었을 때 생각해 본 아이디어라고 한다.
서울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34기)에 합격,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국적난민과에서 일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을 역임했다. 비례 10번.
김재원(리아)
“경찰들은 모두다 할 일들이 없어져 평생휴가를 떠났을 거야~ 범죄란 건 모두 다 없어진 지 오래야~ 전쟁은 너무 어색해 사전에서나 볼 수 있겠지~ 모두들 행복해 싸울 이유가 이젠 없어졌을 테니~”
가수 리아로 더 잘 알려진 김재원 후보가 지난 1997년 발표한 <유토피아>의 가사 일부다. 그가 노래하는 유토피아는 ‘경찰도, 범죄도, 전쟁도 없는 세상’이다. 그러나 현실은 디스토피아다. 이태원 참사에서 확인됐듯 윤석열 정부에서 경찰은 정권의 노리개가 됐다. ‘본부장 비리’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대통령 일가는 범죄의 온상이 됐다. 대통령은 ‘선제 타격’ 운운하고 있다.
그가 출마한 까닭은 정치를 도구삼아 다시 유토피아를 꿈꾸려 하기 때문이다.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 순번 지정을 위한 국민 오디션’에서 그는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의 설계자로 ‘검찰정권’을 꼽았다.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검찰 정권의 무능과 폭정으로 인해 억울하고 힘들고 서러운 국민들을 위해 나섰습니다. 온갖 허위 이력, 주가조작 의혹, 무속 논란 등에 휩싸이고 디올백까지 꿀꺽한 김건희는 왜 가만둡니까? 오로지 윤 씨 일가를 보위하고자 하는 검찰 독재정권이 이 나라의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농단을 일삼고 있습니다. 의회에서 현재 대한민국의 당면 과제인 국가와 국민을 배신하는 무도한 검찰독재 정권을 종식하고 민주당과 연대하여 김건희 특검도 강력히 재추진하고자 합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 문화의 힘으로 꽁꽁 얼어붙어 있던 남북 관계를 화해 모드로 전환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문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고 이선균 배우와 무대에서 쫓겨난 가수 이랑을 떠올리며 “문화예술인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에 목숨을 아끼지 않고 싸우겠다”는 다짐도 했다.
“언젠가 BTS가 후배들을 위해 정치에 나서도 이상할 게 없는 나라, 어린아이가 집집마다 웃고 동물들이 학대받지 않으며 청년이 미래에 대한 희망에 가득 차 있는 나라, 지방에서 문화예술 수익 창출이 되는 나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는 투사다. 촛불시위 현장에 그가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일본의 핵오염수 해양 투기에 반대하며 후쿠시마 원전 근처 바다에 직접 뛰어드는 ‘무모함’까지 보였다. 그 핵오염수를 일본대사관에 전달하려 방문했다. 일본대사관은 수취를 거절했다. 비례 7번.
정상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019년 10월 14일 장관 자리에서 내려왔다. 윤석열 검찰총장 등 정치검사들의 조직적 반란 때문이었다. 퇴임 얼마 뒤 그는 드문드문 영화제작자 정상진을 만났다. 정상진 후보는 한 인터뷰에서 당시를 이렇게 기억한다.
“나도 50대인데 (그 나이에) 누군가가 좋다고 한들, 그를 인생의 선배나 귀인으로 생각하긴 어렵잖나. (함께) 식사하거나 시간을 보낼 때마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어른의 모습이랄까 그런 느낌을 받았다.”
조국은 1965년생, 정상진은 1968년생이다. 세 살밖에 차이나지 않는데 ‘어른의 모습’을 느꼈단다. 그는 얼마 뒤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가 조국’(2022)을 세상에 내놓는다. 이런 인연으로 난생처음 정당에 가입했고 조국혁신당 후보가 됐다.
지난 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조국혁신당 창당대회가 열리자 많은 사람이 감탄했다. 행사는 튀지 않으면서도 발랄했다. 연단의 당 관계자들, 객석의 당원과 지지자들은 혼연일체가 된 것처럼 보였다. 지루하기는커녕 한판의 축제였다.
창당대회는 당의 문화특보이자 미디어 관련 분야를 담당한 그의 작품이었다. 몇몇 정치인을 위한 구태의연한 행사는 피하기로 작정했다. 당원, 지지자와 함께 하는 창당대회를 해보자고 작정했다. 결과는 훌륭했다.
의정 활동에 대해서는 어떤 구상을 하고 있을까. 그가 꼼꼼하게 작성한 ‘의정활동 계획서’를 보면 ‘문화예술계 약자를 위한 입법과 행정감시’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계획서 안에는 ‘현재 약 2%대인 문화예술 관련 국가 예산을 5%로 늘린다’는 등의 내용이 빼곡하게 담겨있다.
문화예술인으로서 그가 내놓은 표어 가운데 하나는 ‘표현의 자유가 사라진 대한민국’이다. 윤 정권의 ‘입틀막’ 행패를 보면서 만들었다. 영화인으로서는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운영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갖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 정책이 달라지고, ‘돈줄’을 쥐고 있는 기재부나 문체부의 ‘지침’에 흔들린다고 한다. 이런 게 없어져야 직원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때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랐다. 당시 김기춘 비서실장의 수첩에도 그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중앙대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그대가 조국’ ‘다이빙 벨’ ‘남영동1985’ ‘만신’ ‘우리들’ ‘자백’ ‘공범자들’ ‘삽질’ 등의 작품을 제작하거나 배급했다. 비례 16번.
강경숙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등 장애학생을 포함하여 정신건강 문제 학생, 학교 밖 청소년, 교육소외계층 아동 등 교육 사각지대의 어려운 학생과 사교육비로 고통 받는 학부모들을 어루만지고 교사들의 무너진 교권을 회복시키겠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차별적 요소에 관심이 많다. 특히 학력차별 해소를 통한 기회균등의 사회를 구현하고 장애차별 없이 우리 함께 사는 세상, 국민 모두가 소중한 사회 구축, 경제적 격차로 인한 차별, 사회 양극화 해소 등을 극복하기 위해 현실 정치에 뛰어들었다.”
강경숙 후보의 출마 변이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특수교육 전문가로 꼽힌다. 이화여대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는 정신지체를 연구했다. 교사가 되어 자폐증이나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가르치다 교육부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 1기 본회의 위원으로서 국가교육의 의제를 다룬 경험도 있다. 원광대 중등특수교육과 교수 재임 중 조국혁신당에 입당했다. 국회에 입성하면 교육과 복지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어 한다.
그는 상아탑에 갇혀 있는 학자가 아니다. ‘김건희 논문 검증단’ 활동을 했다. 그러나 동료 교수들과 함께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도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갑갑해 하던 그에게 조국혁신당은 가뭄에 단비였다. ‘3년은 너무 길다’며 검찰독재를 조기 종식시키자는 선명한 기치가 마음에 들었다. 그는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의 연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당의 노선이기도 하지만 윤석열 정권에 맞서기 위해서는 손 잡고 함께 가야하기 때문이다.
눈 밝은 사람들은 그가 정견 발표를 하다 잠시 울컥하던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산업재해로 죽어가는 청년들, 청소 노동자로 일하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예로 들며 ‘따뜻한 정치’를 얘기하다 감정이 격해졌기 때문이다. 비례 11번.
백선희
“윤석열 정부와 정책으로 맞서 싸우겠다. 윤석열 정부 2년, 대한민국이 붕괴되고 있다. 민주주의뿐만이 아니다. 민주 정부에서 구축한 복지정책도 무너지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검찰독재 종식 후에 선진국, 복지국가의 길을 열어갈 것이다. 나는 조국혁신당이 대한민국 최고의 민생정당, 복지정당으로 우뚝 서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섰다.”
백선희 후보가 정견발표, 국민오디션 등에서 밝힌 내용이다. 주요 공약으로 ‘초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국가소멸의 위기 타파’를 내놨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핵폭탄급 위기, 흑사병보다 더 무서운 현상이라는 경고에 아랑곳하지 않고 저출산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며 “사회복지정책 전공 교수이자 정책 전문가로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의 육아와 저출산 관련 정책 자문, 국가계획 수립, 법률 제정, 육아정책 연구 총괄 등 현장 정책에 참여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저출산 심폐소생술’을 하겠다”고 자신한다.
그가 채택한 ‘심폐소생술’은 ‘육아 친화 사회로의 대전환’이다. 그는 “육아 친화 사회는 파편화된 정책 한두 개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교육, 돌봄, 육아 정책이 서로 조화롭게 맞물려 돌아가야 하고 보건복지, 고용, 주거 정책의 상호 보완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의 주장은 ‘담대한 저출산 대책 추진과 사회혁신을 통한 육아 친화 사회 구축’이라는 말로 당의 행동강령에 반영됐다.
“조국혁신당의 한 축인 선진 복지국가 건설에 단단한 벽돌을 놓겠다. 윤석열 정부의 복지 역주행에 정면으로 맞서겠다. 내가 정치를 하려는 이유다. 앞장서 윤석열 정부의 역주행과 싸워 나가겠다. 윤석열 정부의 폭정에 대항하기 위해 투사가 되고 책사가 되겠다.”
서울시 보육정책위원회 6기 위원장, 서울시 성평등위원회 위원, 대통령직속 저출산및고령사회위원회 결혼출산지원분과 위원, 서울신학대 사회복지대학원장, 육아정책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비례 13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