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지면 왜 연인 생각만…세계 최초로 '규명'
도파민과 옥시토신 결합해 연인을 '세계 중심'으로
호주 공동연구팀, 사랑 감정-행동 체계 연관성 규명
사랑에 빠진 젊은이들 조사…'행동과학' 저널에 발표
사랑에 빠지면 자나 깨나 왜 연인 생각만 떠오를까.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낭만적 사랑'(romantic love)을 할 때 희열을 느끼는 것은 사랑 호르몬인 옥시토신(oxytocin)이 분비되면서 뇌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라는 정도였다. 그러나 낭만적 사랑의 '맹목성'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국립대(ANU), 캔버라대, 남호주대 공동 연구팀은 최근 낭만적 사랑의 감정들과 뇌의 행동활성화체계(BAS) 간의 연관성을 규명한 연구 논문을 최근 <행동과학> 저널에 발표했다고 9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호주 대학 공동 연구팀은 사랑에 빠진 것으로 확인된 젊은이 1556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설문 조사는 △ 연인에 대한 감정적 반응 △ 자신들을 둘러싼 행동의 변화 △ 연인에 두는 비중 등에 초점을 맞췄다.
사랑에 빠진 젊은이들 조사…'행동과학' 저널에 발표
연구팀은 "조사 결과 사랑에 빠질 때 우리 뇌는 다르게 반응하며, 사랑의 대상을 우리 삶의 중심에 두게 만든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사랑은 맹목적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왜 그런지 이해하는데 한 걸음 더 가까이 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공동 연구자인 필 캐버나 캔버라대 교수는 "이 연구는 낭만적 사랑이 감정은 물론 행동의 변화들과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연인과 교감할 때 우리의 신경계와 혈류 전반에 걸쳐 순환하는 낭만적 사랑의 파동들을 얻기 때문에 낭만적 사랑에서 옥시토신의 역할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규명한 것은 사랑에 빠지면 뇌의 일부를 휘젓기 때문에 연인이 사랑에 빠진 사람의 세계에서 중심이 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캐버나 교수는 "연인들이 특별히 중요성을 띠는 방식은 낭만적 사랑을 하는 도중 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인 도파민과 결합된 옥시토신에 기인하고 있다"며 "본질적으로 사랑은 뇌로 가는 경로들을 활성화해 긍정적 감정들을 갖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도파민과 옥시토신 결합해 연인을 '세계 중심'으로
연구 책임자인 호주국립대의 박사과정 학생인 애덤 보우드는 이 연구는 낭만적 사랑을 일으키는 메카니즘을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보우드는 "우리는 낭만적 사랑의 진화에 관해 실제로 거의 아는 게 없었다"면서 "낭만적 사랑의 진화에 관해 우리가 알아낸 모든 것은 막 시작된 퍼즐의 중요한 한 조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낭만적 사랑은 우리가 조상인 유인원과 갈라진 뒤 약 500만 년 전쯤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우리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사랑을 정신적 외상을 주는 놀라운 경험으로 인식하면서 매우 진지하게 다뤘다. 사실 지금까지 복원된 가장 오래된 시는 기원전 2000년쯤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사랑의 시였다"고 덧붙였다.
공동 연구팀은 다음 단계의 연구 작업으로 남녀 간의 사랑 접근법 차이와 더불어 4가지 다른 형태의 낭만적 사랑을 하는 연인들에 대한 전 세계적인 설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