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사 떼돈…올해 순이익 무려 16조 5328억

KB 21% 등 평균 4.3%↑, 작년보다 7천 억 늘어

총선 의식한 여권, 자영업·소상공인 이자경감 요구

금융권 부담할 '상생 금융' 2조원 내년 반영 예상

2023-11-23     유상규 에디터

올해 국내 4대 금융지주회사의 연간 당기순이익이 지난해보다 7000억 원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 총선을 의식한 정부 여당이 자영업·소상공인의 이자 부담을 낮춰달라는 집요한 요구에도 순익 규모가 되레 늘어나는 셈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추정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16조 5328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15조 8506억 원보다 6823억 원(4.3%) 증가한 규모다.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모두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2023.11.20. 연합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열린 '금융지주회사 간담회'에서 "최근 고금리·고물가와 세계적 경기둔화가 맞물리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면서 "우리 경제를 떠받쳐온 동네·골목상권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은행권은 역대급 이익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충분한 수준의 지원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윽박지르듯 강하게 요구했다. 정치권도 금융업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숨기지 않고 속칭 '횡재세'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정부와 여당은 내년 총선을 의식해 관치금융으로 비칠 수도 있는 형식과 내용을 불사하고 금융권을 압박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강요성 당부에 따라 금융지주사들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향후 이자 부담 경감을 위해 공동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지주사들은 은행 등 자회사와 추가 논의를 거쳐 세부적인 지원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그 규모와 방법 등 최종 방안은 연말에나 나올 것으로 보여 실제 혜택은 내년에나 볼 수 있을 전망이다.

 

4대 금융지주사 당기순이익 (2022~2023) 및 증가율. 에프엔가이드 제공

증권업계의 전망에 따르면 금융지주 가운데 KB금융이 올해 예상 순이익 5조 312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0.6% 늘어 가장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신한지주는 0.5% 늘어난 4조 7579억 원, 하나금융지주는 3.0% 늘어난 3조 7306억 원으로 각각 추정됐다. 다만 우리금융지주는 3조 132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9.4%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만 떼어놓고 보면, 금융지주 간 희비가 더 뚜렷하게 엇갈린다.

증권사들은 신한지주의 4분기 순이익이 9578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4.1%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KB금융도 7778억원으로 247.8% 급증할 것으로 봤다. 반면에 하나금융지주는 7376억 원으로 2.7% 증가하는 데 그치고, 우리금융지주는 4870억 원으로 8.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4대 금융지주 당기순이익 현황 (2022~2023년)

4대 금융지주의 올해 4분기 순이익 합계는 2조 9602억 원으로 추정됐다. 작년 동기의 1조 8651억 원보다 1조 950억원(58.7%) 늘어난 규모다.

한편 금융지주사들의 내놓을 상생 금융은 2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생 금융 방안은 내년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사들은 금융당국이 압박하고 있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소상공인·자영업자 이자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연내 발표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물밑 조율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생 실천으로 이자 이익이 줄면서 그만큼 내년 실적에서 순이익이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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